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낙동강씨, 안녕하신가요? <오마이뉴스>는 13일부터 3박 4일 동안 뗏목을 타고 당신의 편치않은 뱃속으로 들어갑니다. 내성천 회룡포를 출발해 상주 경천대와 대구 달성습지, 그리고 함안보 공사 현장을 지나 하굿둑에 이르기까지 영남의 젖줄 낙동강 700리 길을 다니면서 시민의 눈높이에서 가벼운 토크를 진행합니다. 또한, 4대강 사업 공정률 30%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살릴만한 가치가 있는 당신의 뱃속에 청진기를 들이댈 예정입니다. 현장 상황은 실시간으로 트위터 등을 통해 생중계할 예정이며, 동영상 기사로도 송고됩니다. 시민기자와 누리꾼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말>

 

배우 김여진은 경쾌했다. 지난 13일 '낙동강 뗏목토크'의 첫 출발지인 경북 예천 회룡대에서 내려오는 길에 박진섭 생태지평연구소 부소장과 전화 연결된 그는 4대강 사업에 대한 5자 문답에 다음과 같이 재치있게 답변했다.  

 

- 4대강 사업을 한 마디로 말한다면?

"당장 그만 둬."

 

- 김여진에게 이명박 대통령은?

"사랑해 줄게.(4대강 사업만 중단하면 사랑해 줄게)"

 

- 4대강 사업과 관련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

"꼭 막자고요."

 

- 낙동강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말 미안해."

 

그는 특히 "(4대강 사업은) 우선 말이 안 되는 사업"이라면서 "만약 4대강 정비나 (강을) 맑고 깨끗하게 한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100년 계획을 가지고 해야지 그 다음에 실수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환경의 문제를 떠나서 민주주의의 문제로 보면 누군가가 이것을 한다고 했을 때 국민들의 반대가 커서 그것을 공약집에서 빼고 대통령이 됐잖아요?"라고 반문한 뒤 "이러면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중적인 배우로서 정부가 적극 추진하는 사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그는 "혹시 앞으로 (활동에) 차질이 생기거나, 하고 싶은 일을 못하더라도 그것보다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누군가 물어본다면 반대하는데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 영화배우 김여진 "MB, 4대강만 중단하면 사랑해줄게"
ⓒ 오대양

관련영상보기

 

다음은 박진섭 부소장과 배우 김여진씨의 일문일답이다.

 

- 김여진씨를 <이산>이란 드라마에서 살벌한 대비마마로 봤습니다. 맞나요?

"맞습니다. 너무 겁먹으실 필요는 없고요."

 

- 질문 드리겠습니다.

"쉬운 것으로 해주세요."

 

- 우선 <오마이뉴스>에 자기 소개를 하신다면.

"안녕하세요 저는 연기자 김여진입니다. 방금 소개 받으셨죠? 기억 안 나시는 분은 드라마 <이산> 재방송을 봐주세요. 거기서 제일 나쁜 역할이었습니다. 지금은 영화를 찍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 저희가 지금 낙동강에 와 있습니다. 공사한 지 10개월 정도가 됐는데. 정부가 국민의 반대여론이 높은데도 계속 공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혹시 낙동강에 와 보신 적이 있나요?

"공사가 시작되고 가본적은 없는 데요. 고향이 마산 쪽이어서 어릴 때 기억이 있고요. 그 이후로 공사현장을 가서 보지는 못했어요. 사실 겁나요. 직접 가서 두 눈으로 보기가."

 

- 낙동강에 대한 기억은?

"큰 감흥은 없었어요. 그냥 강이구나, 이런 느낌이고요. 왜냐하면 강이나 바다는 사라지거나 변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었고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것이어서. 물이 좀 맑아지면 좋겠다거나, 철새들을 보면 반갑다는…. 그런 느낌이었어요. 사실 강에는 무심했어요."

 

- 예. 말씀 잘 해주셨는데요. 강은 사람들에게 좋은 일을 하지만 강은 사람들이 자기에게 무심하기를 바라요. 괜히 손대고 개발하고 하는 것을 싫어하거든요. 동의하세요?

"예. 저도 그런 생각이 들어요. 이건 사람이 있기 전부터 있던 강이잖아요. 어쩌면 사람이 사라진 후에도 계속 흘러야 하는게 강이라 그냥 그대로 놔뒀으면 하는 게 바람입니다. 그래야 하는 거 아닌가 싶어요."

 

- 요즘 사회참여가 활발하신데 좀 전처럼 이 4대강 사업에 대해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문제점을 느낀다면 어떤 것이 있나요?

"뭐. 우선 말이 안되는 사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강은 사람의 것이거나 누구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고요. 만약에 이런 사업을 하려면 정말 오랜시간을 거쳐서 사회적 합의를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만약 4대강 정비나 (강을) 맑고 깨끗하게 한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100년 계획을 가지고 해야지 그 다음에 실수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요. 그건 환경의 문제를 떠나서 민주주의의 문제로 보면 누군가가 이것을 한다고 했을 때 국민들의 반대가 커서 그것을 공약집에서 빼고 대통령이 됐잖아요? 그랬을 때는 이러면 안 되죠.

 

이러면 거짓말을 하는 것이고 아무리 대운하 사업과 다른 것이라고 말을 해도 수없이 많은 전문가들과 종교계와 사회어른들의 걱정이 많잖아요. 이럴 때는 정말 중요하고 옳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국민을 설득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최소한이라고 생각해요. 환경의 문제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문제에 있어서도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화가 나죠."

 

- 이렇게 세게 발언 하시면 활동에 지장이 있지 않나요? 지난 오마이뉴스 인터뷰도 봤는데. 주변에서 걱정하지 않던가요?

"지금까지 문제없이 영화 잘 찍고 연극도 하고 어느 때 보다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고요. 혹시 앞으로 (활동에) 차질이 생기거나, 하고 싶은 일을 못하더라도 그것보다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뭐 할 수 없죠. 누군가 물어본다면 반대하는데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 할 수는 없잖아요."

 

- 네. 열심히 성원하겠습니다.

"아뇨. 제가 성원해야죠. 거기 덥지 않으세요? 땡볕일 것 같은데."

 

- 네 지금 막 덥기 시작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굉장히 중요한 질문이 남아있네요. 질문에 무조건 다섯 글자로 답해야 합니다. 4대강 사업을 한 마디로 말한다면?

"당장 그만 둬."

 

- 김여진에게 이명박 대통령은?

"사랑해 줄게. 4대강 사업만 중단하면 사랑해 줄게."

 

- 4대강 사업과 관련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

"꼭 막자고요."

 

- 낙동강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말 미안해"

 


태그:#4대강, #김여진, #뗏목토크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환경과 사람에 관심이 많은 오마이뉴스 기자입니다. 10만인클럽에 가입해서 응원해주세요^^ http://omn.kr/acj7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