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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밤. 모처럼 일찍 귀가하니 아내가 집에 없었습니다. 아내가 금요일 밤 예배를 다닌다는 것을 깜빡했던 것이지요. 심심하던 차에 TV 채널을 돌리던 중 타블로의 허위학력 논쟁을 밝히는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었습니다. 평소 TV를 자주 안 보는 탓과 세대 탓인지는 몰라도 저는 타블로의 이름만 알고 있었을 뿐입니다. 타블로에게는 미안할지 몰라도 저는 지난 금요일 방송을 통해 그의 미국의 명문 대학을 졸업과 그의 학력에 대한 논란을 알게 되었고, 심지어  '아! 저 청년이 타블로였구나'라며 얼굴과 이름을 처음 짝지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마 저와 비슷한 세대와 크게 다를 바 없는 타블로에 대한 평범한 인식 수준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가 미리 타블로와 아무런 개인적 연고가 없음을 밝히는 이유는 애써 타블로를 옹호할 이유가 없음을 먼저 말씀드리려 합니다. 단지 저도 6년 동안 어렵게 미국유학 생활을 했던 경험이 있고, 인생의 선배로서 타블로의 진실을 밝히려는 투쟁이 너무 안쓰러워 용기를 내어 타블로를 위한 변명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 글이 타블로에 대한 의혹을 씻는데 다소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랄뿐입니다.

그날 방송에서 타블로는 대학 기숙사 친구들을 만났고 교수들과 영문학과 직원들을 만났습니다. 십년 만에 재회한 그들은 서로에 대한 기억을 분명히 하고 있었고, 심지어 학비를 벌기 위해 알바를 했다는, 스탠퍼드 대학 구내식당에서 샌드위치를 만들고 있던 타블로를 기억하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이 정도면 동명이인 일수는 없는 것이지요.

제가 1993년에 졸업한 미국 대학을 12년만인 2004년 처음 방문했더니 교수들과 직원, 심지어 제가 자주 다니던 동네 볼링장 주인도 저를 알아보고 얼마나 기뻐했는지 모릅니다. 그들은 제가 박사 학위를 받고 귀국한 후에 한국에서 군대를 간 사실과 그 후 대학 교수가 된 일, 그리고 국회의원이 된 것 까지 다 알고 있었습니다. 제가 뛰어난 학생이 아니었음에도 그분들은 저를 뚜렷이 기억했던 것이지요. 하물며 스탠퍼드 재학 시 3년 반 만에 조기 졸업했을 만큼 우수했던 학생 타블로가 한국에서 연예인으로 성공하고 있다는 놀라운 소식은 스탠퍼드 친구들이나 교수, 교직원들에겐 충분한 화제거리가 되어 왔을 것입니다.

그리고 타블로의 본명인 '리, 다니엘 선웅'에 대한 논란은 미국과 한국간 이름표기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오류입니다. 아시다시피 저의 영어 이름표기를 Ahn, Minseok이나 Minseok Ahn으로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식으로 표기하면 Ahn Minseok으로 되는데 이 경우 미국 사람들은 저의 성을 Minseok, 이름을 Ahn으로 부르게 되지요. 미국인들은 이름(First Name)을 먼저 쓰고 성(Last Name)을 나중에 표기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큰 차이를 못 느끼면서 심지어 국회의원들의 명함에서조차 영문이름을 한국식으로 표기하시는 분들도 종종 있습니다. 

타블로에 대한 의심을 아직도 버리지 못하는 분들에게 마지막 가능성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타블로가 쌍둥이인지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지난 금요일 방송을 통해 밝혀진 것이 사실이라면 타블로 학력에 대한 허위논란은 더 이상 의미 없습니다. 그러나 만에 하나 그가 쌍둥이라면 타블로가 가짜일수 있고 타블로가 가짜라면 용서될 수 없는 사회적 범죄를 저지른 것입니다. 타블로에게 쌍둥이 형제가 존재하는지 저는 알지 못하지만 만약 타블로가 쌍둥이가 아니라면 이제 타블로 허위학력 논쟁은 종지부를 찍는 것이 어떨까요? 그리고 그가 자유롭게 그의 끼를 발산하도록 성원과 격려를 보내는 아량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타블로의 눈물이 원망이 아니라 조국에 대한 사랑으로 승화되기를 바라며.......

찐한 가을 되세요. 10월 첫 주 일요일 아침에

덧붙이는 글 | 안민석 의원은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간사입니다.



태그:#타블로, #스탠포드, #MBC 스페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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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안민석입니다. 제 꿈은 국민에게는 즐거움이 되고 자라나는 세대들에게는 삶의 모델이 되는 정치인이 되는 것입니다. 오마이에 글쓰기도 정치를 개혁하고 대한민국을 건강하게 만드는 지름길 중에 하나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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