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김시권(영화 블로그 고래야 놀자)'을 빼고 나면 경기도 안성에선 영화를 논하지 말라. 안성에선 적어도 그렇다. 그를 '안성 작은 영화제의 대부'라 불러도 좋다.

요즘 그는 5회 안성영화제를 준비하느라 바쁘다. 지금은 안성의료생협에 게시한 영화포스터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 김시권 요즘 그는 5회 안성영화제를 준비하느라 바쁘다. 지금은 안성의료생협에 게시한 영화포스터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 송상호

관련사진보기


안성 영화제의 대부라 불러도 좋은 이유

안성에는 영화관 하나 변변하게 없다. 사람들은 영화에 목말라 한다. 안성사람들은 영화관 하나 없으니 영화를 보러 평택이나 천안, 서울 등을 간다.

이런 시절 그는 이미 주변 지인들과 함께 수년간 영화 소모임을 운영해 오고 있었다. 괜찮은 영화를 그가 선정하고, 홍보하고, 상영하고, 영화 설명회까지 한다. 매월 10여 명의 사람들이 장소를 달리하며 그 모임을 운영했다.

그것도 양에 차지 않아 2005년 드디어 지인들과 함께 사고를 쳤다. 안성주민자치센터에서 '제1회 작은 영화제'의 깃발을 올린 것. 이를 계기로 지금까지 거의 해마다 1회 꼴로 '작은 영화제'를 이끌어 오고 있다. 벌써 '5회 작은 영화제'다.

오는16일 토요일에 여는 '제 5회 작은 영화제'를 준비하느라 그는 바쁘다. 낮엔 하루 종일 직장에서 일을 한다. 틈틈이 시간 내서 영화제를 준비하고, 퇴근하고 나면 본격적으로 준비한다. 사람을 만나고, 각종 홈페이지 게시판에 홍보를 하고, 지인들에게 참가 독려 전화를 돌리고. 장소도 섭외하고. 요즘 그와 그의 지인 몇 사람은 이걸 준비하느라 가을을 느낄 여유가 없다.

그동안 상영해온 영화는 <송환>, <우리학교>, <하나를 위하여>' 등. 모두 흥행과 상관없는 독립영화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는 흥행하는 일반 영화가 잔치밥상이라면, 독립영화는 일상밥상이라고 주장한다. 잔치밥상은 1년에 몇 번 잔치 때 먹는 것이지만, 일상밥상은 평소 먹는 소중한 것이라는 이야기다.

독립영화, 이래서 독립영화

이왕이면 흥행하는 영화를 상영하지, 왜 흥행에 상관없는 영화를 상영할까. 이런 이유를 묻자, 그는 '독립영화'에 대해 포문을 연다.

독립영화, 영화감독이 후원업체와 배급사로부터 독립을 추구하는 영화다. 무엇으로부터? 자본과 시장으로부터. 왜? 영화감독이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워야 제대로 된 자신만의 세계를 영화에 담기 때문이란다.

이번에 5회 작은 영화제에서 상영될 '서해로 흐른다'의 작품 포스터
▲ 서해로 흐른다 이번에 5회 작은 영화제에서 상영될 '서해로 흐른다'의 작품 포스터
ⓒ 김시권

관련사진보기

그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흥행하는 영화란 단도직입적으로 제작비를 많이 들인 영화라는 것. 그러면 감독이 영화를 제작함에 있어서 후원업체 등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돈을 많이 들였으니, 그만큼 뽑아내야 하고, 그러려면 좀 더 영화관객들의 구미에만 맞춰 영화가 제작된단다. 소위 흥행에 성공하는 영화 만들기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는 것. 그런 의미에서 흥행이란 '돈이 되는 영화'란 뜻이 된다. 감독의 정신세계, 작품성 등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단다.

이것들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것이 소위 '독립영화'다. 일단, 이런 독립영화들은 영화관이나 배급사에서 기피한다. 흥행, 즉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라고. 이렇다 보니 독립영화들은 상영관을 찾기가 하늘에 별 따기. 이에 시민단체 등이 '공동체 상영회'란 형태로 발 벗고 나선 것이란다. 지역의 도서관, 시민단체 공간 등에서 공동체의 이름으로 상영하게 하는 형태다. 김시권씨에 의하면 이런 형태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방식이란다.

지금도 서해는 흐르고 있다

'독립영화 사랑'이 이번엔 <서해로 흐른다(서세진 감독)>를 선택하게 했다. 지난번에 상영한 '달이 차기 전에'라는 서세진 감독의 영화가 시민들로부터 좋은 평을 받은 것도 이 작품 선정에 한몫을 했다. 이번 영화제도 끝나고 나면 바로 영화감독과의 대화 시간도 있다. 

서세진 감독이 6년 동안 수차례 방북하여 찍은 영상을 다큐멘터리로 만든 것이다. 거기에다가 시민단체 등이 북한을 방문하여 담아온 영상들이 편집이 되어 담겨 있다. 1999년부터 2009년의 '북한 사회 일상 10년사'로 이루어져있다.

지금의 우리 사회에서 '남북통일'은 참 인기 없는 주제다. 특히 천안함 침몰, 금강산 관광 등의 문제로 가뜩이나 경직되어 있는 남북관계. 이즈음에 상영되는 '북한 사회, 있는 대로 보여주기'는 의미 있는 일이다. 영화 흥행보다 더 귀한 '남북화해의 씨앗'을 심으려는 의지라고 보인다.

김시권씨에 의하면 통일의 첫 단추는 '양쪽 사회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란다. 체제나 이념으로 접근하면 통일 문제는 영원히 요원할 거라는 것. 그런 의미에서 이번 영화는 북한 주민들의 일상을 따스한 시선으로 보게 되는 좋은 작품이라고. 북한 평양 축전 등 대형 행사 장면 등이 담겨져 있어 눈요기와 재미도 충분히 줄 거란다. 

10월 8일 깊어가는 가을 저녁. 안성의 모 식당에서 "나는 영원한 영화인"이라는 그와 함께 술 한 잔 기울이며 풀어 놓은 독립영화 이야기. 그 끝을 아쉬워하며 그렇게 익어갔다.

제 5회 안성 작은 영화제
일시 : 2010년 10월 16일 토요일 오후 5시 30분
장소 : 안성 중앙도서관 2층 다목적홀
영화제목 : 서해는 흐른다(세세진 감독, 따미픽쳐스 배급)
입장료 : 성인 5천원(미성년자, 장애인  무료)
*요금은 전액 제6회 작은 영화제 개최에 사용됨.

팁 : 영화 상영 후 서세진 감독과의 대화 시간 있음.
문의 : 김시권 010-9329-5826


태그:#김시권, #안성 작은 영화제, #작은 영화제, #독립영화, #서해로 흐른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교회에서 목사질 하다가 재미없어 교회를 접고, 이젠 세상과 우주를 상대로 목회하는 목사로 산다. 안성 더아모의집 목사인 나는 삶과 책을 통해 목회를 한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문명패러독스],[모든 종교는 구라다], [학교시대는 끝났다],[우리아이절대교회보내지마라],[예수의 콤플렉스],[욕도 못하는 세상 무슨 재민겨],[자녀독립만세] 등이 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