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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명 사장 나오세요!" "KT 나오세요!"

 

밤 11시가 넘도록 이어진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국감 주인공은 최시중 방통위원장도, 문방위 국회의원들도 아닌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이었다. 

 

스마트샷-정액제 환불 등 KT에 의원 질의 쏠려

 

1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에서 열린 방통위 국감은 말 그대로 'KT 국감'을 방불케 했다.

 

이날 국감 증인으로 표현명 사장을 비롯해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정일재 LGU+ 사장 등 이통3사 대표가 나란히 출석했다. 하지만 표 사장이 이날 오후 '스마트샷', 개인정보 침해, 정액제 환불 문제 등으로 10차례 남짓 증언대에 불려나가는 동안 나머지 두 사장은 거의 자리만 지켜야 했다.

 

표현명 사장은 이날 오후 선거 문자 발송 서비스 'KT 스마트샷' 개인 정보 침해 문제로 처음 증언대에 섰다.

 

KT는 지난 6.2지방선거 당시 후보자들에게 건당 70원에서 120원씩 받고 해당 지역 유권자들에게 376만 건의 문자를 발송해 2억 93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이용자 동의를 받지 않고 개인정보를 무단 활용한 혐의로 현재 방통위 징계를 앞두고 있다.

 

진성호 한나라당 의원은 "후보자 133명 요청으로 고객 정보를 유출했는데 도덕적·법적 문제는 없다고 보는가"라고 따졌다.

 

이에 표 사장은 "공직선거법에도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방법이 있어 실무자가 선관위에 질의했는데 공익적 성격이 있다고 해서 시작했다"면서 "실무자가 했더라도 미흡했던 부분은 사과한다"고 밝혔다.

 

KT 직원 입건 소식에 표현명 사장 거듭 사과

 

하지만 표 사장의 '사과'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오후 질의 막판 최종원 민주당 의원이 또다시 표 사장을 불러 스마트샷 문제를 거듭 질타했다. 최 의원은 "거대통신사업자인 KT가 보유한 개인정보를 마케팅에 활용한 건 도덕적 해이를 넘어 현행법을 위반한 것이어서 엄격히 처벌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표 사장이 "고객정보 유출이나 누출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하자 최 의원은 "고객 승인은 안 받지 않았나", "변명하지 말라"고 언성을 높였다. 최 의원은 "더 심각한 건 KT 인식"이라면서 "스마트샷 서비스에 대해 저탄소 녹색성장을 지향하는 정부의 그린 IT 정책에 부응하는 측면을 강조했는데 그린, 녹색 열심히 하니까 정부에 좀 봐달라는 건가"라며 꾸짖었다. 

 

최 의원은 이날 KT 직원들이 경쟁사 고객 개인 정보 불법 수집 혐의로 경찰에 검거된 사건을 언급하며 "이런 것 때문에 공정 사회가 못 되고 과당 경쟁이 일어나는 것"이라며 거듭 KT에 일침을 가했다.

 

조진형 한나라당 의원 역시 지난 4월 대구에서 KT 직원이 경쟁사 고객 정보 불법 수집으로 벌금 명령을 받은 사례를 거론하자 표 사장은 "그 부분은 잘못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그런 일이 없도록 유념하겠다"고 거듭 사과했다.

 

KT 사장은 '동네북'... LGU+ 사장은 증인석만 지켜

 

KT 유선전화 정액요금제 무단 가입자 환불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전혜숙 민주당 의원은 "KT에서 정액요금제 무단 가입 피해자들에게 환불을 부당하게 거부하거나 어렵게 해 피해자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표 사장은 "고객이 KT 상품 해지 후 6개월이 지나면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고객 정보를 최소한으로 유지하게 돼 있다"면서 "고객이 이메일이나 서류를 제출하면 환불 조치하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거듭되는 추궁에 답변 내내 진땀을 흘렸다.

 

이날 밤 9시 이후 추가 질문 시간엔 하성민 SKT 사장도 마케팅비 과당 경쟁,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 문제 등으로 KT와 함께 몇 차례 증언대에 섰지만 표 사장처럼 송곳 같은 질문이 쏟아지진 않았다.

 

그나마 서갑원 민주당 의원이 SK텔레콤에서 이동전화 요금 연체자들을 채무불이행자로 등록시키는 문제를 거론한 게 고작이었다. 하성민 사장은 "상습적인 체납자를 최소화시키는 방안인데 문제 있다면 보완하겠다"고 짧게 답변하고 물러났다.

 

정작 정일재 LGU+ 사장은 의원들이 질문 시간에 쫓겨 KT-SKT 사장 질의에 그친 탓에 끝내 증언대에 서지 못했다. 

 

종합편성채널 선정 문제 외에 이렇다 할 쟁점이 없던 이날 방통위 국감은 이래저래 KT 사장만 혼쭐 난 'KT 국감'이었다.    


태그:#KT, #국정감사, #문방위, #방통위, #표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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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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