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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경향신문>이 무슨 적성국가에서 발행하는 신문이냐."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부겸 민주당 의원이 4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와 국무총리실에 일주일에 한 번 꼴로 보고되는 4대강사업 등 현안에 대한 문화부 언론보도 모니터링이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 등 보수 메이저 신문에 편향된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대한민국은 대통령이 4대강 사업은 '내 사업이니 건들지 말라'고 해서 그대로 갈 수 있는 그런 나라가 아니다"며 "왜 대북정책, 4대강 사업, 중도실용 및 친서민정책 등 똑같은 현안에 대해 특정신문의 칼럼과 사설, 보도만 편향해 보고 하나"고 유 장관을 몰아붙였다.

 

그는 이어 "최고통치자가 균형이 안 잡혀있다고 비판을 받고 있는 지금, 보고 받는 언론보도 모니터링이라도 균형이 잡혀있어야 좀 나아지지 않겠냐"며 "<한겨레>, <경향신문>이 무슨 적성국가에서 발행하는 신문이냐"고 꼬집었다.

 

또 "편향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는 유 장관의 답변에도 "이런 것은 직을 걸고 말해야 한다, (언론 모니터링은 사실) 청와대 비서실에서 하는 기능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유 장관은 이에 "정기적으로 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모니터링 대상이) 편향됐단 것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며 "분명히 시정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유 장관은 "언론사의 성향에 의해 (모니터링 대상이) 골라지진 않았을 것"이라며 "제가 약속을 드리겠다, 제가 의원들과 약속해서 안 된 것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저소득층 구독료 지원사업 방식 변경해 조·중·동만 혜택  

 

유 장관의 '확답'에도 이번 국정감사에선 문화부의 '어쩔 수 없는' 조·중·동 사랑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최종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문화부 산하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소외계층구독료지원 사업 배분방식을 변경하면서 조·중·동에 대한 혜택이 65% 이상 증대된 반면 <한겨레>, <경향신문> 지원금액은 각각 47%, 21% 가량 삭감됐다"고 지적했다.

 

소외계층구독료 지원사업은 저소득층, 아동복지시설, 노인복지시설 등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신문구독료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현재 기관 2008개(각 4부), 개인 402명(각 1부)이 이 사업의 혜택을 보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구 한국언론재단)에 따르면, 2009년도 당시 <경향신문>은 이 제도를 통해 약 9100만 원을 지원받았고 <한겨레>의 경우 약 1344만 원을 지원받았다. 그러나 '구독을 희망하는 신문을 배달하는' 기존 방식이 '광고지수와 열독률을 기준으로 그룹을 나눠 사전 배부 부수를 정하는' 현재 방식으로 바뀌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2009년 당시 약 9004만 원을 지원받았던 <조선일보>는 사업 배분방식 변화 이후 1억4906만 원을 지원받았고 8991만 원을 지원받았던 <중앙일보>와 7867만 원을 지원받았던 <동아일보> 역시 <조선일보>와 같은 금액을 받았다.

 

특히 사업 대상 매체가 올해 기존 11개에서 전국종합일간지 11개, 경제지 3개, 어린이신문 3개 등 총 17개 매체로 확대되면서 <조선일보>·<동아일보>가 발행하는 <소년조선>, <어린이동아>도 포함돼, 각각 2812만 원의 지원을 받고 있다.

 

사업방식이 바뀐 결과 작년 한 해에 5000~6000부 정도만 배분됐던 조·중·동은 새 사업배분 방식 변경으로 'A그룹'에 포함돼 월 배분 부수가 1325부로 확대된 반면, 작년 한 해에만 9114부, 6156부를 배분했던 <한겨레>, <경향신문>은 'B그룹'에 포함돼 월 배분부수가 656부로 한정됐다.

 

현재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사업 대상이 원하는 매체의 희망부수가 배정된 부수를 넘을 경우 타 신문으로 대신 공급하고 있다. 결국 독자로선 특정신문을 구독하고 싶은데도 원하지 않는 신문을 봐야 하는 형편인 셈.

 

최 의원은 이에 대해 "소외계층 구독료 지원사업의 목적이 소외계층의 정보주권을 보장하고 있다면 정보의 선택권도 같이 부여해야 한다"며 "정부가 일방적으로 공급 쿼터를 정해놓고 이 안에서 선택하라고 하는 것은 아주 잘못된 방향"이라고 비판했다.


태그:#국정감사, #문화관광체육부,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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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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