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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청문회가 한창이다. 총리·장관 후보자들마다 의혹이 계속 터져나오고 있다. 위장전입, 논문 자기표절은 기본이고, 몇 년 동안 카드 사용 내역이 한 건도 없었던 총리 후보를 보면서 국민들은 매우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후보자들마다 온갖 의혹이 터져 나오고 있으며, 그 해명도 말이 되는 것이 거의 없다. 위장전입이나 논문표절 하나로 장관이 낙마하던 시절은 이제 먼 옛날 얘기가 되어 버렸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지 난감할 뿐이다.

하지만 이번 인사청문회를 지켜보면서 필자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문제의식을 가지게 되었다.

얼마 전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김태호 전 지사가 총리후보로 지명되자마자 경남도청에 정보공개청구를 했다. '김태호 전 지사가 도지사 시절 집행했던 광고실태(광고게재 회사 이름, 광고가격금액, 광고내용)'와 '김태호 전지사가 사용한 업무추진비 중 현금사용 실태(현금사용일시, 현금사용목적, 현금사용액, 현금수령자 신분, 수령자 성명)' 등이 그 대상이었다.

정보공개센터가 이런 청구를 했던 이유는 김두관 현 지사가 취임한 후 경남도청의 행정투명성을 평가하기 위한 것과 함께 김태호 총리 후보를 검증해 볼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참고로 정보공개센터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상대로 국내언론사 광고료 내역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은 것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해 놓은 상태다.

물론 김두관 지사의 개혁적인 성향으로 인해 요청한 내역을 매우 구체적으로 공개해줄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기대와 다르게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광고료 내역을 공개하는데 언론사 이름도 공개하지 않은 채 총액만을 공개했고, 심지어 그 공개내용은 김태호 전 지사 시절에 공개했던 내용과 전혀 달랐다. 그 후 전화로 항의한 후에야 언론사 이름을 포함한 내역을 공개했는데, 그 내용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2008년 김태호 경남도지사 시절 공개된 광고집행 내역
 2008년 김태호 경남도지사 시절 공개된 광고집행 내역
ⓒ 정보공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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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두관 지사가 있는 경남도에서 최근에 공개한 광고집행 내역.
 김두관 지사가 있는 경남도에서 최근에 공개한 광고집행 내역.
ⓒ 정보공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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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개센터가 2009년에 정보공개청구한 내역을 보면 2008년 김태호 전 지사는 경상남도가 람사르 총회 등의 행사가 많아 39억8000만 원을 사용했다고 밝혔으나, 현 담당자는 9000만 원밖에 사용하지 않았다고 답변서를 보내왔다.

너무 어이가 없어 항의 전화를 걸었다.

"주사님, 저희가 2009년도에 정보공개청구 했을 때는 경상남도가 39억 8000만 원 사용했다고 했는데, 이 자료는 왜 9000만 원이죠? "
"머라고요? 우리 예산이 그렇게 될 일이 없는데요."
"우리가 2008년도 내역을 가지고 있고, 그 내역을 좀 더 확대해서 보고 싶어서 청구했는데 이렇게 부정확한 자료를 주시면 어떻게 합니까?"
"와 미치겠네. 제가 가지고 있는 자료는 이것 밖에 없습니다."

통화를 하고 허탈할 수밖에 없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그냥 2009년에 받았던 "2008년도 광고료 집행내역"만 공개할 수밖에 없었다. 김태호 전 지사가 공개한 자료가 김두관 현 지사가 공개한 자료보다 더 정확한 역설이 발생한 것이다.

그 다음 청구 내용 결과는 더 가관이다. 업무추진비 중 현금으로 사용한 내역을 정보공개청구했는데 공개결정 일시 10일을 채운 채 공개결정을 받았다. 수수료를 내고 내역을 보려고 했는데, 아무 내용도 없었다. 그저 8월 31일에 다시 공개한다는 말만 남아 있을 뿐이었다. 다시 전화를 걸었다(담당자는 다른 사람이다).

"정보공개센터입니다. 김태호 전 지사님 업무추진비 정보공개청구 했는데, 내용은 없고 31일에 공개한다고 되어 있는데요. 왜 그렇죠?"
"네. 아시다시피 청문회 요청 자료가 많아서 좀 미루게 되었습니다."
"일반 국민들 정보공개청구보다 인사청문회 자료가 먼저인가 보죠?"
"(말을 더듬으며) 아 그건 아니고, 좀 바빠서요."
"인사청문회 때문에 바쁘시다는거죠?"
"……."

인사청문회 때문에 정보공개청구를 했는데, 인사청문회 때문에 자료를 받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이런 결과를 어디에 하소연 할 데도 없다.

김두관 지사는 개혁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김두관 지사가 임기 동안 얼마나 개혁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가 여부다.

그것은 김두관 지사 혼자 힘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김두관 지사를 보좌하는 공무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이다. 비록 취임한 지 100일도 지나지 않았지만 위의 일을 겪으면서 김두관 지사에 대해 달리 생각해 보게 되었다.  물론 김두관 지사가 정보공개하는 내용까지 자세하게 보고 받지는 않겠지만, 공무원들의 태도를 보면서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정보공개청구는 일반 시민과 관이 만나는 관문이다. 문 입구가 지저분하면 국민들은 내부까지 지저분하다고 인식한다. 김두관 지사는 지금이라도 공무원들의 인식개혁운동을 해야 할 것이며 업무강화를 위해 철저한 교육이 필요해 보인다. 자신이 개혁적 성향만 믿고 4년의 도정생활을 한다면 4년 후 국민들의 차가운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비슷한 기사가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www.opengirok.or.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전진한 기자는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사무국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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