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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마친 뒤 몸을 숙여 인사하고 있다.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마친 뒤 몸을 숙여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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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부인이 도청 관용차를 개인적 용도로 사용을 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인사청문회 전에는 "아내가 도청 공식행사 참석 때만 차량을 지원 받았고 개인 사용은 없었다"고 발뺌한 바 있어 거짓 해명에 대한 비난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는 또 경남도청 직원식당 직원을 가사 도우미로 썼다는 사실도 일부 인정했다. 이 역시 인사청문회 전에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던 내용이다.

특히 김 후보자는 처음에는 사실을 부인하다가 야당 의원들이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은 현장 조사 결과와 관용차 운행일지 분석을 내놓자 태도를 바꾸는 모습을 보여 빈축을 샀다.

▲ 김태호 총리후보 "부인에게 사과요구" 논란
ⓒ 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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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발뺌하던 김태호... 새로운 물증에 "인정한다"

김 후보자는 2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해당 관용차의 운행일지를 꼼꼼하게 분석한 자료를 제시한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과 박병석 민주당 의원의 추궁에 두손을 들었다.

먼저 강기갑 의원이 포문을 열었다. 강 의원은 "관용차 운행일지를 보면 해당 차량이 김 후보자의 부인의 거주지인 거창에 2007년 12월 한 달에만 13회, 2008년 99회, 2009년 88회나 '내빈안내'라는 용무로 다녀온 것으로 나와 있다"며 "관용차에 기사까지 딸려서 사실상 부인의 자가용으로 사용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때까지만 해도 김 후보자는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공식적 행사 외에는 집사람이 직접 운전해서 다녔다"며 "내빈안내 용무로 거창을 자주 다녀온 것은 어차피 공식 행사가 끝나면 거창으로 돌아가야 하니까 그런 현상이 나타난 것 같다"고 답했다.

하지만 박병석 의원의 좀더 치밀한 추궁이 이어졌다. 박 의원은 "진주에 있는 대학에서 강사를 하고 있는 김 후보자 부인의 강의가 화요일에 있는 학기에는 매주 화요일 관용차가 거창과 진주를 오가고 금요일 강의가 있는 학기에는 매주 금요일 관용차가 거창과 진주를 왕복했다"며 "부인이 대학에 강의를 나간 게 공무냐"고 몰아붙였다.

김 후보자는 다시 '핑계'를 댔다. 그는 "거기(부인의 강의 일정)에 맞춰서 공식행사 일정을 짰을 것"이라고 버텼다.

그러자 박 의원은 "운행일지를 보면 공식행사가 겹치는 경우 반드시 그 구체적 내용을 적어놓고 '내빈 안내'라고 표시를 해둔 것으로 나타난다"며 "(진주와 거창을 왕복한) 다른 운행기록에는 이런 내용이 없다"고 추궁했다.

김 후보자는 그제서야 "(운행일지에) 그렇게 돼 있다면 인정하고 싶다"고 말했다. "운행거리가 3만㎞에 유류비만도 500만 원이 넘는데 환급할 용의가 있느냐"는 이어진 질문에 "그렇게라도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이 24일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경남도청에서 제출한 관용차 운행일지를 보여주며 "도청 관용차에 기사까지 딸려서 사실상 부인의 자가용으로 사용한 것 아니냐"고 따져묻고 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이 24일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경남도청에서 제출한 관용차 운행일지를 보여주며 "도청 관용차에 기사까지 딸려서 사실상 부인의 자가용으로 사용한 것 아니냐"고 따져묻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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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 도우미 직접 만났다고 하자 "해명 맞지 않아"

김 후보자는 가사 도우미 문제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가끔씩 집안일을 도왔다"며 기존 해명을 되풀이하다가 강기갑 의원이 직접 해당 직원을 만나 조사한 내용을 공개하자 사실을 인정했다.

강 의원은 "그 직원은 '도지사 사택에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6시에 퇴근했다, 하라는 대로 밥하고 빨래밖에 안 했다'고 말했다"고 재차 추궁하자, 김 후보자는 "한 달에 한두 번 와서 집안일을 도왔다는 해명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의 지출이 지나치게 적어 불거진 '스폰서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장모 소유의 상가 건물 임대차 계약서를 허위로 작성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 후보자는 도지사 시절 급여 등 수입과 재산 증가 내역을 비교해 볼 때 가족들의 월 생활비가 월 150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장모가 상가 임대수수료로 매달 170만 원을 받아 생활비에 보탰다고 해명한 바 있다.

"스폰서 의혹 감추려 장모 상가 임대료 부풀려"

박병석 의원은 "김 후보자가 제출한 임대차계약서를 보면 해당 상가의 1층 음식점의 월 임대료가 37만 원, 수퍼는 65만 원이라고 밝혔는데 수퍼 점주와 인근 공인중계사에게 확인해보니 실제로는 월 20만 원이었고 상가 2층도 오래 전부터 비어 있었다"며 "장모로부터 받았다는 '170만 원'을 짜맞추기 위해 상가 임대료를 부풀린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박 의원은 또 "임대 계약한 날짜는 2007년 4월인데 공인중계사협회에서 임대차계약서 인쇄용지를 만든 날짜는 2008년 11월"이라며 "제출한 계약서는 가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장모의 상가에 대해서는 내용을 잘 모르고 있다"며 "계약서가 그렇게 써 있으면 계약서를 믿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태그:#김태호, #인사청문회, #국무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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