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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층 자제들만의 '특별한 채용'으로 불리는 '특채'들을 비꼬는 말인 똥돼지. 이들에 대한 증언이 인터넷에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딸이 외교부 특별공채에서 각종 특혜를 받고 합격한 것이 사실로 밝혀지면서 "내가 아는 똥돼지는…"으로 시작하는 성토들이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는 것이다.

본래 한 대기업 인사팀에서 낙하산으로 들어온 고위층 자녀를 지칭해 부르던 말인 '똥돼지'는 이제 사회의 편법적인 구조를 지칭하는 대명사로 불리고 있다.

"IMF 때도 빽으로 들어간 애들은 무사하더니..."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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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아고라에 글을 올린 누리꾼 'pchom'은 "7급 공채로 들어가 보니 선배들이 동료 절반은 음서제(부모나 조상의 공으로 과거를 치르지 않고 벼슬을 하는 것)를 통해 들어온 거라고 흉을 보곤 했다"며 "기능직 여직원은 100% 인맥으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 글은 누리꾼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어 8만 5천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역시 다음 아고라에 글을 올린 누리꾼 'babymong****'는 "외교부에 다니던 아는 여동생이 '외교부는 별정직도 누구 조카, 누구 아들 이런 식으로 많이 들어온다'고 했다"며 "제가 아는 면사무소 직원도 9급 시험 합격자 명단에 없는데 어찌어찌 들어가 면사무소 잘 다니고 있다"고 전했다.

하나의 폭로 글 아래에는 수백 개의 댓글들이 달렸다. 이 댓글들에도 자신이 알고 있는 '똥돼지'의 사례들이 줄줄이 달렸다.

"지난 달 말 D시 특채 본 친구, 말일에 발표한대서 일주일동안 학수고대하고 있는데 막상 발표 날 보니 벌써 6일 전에 발표... 공고에 나온 필기시험도 취소였고, 결국 어느 분 특채 들러리였던 것."(다음, jo9***)

"핵심은 '너희 아버지 뭐하시는 분이냐?' 이거 없애기"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이들은 분노하고 있다. 다음 카페 '3대 고시 존치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회원 '음서폐지'는 "핵심은 너희 아버지 뭐하시는 분이냐? 이거 없애기!"라고 글을 올렸다. 이 카페 회원들은 현재 토론회를 준비하며 신림동 인근에 3대 고시 존치를 주장하는 플래카드를 내 거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행정고시를 준비하는 학생의 엄마라는 누리꾼 '선화'는 "허겁지겁 신림동으로 돌아가는 아들의 뒷모습이 오늘따라 마냥 처량하게 느껴진다"며 "지금까지 해 온 방식대로 정정당당하게 시험을 거쳐 공무원이 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인터넷에 나열된 사례 중에는 공무원 뿐 아니라 공기업에 대한 의혹도 빠지지 않았다.

"국공립학교 서무과 10급 기능직도 다 빽으로 뽑던데, 몇 년 전 내 친구도 면접 보러가기 전부터 자기가 합격이라고 알고 있더군. 우체국도 심했지... 대학 나와도 계약직으로 평생 있는 사람들도 있는데 고등학교 나와서 3개월 만에 정규직으로 채용되고... 역시 대한민국은 빽의 시대."(다음, jump****)
"내가 아는 똥돼지만도 3명, 공기업 방송국에 진출해서 20년 이상 잘 근무하고 있다, IMF때도 빽으로 들어간 애들은 무사하고 진급도 더 잘되더라."(네이트, 박미애)

공기업, 공무원, 대학교까지... 사회 곳곳에 만연한 '빽' 사례

 유명환 외교통상부장관 딸의 전문계약직 특별채용시 특혜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6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행정안전부 조윤명 인사실장이 기자회견을 갖고 특별 인사감사 결과 응시요건과 시험절차 등에서 법령을 위배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발표하고 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장관 딸의 전문계약직 특별채용시 특혜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6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행정안전부 조윤명 인사실장이 기자회견을 갖고 특별 인사감사 결과 응시요건과 시험절차 등에서 법령을 위배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발표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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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기업에 대한 제보가 여러 번 올라온 경우도 있었다. 누리꾼 '한정민'은 "내 동창도 학교 때 지지리 공부도 못했는데 갑자기 N협 창구에 앉아 있더라"라며 "알고 보니 조합장 아는 사람 '빽'으로 들어갔다는 후문"이라고 글을 남겼다. 누리꾼 '전홍'도 "N협 장난 없지, 일년치 연봉 주면 특채해주는 낙하산 줄서있다고 하더만"이라고 글을 올렸다.

지인의 어이없는 대학입학에 대한 기억들도 줄을 이었다. 누리꾼 'gi3***'는 "고등학교 3학년 때(1998년) 우리 반에 한 놈이 학교를 자퇴하고 일본 가서 몇 달 놀고 온 후에 연대치의예과 합격(외교관자녀 특별전형), 또 다른 놈도 나와 비슷한 성적이었는데 아버지가 고대교수여서 고대의예과 합격"이라며 사례들을 나열했다.

누리꾼 '이민경'은 "의대교수 아들, 딸들도 어찌나 잘 의대에 편입하던지... Y대 진짜 심함"이라고 글을 남겼고, '이바른'은 "옆 학교 아이는 y대 수시, 정시까지 썼다가 다 떨어져 재수하고 있었는데 걔네 아빠가 국회의원 당선되니까 바로 수시모집에 합격했다"며 "고위직 자제들 서울 명문 사립대에 많이들 들어갔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처럼 '빽'을 등에 업은 합격은 몇몇 사람들에게만 국한된 일이 아니었다. 합격의 나날을 꿈꾸며 공부하던 이들은 힘이 빠져만 간다. 스스로를 고시생이라고 소개한 누리꾼 '김태영'은 "점심 먹고 공부하다 잠시 머리 식히러 왔는데, 계속 공부해야 되나요..."라며 허탈한 심경을 밝혔다.

외국의 사례를 보며 우리나라의 불공정한 관행을 곱씹는 이도 있었다. 트위터를 이용하는 누리꾼 'sohnsukjoo'는 "한국이 무시하는 후진국 필리핀의 아로요가 대통령할 때 딸이 외무고시에 실력으로 합격 했는데 딸이 외교관으로 행정부에서 함께 일하면 안 된다고 아로요가 합격자 서명을 거부 했다네요"라며 우리나라와는 너무나 거리가 먼 사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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