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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가족공원 칠성약수터 근처의 묘지들.
 인천가족공원 칠성약수터 근처의 묘지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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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기 하늘에서 울고 있니? 네가 가고 나서부터 왜 이리 계속 비가 오는 건지. 배가 고픈 건 아니겠지? 엄마, 아빠, 오빠가 보고파 우는 건 아닌지… 널 잃은 날의 참담함은 오늘 일처럼 엄마의 가슴을 짓누르는구나. 민서야! 자식은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는데 엄만 아직 널 가슴에 묻지 못하고 있다. 네가 너무 보고 싶다. 사랑해. 우리공주님"(인천가족공원 '하늘나라 편지' 추모글 중에서)

인천시시설관리공단 산하 가족공원장묘문화센터가 운영하고 있는 사이버 추모관(www.skypost.co.kr)에 가족을 잃은 시민들의 애잔한 글들이 이어져 보는 사람들의 눈시울을 적시고 있다.

'보고픈 마누라' '너무 보고 싶은 우리 오빠' '우리아기 하늘에서 울고 있니' '미금아 잘 있지' '사랑하는 엄마' 등의 글을 통해 가족에서 연인, 그리고 지인들까지 삶 속에서 함께했던 추억을 떠올리며 고인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고 있다.

인천가족공원 '하늘나라 편지' 추모글 코너 홈페이지 화면캡쳐
 인천가족공원 '하늘나라 편지' 추모글 코너 홈페이지 화면캡쳐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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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 코너에는 2002년 12월 올린 '처음 쓰는 편지'란 제목의 글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675개의 가슴 뭉클한 사연들이 올라와있다. 첫 글을 올린 아이디 '둘째아들'은 "불혹의 나이에 접어들다 보니 아버지가 살아온 고난과 역경의 시간들을 헤아릴 수가 있게 되었고,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마음에 그리움만 사무친다"는 사연을 올렸다.

'그리운 얼굴'이라는 제목으로 사연을 남긴 김아무개씨는 "…생각할수록 정말이지 믿어지지 않아요. 오늘 서울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부평역을 지나게 되었는데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고 말았어요. 가슴이 미어질듯…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 길을 같이 다녔는데… 이제는 제 맘이 너무 아파서 그 길을 지나가기가 정말이지 힘들어요"라며 먼저 떠난 지인에 대한 그리움을 전했다.

동생이 언니에게 보내는 추모 사연에는 "언니야, 좋은 곳으로 간 거지. 혼자 외롭게 있진 않은지 걱정이 되네. 언니, 죽을 때까지 아니 죽어서도 못 잊을 우리 언니. 이게 꿈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다 장난이라고, 거짓이라고,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 나 언니 몫까지 열심히 살 수 있게 힘을 줘. 삶의 지혜를 줘. 언니 사랑해~ 너무 많이…"라고 적어 놓았다.

딸이 엄마를 그리워하며 남긴 사연을 보면 "사랑하고 그립고 보고 싶은 우리엄마. 엄마라고 불러도 대답 없는 우리엄마… 날이 가면 갈수록 엄마 생각이 더 나고 가슴이 터질 것 같이 아파. 사람들이 자꾸 울면 엄마가 좋은 데 못 가신다고 하는데… 이제는 울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생각하면 안타깝고 미안하고 해. 엄마! 보고 싶어 죽겠어. 눈물이 너무 흘러서 이만 오늘은 헤어져야…"라며 49제를 앞둔 엄마를 향한 그리움을 담아냈다.

누나가 동생에게 보낸 사연에는 "'나는 잘 있어요' 하던 네 목소리가 지금도 귀에 선명한데, 지금 너는 어디에 있길래, 네 모습을 볼 수가 없는 거니… 산사람은 살아지나보다. 교민아! 행복하니? 잘 있는 거지. 희망도 앞도 안 보이는구나. 그저 보고 싶은 마음만 커질 뿐… 보고 싶다~"라며 애틋한 자매간의 사랑을 적어 놓았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인천가족공원, #사이버 추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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