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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가 가득한 구룡령 옛길의 모습...
비가 와도 나무가 막아주고 바람이 불어도 나무가 막아주는
걷기좋은 옛길 구룡령 옛길
▲ 구룡령 옛길 안개가 가득한 구룡령 옛길의 모습... 비가 와도 나무가 막아주고 바람이 불어도 나무가 막아주는 걷기좋은 옛길 구룡령 옛길
ⓒ 김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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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옛길 32개 중 명승으로 지정된 네 곳이 있어요. 조선시대 희망의 길이자 첫 도약을 위한 길 문경세제, 많은 사람들의 애환을 간직한 죽령옛길, 국내최초의 명승 유적이자 고려 태조왕건과 토끼 전설을 간직한 문경 토끼비리, 아홉 마리 용이 꿈틀거리며 올라가는 것처럼 보인다고해서 이름 붙여진 구룡령 옛길, 이 네 곳인데요.

푸른 동해바다를 끼고 있는 양양에는 네 명승길 중 하나인 구룡령 옛길이 있어, 지난 10월 2일 걸어보았답니다.

구룡령 옛길을 가기위한 첫걸음
백두대간 마루금에 발을 올리다.
▲ 구룡령 옛길 구룡령 옛길을 가기위한 첫걸음 백두대간 마루금에 발을 올리다.
ⓒ 김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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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함께하는 길, 추억으로 남는 길, 나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길 등 많은 수식어가 붙은 이 길은 보통 구룡령
생태터널을 지나 백두대간 길을 거쳐 구룡령 옛길 정상에서 양양방면으로 하산하는 길로 가는데요.

백두대간과 구룡령 옛길 두가지 길 모두 느낄 수 있는 길로 이미 수많은 이들이 거쳐간 길인 것입니다. 구룡령 생태터널에 도착하면 백두대간 구룡령이라는 돌비석이 보입니다. 그 건너편을 바라보면 나무계단이 보이는데 바로 구룡령 옛길로 가는 출발점이에요.

이 부근으로 가면 숲해설사 분이 등산객 명부를 들고와
백두대간과 구룡령 옛길에 대한 설명과 주의사항을 말해줘요. 등산객 명부에 이름과 주소 그리고 연락처 등을 적으면 고대하던 옛길등산이 시작됩니다.

대부분 등산길은 처음보다 끝이 힘든데요. 출발점은 대체로 잘 관리되어 있고, 경사가 완만하지만 도착점은 대체로 산정상이기 때문에 경사도 험하고 이미 체력도 고갈되어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구룡령 옛길은 출발점이 가장 힘들어요. 나무계단으로 이루어진 약 100m정도의 가파른 길에서 등산객 절반 이상이 체력이 고갈되고 말거든요. 대신 시작이 험한 만큼 뒤에 편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나무계단이 사라지면서 백두대간 마루금이 눈앞에 나타납니다.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커다란 산줄기에 잠시나마 발을 얹히는 순간입니다. 백두대간 능선을 따라 1.2km의 순탄한 길을 걸어요. 30여분 쯤 걸렸을까? 쉼터와 함께 구룡령 옛길 정상이라는 푯말이 보이는군요. 이제 양양방면으로 내려가면 참된 구룡령 옛길로의 여행이 시작됩니다.

구룡령 옛길 정상 쉼터
▲ 구룡령옛길 정상 구룡령 옛길 정상 쉼터
ⓒ 김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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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령 옛길은 아홉 마리의 용이 구불구불 거리며 올라가는 것처럼 보인다고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옛길과 1km정도 떨어진 곳에 구룡령 새길이 있는데, 새길 덕분에 옛길이 거의 훼손되지 않고 여행객들에게 공개되었다고 해요.

옛길은 과거에 장구목이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양양과 고성 선비들이 과거를 보기 위해서 또는 양양의 아버지들이 동해의 해산물을 지고 홍천으로 넘어가 곡식으로 바꾸며 넘어왔던 길인 것입니다. 양양사람들의 수많은 애환을 간직한 길이 바로 구룡령 옛길인 것이죠. 그래서인지 내려가는 길은 꼬불꼬불합니다.

함양 오도재처럼 빙글 빙글 도는 길은 아니지만 꼬불꼬불한 길을 걷다보면 구룡령이라는 이름이 맞다는 생각이 절로 든답니다. 양양사람들이 간직한 애환의 흔적이 또 눈에 띄는 군요. 군 경계를 확정하기 위해 홍천 명개까지 양양 수령을 업고 뛰다 돌아오는 길에 지쳐 죽은 젊은 청년의 무덤이라는 묘반쟁이 무덤이 보입니다.

구룡령옛길
▲ 구룡령옛길 구룡령옛길
ⓒ 김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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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덤을 지나 얼마안가 솔반쟁이가 보이죠. 이곳에는 활엽수 사이사이로 커다란 그루터기 몇 개가 보이는데, 경복궁 복원 때 쓰인 금강송의 그루터기입니다. 이제부터는 눈에 힘을 주고 산행을 시작해야 합니다.

솔반쟁이를 지나서 만나는 길이 구룡령 옛길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기 때문인데요. 활엽수 사이로 위치하고 있는 금강송의 풍경은 이 옛길에서만 만날 수 있답니다.

가을에 낙엽을 밟으며 단풍진 활엽수와 금강송의 풍경을 보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구룡령 옛길을 찾는 이유인데요. 그러나 가을에 이곳을 방문하지 못했다고 실망할 이유는 없습니다. 활엽수 사이로 금강송을 찾는 것도 또 다른 옛길 걷기의 매력이기에...

졸졸졸 물소리가 들려와요. 이제 양양이 다와 간다는 소리입니다. 물소리를 따라 발걸음을 재촉하다보면 자그마한 징검다리가 보이고 양양 갈천리에 발길이 닿습니다. 이렇게 4.36km 약 2시간정도 소요되는 구룡령 옛길여행은 끝이 납니다.

꼬불 꼬불 구룡령옛길
이름처럼 꼬불 꼬불한 길이 참 많다.
▲ 구룡령옛길 꼬불 꼬불 구룡령옛길 이름처럼 꼬불 꼬불한 길이 참 많다.
ⓒ 김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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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루터기가 보이면 산행에 더 신중해야한다.
언제 금강송을 스쳐지나갈지 모르기 때문이다.
▲ 구룡령 옛길 그루터기 이 그루터기가 보이면 산행에 더 신중해야한다. 언제 금강송을 스쳐지나갈지 모르기 때문이다.
ⓒ 김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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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선인들의 애환을 간직하고 있으며 그 흔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길, 우리나라 명승길인 구룡령 옛길을 단풍을 느끼며 걸어보는 건 어떨까요? 설악산 단풍의 절정이 올해는 오는 20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말이 무섭게 단풍들이 빨갛고 노랗게 물들고 있죠? 구룡령 옛길이 더 아름다운 시기에 여행객들을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더 많은 사람들의 애환을 간직하기 위해서...

위치-강원도 양양군 서면 갈천리~홍천군 내면 멍개리
교통-대중교통 양양에서 홍천행 버스는 1일 1회(8시 10분, 671-4411)운행되며 구룡령 정상에서 내려줍니다. 버스가 많지 않아 갈천리에 도착한 후 주민들의 픽업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어요. 승용차 31번국도를 타고 인제 창촌 방면으로 갑니다. 창촌삼거리에서 양양, 명개 방면으로 우회전 약 40km 달리면 구룡령 옛길 정상입니다. 동행인을 찾아 한 대는 양양 갈천리에 한 대는 구룡령 옛길 정상에 주차시킨 뒤 산행을 시작하는 것이 좋아요. 때론 왕복하여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모두 느껴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덧붙이는 글 | 블로그, 국제신문 등에도 기재되는 내용입니다.



태그:#구룡령옛길, #강원도여행, #양양여행, #명승지여행, #치유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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