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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기사에서 초등학생이 보는 교과서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지는지를 알아보았다. (초등교사가 만든 교과서, 왜 어렵나 했더니).

초등교육과정이 초등학생의 발달단계 특성이나 한 학급에 30~40명이 공부하는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너무 수준 높게 제시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2007개정교과서가 다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2009개정교육과정(미래형교육과정)으로 개정작업을 하는 것도 부실만 더하고 있다.

 얼마 전 학교로 도착한 5, 6학년 검정교과서와 3, 4학년 영어교과서 중 일부입니다. 5개 교과인데도 출판사가 많아 총 132개 자료를 보고 교과서를 골라 내년부터 쓰게 됩니다.
 얼마 전 학교로 도착한 5, 6학년 검정교과서와 3, 4학년 영어교과서 중 일부입니다. 5개 교과인데도 출판사가 많아 총 132개 자료를 보고 교과서를 골라 내년부터 쓰게 됩니다.
ⓒ 신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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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를 만드는 시스템도 더 전문적으로 되어야 하는데 여전히 주먹구구식이다. 이런 가운데 초등학교 1-4학년이 배우는 2007개정교과서는 7차 때와는 다른 시스템으로 만들었다. 바로 국정도서가 공모제로 전환되고, 일부 교과에 검정제가 도입된 것.

초등 교과서에도 공모제와 검정제도 도입

교과서제도는 크게 국정제(교과부에서 책임발행), 검인정제(검정 통과해야 함), 자유발행제도가 있다. 우리나라도 학교나 지역의 자율성을 살리고 창의적인 교과서가 나오기 위해서는 검정제를 확대하고 자유발행제까지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오랜 논의 끝에 초등에서는 검정제로 가는 전단계로 삼아 공모로 개발팀을 정하고, 예체능과 영어는 검정제로 전환했다. 중등은 국어와 국사까지 검정제로 전환됐다.

▲ 2007개정교육과정에 따른 초등 교과서 개발 방식
공모제 : 도덕, 국어, 사회, 수학, 과학(1-6학년), 체육, 음악, 미술(3-4학년)
검정교과서제 : 영어(3-6학년), 체육, 음악, 미술(5, 6학년)

 2007년 6월에 초등에서도 실과, 체육, 음악, 미술, 영어교과는 검정제를 시행한다는 발표가 나왔습니다.
 2007년 6월에 초등에서도 실과, 체육, 음악, 미술, 영어교과는 검정제를 시행한다는 발표가 나왔습니다.
ⓒ 신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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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는 디지털교과서제도도 같이 제안했다. 서책형 교과서를 벗어나 정보화시대에 맞게 디지털교과서로 공부하게 한다고 개발 중인데, 교과서를 아이패드로 대체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디지털교과서에 대해서는 학생들의 신체발달이나 특성과 맞지 않다는 비판도 많고 개발업체와 교과부간에 문제가 많아 계속 지체됐다.

올 1월에는 교과서 선진화 방안으로 책값을 올리면서 내년도부터 국영수 교과서와 e-교과서(CD)도 준다고 한다. 교과서 체계도 국정비율은 줄고 교과서를 만드는 단체 기준도 완화 시켰다. 그래서 2007년(전체) 국정 56%, 검정 19%, 인정 25%던 것이 2010년에는 국정 39%, 검정 16%, 인정 45%로 됐다.

" 2010년 교과서 선진화 방안 발표 "
- 창의적인 '산 지식'을 제공하고 학습자 친화적인 미래형 교과서 보급 -
 󰊱 다매체 시대에 사용하기 편리한 e-교과서를 종이교과서와 함께 보급
󰊲 인정도서 대폭 확대로 인정절차만 거치면 시중 일반서적도 교과서로 사용 가능
󰊳 학회나 공공기관도 검정교과서 출원이 가능해져 재미있고 다양한 교과서 제작 확대
                                                                                                  (2010. 1. 12 보도자료)

실험본 교과서는 국가 기밀?

올해까지 초등학생들이 쓰고 있는 교과서는 모두 공모제로 개발된 것이다. 이 교과서는 실험본 교과서를 만든 뒤에 일부 학교에서 검토를 거쳐 완성하고 출판사에서 인쇄를 한다. 교과서 맨 뒷장에 보면 출판사가 나오는데, 일부 교과는 해당출판사에 가면 교과서 내용을 PDF파일로 볼 수 있다.

교과서 질은 어떨까? 아직까지는 전과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운 상태다. 교육과정 문제뿐 아니라 교과서 개발 기간도 짧고 사전 자료도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라는 평가가 많다. 때로는 집필진의 욕심으로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것보다 어려운 교과서도 있다. 심화문제라서 일부 아이들에게만 가르쳐도 된다지만 교사나 학부모 입장에서는 여전히 교과서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실험본 교과서 검토 학교도 7차교육과정에 비하면 많이 줄었다. 교과부 인력이나 예산이 줄어서인지 1, 2학년은 11개 학교(5개 교과), 3, 4학년은 18개 학교(8개 교과), 5, 6학년은 20개 학교에서 검토하고 있다.

 올해 전국 20개 학교에서 5, 6학년 실험본 교과서를 검토하여 내년부터 새로운 교과서로 공부를 하게 됩니다. 전에 비해 과목수는 적고 교과서검토학교는 조금 많아졌습니다. 실험본교과서가 궁금하면 해당 학교에 문의하거나 홈페이지에서 관련 자료를 보실 수 있습니다.
 올해 전국 20개 학교에서 5, 6학년 실험본 교과서를 검토하여 내년부터 새로운 교과서로 공부를 하게 됩니다. 전에 비해 과목수는 적고 교과서검토학교는 조금 많아졌습니다. 실험본교과서가 궁금하면 해당 학교에 문의하거나 홈페이지에서 관련 자료를 보실 수 있습니다.
ⓒ 신은희(교과부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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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실험본 교과서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 개발진은 실험중이기 때문에 아직 유출하면 안 되고, 출판사의 저작권 문제도 있다고 한다. 학교에 이야기하면 책이 부족하고 교과부에서 유출하지 말라고 했단다. 교육과정을 공부하는 교사들이나 교과서에 관심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오죽하면 교과서가 국가 기밀이냐는 푸념까지 나왔다. 한 번 만들면 전국의 초등학생이 써야 하는데 검토과정이 너무 폐쇄적이고, 결국 교과서의 질까지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초등학교도 내년부터 검정교과서 사용

초등학교에 검정교과서가 쓰이는 것은 6차교육과정 도중에 영어검정교과서가 도입된 이후 10여 년 만이다. 지금 모든 초등학교에는 5~6학년 예체능 검정교과서가 3박스씩 배달되어 있다. 개학을 하면 모든 초등학교에서 검정교과서 선정위원회를 꾸려 교과서를 채택하고 학교운영위원회를 거쳐 10월에 신청을 하면 2011년부터 쓰게 된다. 전학을 가는 학생들은 전입한 학교에서 1번 더 교과서를 받을 수 있다.

 2010년 7월 30일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최종 발표한 자료입니다. 앞으로 검정교과서를 채택하려면 5개 교과에 무려 132책(교사용지도서 포함)을 훑어보고 영어CD도 28개나 들어보고나서 결정을 해야 합니다.
 2010년 7월 30일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최종 발표한 자료입니다. 앞으로 검정교과서를 채택하려면 5개 교과에 무려 132책(교사용지도서 포함)을 훑어보고 영어CD도 28개나 들어보고나서 결정을 해야 합니다.
ⓒ 신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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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는 3, 4학년 교과서만 있고 5, 6학년은 내년에 채택해야 한다. 원래 2006년 8월에 수학과 영어 먼저 2007개정교육과정을 수정고시해서 21개 출판사에서 교과서를 개발하고 있었다. 그런데 MB정부의 영어몰입교육 파동 이후 2008년도에 3~6학년 영어시수를 1시간씩 늘려서 교과부가 1년씩만 7차교과서를 수정보완해서 보급하고 있다.

작년에 중등사례를 보면 교과별로 교과서 수가 너무 많은데 검토기간은 짧아 제대로 보기가 어렵고, 교사간 정보교환도 원활하지 않아 검정교과서 채택이 부실하게 이뤄졌다고 한다. 초등은 교육청별로 좋은 책을 선택하기 위한 기본정보를 제공한다고 하는데, 교과부에서 국정 교과서도 제대로 관리 못한 마당에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다.

교과서의 질과 수준은 어떨까? 집필진에 참여한 교사들에 의하면 교과서 체제가 많이 새로워진 면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교육과정이 어렵고 검정기준을 통과해야 하니 여전히 어렵고 양이 많은 데다,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은 맘까지 더해져 오히려 더 어렵지 않을까 걱정을 하는 교사들도 많다. 자칫 교과부가 교육과정이나 교과서 책임을 출판사로만 넘기고 질적 개선노력을 하지 않는 건 아닌가 의구심을 제기하는 의견도 있다.

아이 잡지 말고 교과부에 이야기하세요

교과서제도 개선과 함께 또 변화된 것이 있으니 바로 교과서 수시개정체제이다. 전에는 교육과정이 바뀌어야 교과서를 바꾸게 되었지만, 앞으로는 교과서 내용만 새로 바꿀 수도 있다. 교과부가 만든 교육과정 교과서 포털 서비스(큐티스)가 이런 역할을 많이 한다.

여기에는 교사나 학부모들이 교육과정에 대한 의견이나 정보를 구하고, 교과서에서 의문나는 점을 물을 수 있다. 이런 개선사항이 모여서 다음 해에 바로 책 내용을 바꿀 수도 있고, 학교로 수정해 가르치라는 공문이 오기도 한다.

 큐티스 교과서 의견란에 가면 교과서의 단순한 오류에서 초등교과서가 너무 어려우니 고쳐달라는 의견까지 다양하게 올라있습니다. 위 의견도 3학년 분수문제를 지적하는 것입니다. 저도 얼마전에 3-1 사회 1단원을 새롭게 써달라고 제안하였습니다.
 큐티스 교과서 의견란에 가면 교과서의 단순한 오류에서 초등교과서가 너무 어려우니 고쳐달라는 의견까지 다양하게 올라있습니다. 위 의견도 3학년 분수문제를 지적하는 것입니다. 저도 얼마전에 3-1 사회 1단원을 새롭게 써달라고 제안하였습니다.
ⓒ 신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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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새로 나온 교과서가 어렵다는 비판이 많았다. 평소 교과서가 너무 어렵거나 우리 아이만 이걸 모르나? 궁금했던 분들은 이제 아이를 탓하지 말고 교과부에 직접 말하면 된다. 큐티스 사이트에 가보니 벌써 많은 학부모와 교사들이 어려운 점을 호소해 놓았다.

요즘 아이들이 다들 똑똑한 것은 알겠으나 초3교과서부터 지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이 기쁘지만은 않군요. 점점 똑똑해지고 점점 잘하려면 이 많은 교과에 얽매어야 하고 그만큼의 행복이 질적으로 오는지 묻고 싶습니다. 아이들의 그아이들 그 먼 미래를 이렇게 풀어야 하는지....
각설하고 이런 문제는 뭘 보고 지도해야 합니까 출판사 0000, 심지어 본 사이트에서도 해결할수가 없네요. 아이한테 맞게 가르치는지 확인은 해야 할 것 아닐까요?(2010. 3.29. 정00)

문제는 교과서의 문제는 해당출판사에서 답변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은 답을 듣기 어렵다는 것이다. 교과부의 답변을 직접 들어야 할 문제라면 교과부에 직접 민원을 내는 방법도 있다. 교과부가 교과서에 문제가 많으면 바꾼다고 하였으니 아무래도 이런 지적이 많아져야 아이들이 조금 더 좋은 교과서로 수업을 받을 수 있다. 나아가 초등교육과정을 아이들 수준에 맞춰 개선하라는 요구에도 힘을 보태면 힘들어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조금 덜 미안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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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구에 사는 모든 생명이 평화롭게 살아가고 특히 아이들이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어린이 발달 수준에 맞고 시골,도시 어디에 살아도 차별없이 배울 수 있는 교과서와 교육과정을 만들기 위해 초등교육과정연구모임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2011년에 모임 선생님들과 <교과서를 믿지 마라>, <행복한 혁신학교 만들기> 책을 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