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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승호PD "압력 없다는 게 이상하다"
ⓒ 최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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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PD수첩 담당 제작자인 최승호 PD가 18일 정오 서울 여의도 MBC 사옥 시사교양국 회의실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 중 PD수첩 불방 사태에 대해 "MBC가 20년간 지켜온 일이 뒤집어지는 상황이 벌어졌는데 이 배후에 (정권의) 압력이 없었다면 이상한 일"이라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MBC PD수첩 담당 제작자인 최승호 PD가 18일 정오 서울 여의도 MBC 사옥 시사교양국 회의실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 중 PD수첩 불방 사태에 대해 "MBC가 20년간 지켜온 일이 뒤집어지는 상황이 벌어졌는데 이 배후에 (정권의) 압력이 없었다면 이상한 일"이라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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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의 정부비판 프로그램도 방송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언론자유는 없다고 봐야한다. 자유가 없으면 그 자유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최승호 PD는 단호했다. 지난 17일 방영될 예정이었던 '4대강 수심 6m의 비밀'이 경영진에 의해 불방된 것에 맞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는 특히 "MBC 경영진은 자신들이 못봤다는 이유로 방송보류 결정을 했다"면서 "그동안 우리는 역사 속에서 정권과 싸우기도 하고 희생도 겪으면서 이런 일이 없도록 하자고 살아왔는데, 20년이 지난 후에 이런 일이 또 벌어졌으니 이건 보통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18일 오전 기자는 최 PD에게 전화를 걸었다. 평소 인터뷰 요청에 선뜻 나서지 않는 그였지만, 이번엔 즉시 오라는 답이 건너왔다. 점심식사도 거른 채 3층 시사교양국 회의실에서 그와 마주 앉았다. 인터뷰에 앞서 최 PD가 노래를 흥얼거렸다.

"민주주의가 뭔지 기억도 안 나네~."

최승호 PD에게 가장 먼저 묻고 싶었던 것은 누가 보더라도 뻔히 잘못된 것을 알 수 있는 상황에서 김재철 사장이 무리수를 둔 까닭이었다. '외부 권력기관의 외압이 작용했다는 정황이 있냐'는 질문에 최 PD는 "보지 않은 상황에서 확정해 말할 수는 없지만 상식이라는 것이 있다"면서 "MBC가 20년 동안 지켜온 일을 한순간에 뒤엎는 일이 벌어졌는데 배후의 압력이 없었다면 이상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또 이번 사태는 "제작 자율성뿐만 아니라 언론자유에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제작거부까지 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최 PD는 불방된 방송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극도로 아꼈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은 엄청나게 중요한 일"이라면서 다음과 같이 반문했다.

"이런 사업은 하고 나면 돌이켜 세우기 어렵다. 4대강 사업은 모래 5.7억 톤을 파내겠다는 것인데, 그렇게 파내면 강이 어떻게 될 것인가 생각해야 한다. 최근 항공 촬영한 것을 보면 공사가 많이 진행돼 보이는데 그게 20% 정도다. 앞으로 80%를 더 파야 하는데 그럼 강이 어떻게 되어 있을까."

그는 또 현재의 상황에 대해 "화가 난다"면서 "이렇게 된 데에는 방송인과 언론인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중략) 4대강 사업이라는 초유의 국책사업이 여기까지 오게 되고 강을 저런 식으로 많이 판 상황이 올 때까지 국민들이 그것을 전혀 점검하지 못하는 상황에 왔다"고 자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번 사태로 교훈을 얻고 잘 지나가면 좋겠지만 만약 시스템이 바뀌어서 사장이 보여달라고 하면 보여줘야 하는 식이 되면 MBC가 공영방송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진다"면서 "우리사회는 MBC라는 중요한 매체를 잃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그간 지켜온 원칙을 뒤집어엎는 것이 과연 온당한 것인가"

MBC PD수첩 담당 제작자인 최승호 PD.
 MBC PD수첩 담당 제작자인 최승호 PD.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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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D수첩> '4대강 수심 6m의 비밀'이 불방됐다. 어젯밤 상황이 긴박했을 것 같은데.
"어제(17일) 오후 6시 30분경 프로그램 녹화를 하고 있었는데 기자들로부터 이 프로그램이 불방될 것이라는 전화를 먼저 받았다. 일종의 확인취재 같은 것이었는데, 국토해양부를 출입하는 기자들이 국토해양부 쪽에서 '오늘 PD수첩이 방송되지 않을 것'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되느냐는 것이었다. 그래서 무슨 말이냐 방송하기 위해 녹화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상한 느낌을 받기는 했지만 방송이 보류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물론 사장이 이 프로그램을 오후 6시 30분까지 제출하라고 하긴 했었다. 사전 시사를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건 MBC에서는 전례가 없는 일이었기 때문에 곤란하다고 말씀드렸다. 스튜디오 녹화를 마치고 자막과 음악을 넣고 있는데, 그때 방송보류결정이 났다는 이야기를 노동조합으로부터 들었다. 그게 오후 8시쯤이었던 것 같다."

- 제작 중에 이런 전달을 받으면 굉장히 황당할 것 같은데 당시 기분이 어땠나? 왜 보류한다고 생각했나?
"회사가 명시적 이유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방송 내용에 대해 사장과 경영진이 시사를 해야 하는데 못했다는 것이다. 내용에 하자가 있을 수 있는데 못 봤으니 나중에 회사가 질 부담을 생각해서 방송보류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MBC의 방송 체제는 현재 단체협약을 통해 '국장 책임제'라는 것이 있다. 이 장치는 경영진이 방송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해놓은 방송독립 장치다. 단협은 노사간에 맺은, 최고의 위상을 갖고 있는 약속이다. 법보다 우선하지 않나. 회사의 설명을 들으니 '제작가이드라인'이라는 것이 있는데, 여기서 사장이 제작에 대한 책임을 가진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이는 납득하기 어렵다. 공정방송을 위한 '국장 책임제'는 노조에서 파업을 하고 해고까지 되면서 지켜온 조항이다. 그 조항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암묵한 상황에서도 MBC가 할 말은 하는 방송이라는 위상을 가지게 됐다. 그런데 그것을 한순간에 '지금까지는 그랬지만 그런 조항 말고 우리가 다른 조항도 찾아냈다'며 그간 지켜온 원칙을 뒤집어엎는 것은 과연 온당한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MBC의 역사성을 그렇게 쉽게 부정하는 것이 좋은 것인가.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 사장이 제작책임권을 갖는다는 제작가이드라인은 누가 언제 어떻게 만든 것인가.
"잘 모르겠다. 사장과 경영진의 임명을 받은 이사회가 결정해서 지시를 내리면 그대로 집행이 되는 것이다."

-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이번 건을 보도하면서 사장이 두 차례나 사전 시사를 요청했는데 제작진이 거절했다고 썼다. 이번 말고 사장의 의중에 따라 방송이 보류된 일이 있었나.
"MBC에서 그런 일은 없었다. 물론 20년 전 노태우 정권 당시 한 번 방송을 보류하는 결정을 내린 적이 있었다. 90년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의 문제점을 다룬 프로그램이었는데 그것 때문에 큰 싸움이 났고 결국 노조위원장과 사무국장이 해고됐다. 나중에는 사장도 이 문제로 그만두게 됐다.

우리는 그때 다시는 이런 일을 겪지 말자고 해서 '공정방송조항'을 만들고 지금까지 20년간 지켜왔다. '사장이 두 번이나 보자는데 안 보여줄 수 있냐'라고 하는데 노사가 20년 동안 지켜온 단체협약은 그럼 뭐가 되는 것인가. 내가 도리어 묻고 싶다. 20년 동안 회사와 노조가 지켜온 단체협약을 지키지 않는 일은 어떻게 할 수 있는가."

- 김재철 사장이 개인적으로 보자고 한 적은 없는가.
"없다."

- 이번 결정이 김재철 사장의 의중이라고 보나. 아니면 외부 권력기관의 압력이 작용했다고 보나?

"보지 않은 상황에서 확정해 말할 수는 없지만 상식이라는 것이 있으니까. MBC가 20년 동안 지켜온 일을 한순간에 뒤엎는 일이 벌어졌는데 배후의 압력이 없었다면 이상한 것 아닌가? 상식적으로 판단할 때 그렇다. 때로는 상식적인 것이 가장 현명하다."

- 이진숙 홍보국장은 정확한 방송을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번에 불방된 방송프로그램에서 사실관계가 잘못됐다고 보는 건가.
"만약 사실관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으면, 고치지 않으면 방송 못 나간다고 했을 것이다. 국토부에서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니까 혹시 문제가 있을 수 있어서, 자기들이 봐야 한다고 하는 것이다."

- 이 프로그램은 법원이 방송금지가처분 신청까지도 기각했다.
"가처분 신청 과정에서 국토부가 문제를 제기한 사안이 많이 있었는데 내가 설명하고 그들이 반론하면서 지나칠 정도로, 경우에 따라서는 사전검열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오랫동안 자세하게 따지고 묻는 과정을 거쳤다.

판사도 이 과정을 거친 뒤에 '방송을 못 내보낼 만한 내용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물론 법원의 판단이라는 게 내용상의 문제를 다 걸러주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국토부의 말대로 당장 방송하면 큰일 나는, 엄청나게 오류를 가지고 있는 방송은 아니라고 법원은 판단한 것 같다. 그것을 MBC 경영진은 자신들이 못 봤다는 이유로 방송보류 결정을 하니까 이해할 수 없다."

- 사실상 제작자율성을 침해하는 사안으로 봐야하나.
"그렇다. 제작 자율성뿐만 아니라 언론자유에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 오전에 시사교양국 회의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를 논의했다. 인터뷰하느라 끝까지 자리에 있지 않아 정확히 잘 모르겠다. 오후 2시에 다시 한다고 했다. 최종결정 될 것이다."

- 제작거부까지 갈 수 있는가?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와 달리 우리는 세상이 달라지고 민주주의도 발전했다고 믿으며 살고 있는데 이런 일이 발생하니... '우루과이...' 사건이 터졌던 90년에는 인터넷도 없었고 민주주의도 발전되지 못했던 때다. 그동안 우리는 역사속에서 정권과 싸우기도 하고 희생도 겪으면서 이런 일이 없도록 하자면서 살아왔는데, 20년이 지난 이후에 이런 일이 또 벌어졌으니 이건 보통 일이 아니다."

"정부가 세금으로 연구비를 틀어쥐고 있어 정책 점검 어려워"

MBC PD수첩 담당 제작자인 최승호 PD가 'PD수첩-4대강 수심 6m의 비밀' 편 불방 사태에 대해 제작 자율성과 언론자유 침해 사안이라며 지적하고 있다.
 MBC PD수첩 담당 제작자인 최승호 PD가 'PD수첩-4대강 수심 6m의 비밀' 편 불방 사태에 대해 제작 자율성과 언론자유 침해 사안이라며 지적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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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D수첩>을 기다리던 시청자들이 많았을 텐데 못 봤다. 어떤 내용이 담겨져 있나?
"자세히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홍보내용에 나온 대로 정부가 하고 있는 가장 큰 정책인 4대강 살리기가 목표로 하는 물 확보 문제, 홍수방지 등이 정부 약속대로 실현될 수 있는 것인가, 4대강 살리기라는 마스터 플랜이 세워지는 과정에서 전문가들의 기술적 판단 이외 어떤 것들이 개입했는가 등을 다룬 내용이다. 자세한 것은 보셔야 한다.(웃음)"

- 4대강 '비밀팀'에 대해 다뤘는데 청와대 영포라인 인사가 개입한 것은 국무총리실에서 했던 민간인 사찰과 같은 맥락인 것 같다. 어떻게 보나.
"글쎄... 그 부분도 방송을 통해 이야기할 기회를 달라. 우리가 보도자료를 쓰다 보니까 너무 자세하게 나간 경향이 있었다. 너무 자세하게 나가다 보니까 이 사람들이 오히려 '이대로 방송 나갔다가는 큰일 나겠네!' 싶어 오버를 한 것이다. 우리가 마치 '정부의 계획이 대운하 계획이고 뭐 이런 식의 방송을 하는 것'이라고 착각한 것 같다. 그러나 꼭 그런 것은 아니다. 방송내용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 게 좋겠다."

- 취재를 해보니,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사업은 정말 강을 살리는 사업인가?
"그것도 방송을 보면 되는데...(웃음) 정책이라는 것은 장단점이 있을 수 있다. 하나의 요소만 가지고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다. 다만 정부가 귀를 좀 열었으면 좋겠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문제에 귀를 열고 국민들에게 털어놓고 국민들이 점검을 하고 검증을 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4대강 사업은 엄청나게 중요한 일이다. 우리 국토가 생기고 나서 여태까지 자연스럽게 흘러 온 강에 과거의 개입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큰 변형이 이뤄지는 것이다. 그런 변형을 국민 스스로 선택했다고 할 수 있을까?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가 그것을 결정할 수 있는가도 의문이 든다. 이 땅의 후손들이 봤을 때 우리가 남겨주는 이 자연을 '그들은 과연 좋아할까'라는 문제를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정책이 잘 됐고 못 됐고를 떠나 결정과정에서 고민과 검증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우리 국민들이 1년 후 4대강 사업이 완료된 뒤 갑자기 '어! 강이 언제 어떻게 이렇게 됐지? 내가 언제 강을 이렇게 바꾸라고 했나'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

- 우리가 빌려 쓰고 가는 땅인데 이명박 정부가 자연을 훼손하고 있다고 보나?
"자연이라고 해서 전혀 손대서는 안 된다는 것은 아니다. 손을 대는 것이 필요하면 할 수 있지만 동의과정과 정책의 정당성 그리고 '기술적인 부분들이 합당하고 합리적인가', '기술적으로 사전에 검증됐는가'라는 부분을 최대한 검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사업은 하고 나면 돌이켜 세우기 어렵다. 4대강 사업은 모래 5.7억 톤을 파내겠다는 것인데, 그렇게 파내면 강이 어떻게 될 것인가 생각해야 한다. 최근 항공 촬영한 것을 보면 공사가 많이 진행돼 보이는데 그게 20% 정도다. 앞으로 80%를 더 파야 하는데 그럼 강이 어떻게 되어 있을까?"

- 이번 프로그램은 그런 식으로 정책을 점검하는 과정이라는 건가.
"언론이 하는 일은 국민을 대신해서 정책의 문제점을 점검하고, 국민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다. 그러면 국민이 그걸 보고 결정하게 된다. 아주 정상적인 과정이고 소박한 것인데 정부는 '방송을 내보내면 안 된다'는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 '정부정책에 심대한 타격이 올 것이다', '정책을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이 올 것'이라는 식의 단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방송을 막으려고 최대한 노력하는 상황이다."

- 이번 <PD수첩> 불방이 '민주주의 후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는 의견이 많다.
"화가 난다. 이렇게 된 데에는 방송인과 언론인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현재 민주주의가 겪고 있는 이 어려움에 대해 성찰해야 한다. 4대강 사업이라는 초유의 국책사업이 여기까지 오게 되고 강을 저런 식으로 많이 판 상황이 올 때까지 국민들이 그것을 전혀 점검하지 못하는 상황에 왔다.

쉬운 예로 학자나 전문가들이 찬반입장이 있을 수 있다. 그 학자들은 자신의 입장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정책을 결정하고 국민들에게 정보를 주는데 자신의 견해를 가감 없이 밝혀야 한다. 사실 건축과 토목 쪽 학자들은 찬성할 수 있지만 생태학자는 4대강을 찬성하기 어렵다. 4대강 사업이 생태환경을 많이 바꾸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4대강 사업으로 생태에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취재하려고 하면 학자들은 잘 이야기 하지 않으려고 한다. 전화취재를 해도 누가 말한 것인지를 다 가리고 해야 했다.

왜 그럴까? 정부가 연구예산 같은 것을 쥐고 있으면서 학자들에게 연구를 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학자들은 자기 연구실을 운영해야 하고 생활을 유지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정부에서 돈이 나와야 하니까 나서서 말 못하는 것이다. 연구비가 끊기는 것을 각오하지 않는 이상 말할 수 없다. 최근 생태학자들이 하고 있는 연구를 보면 정말 답답함이 밀려온다. '4대강 사업이 완료되면 생태계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라는 식의 연구하고 있다. 지금 당장 강이 어떻게 될까를 알아야 하는 상황에서 훨씬 뒤의 일을 연구하는 것이다. 정부의 연구비를 받으면서 말이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해 낙동강에 흰수마자 같은 토종물고기가 살기 어려운데 '이것을 어떻게 복원할 것인가, 어떻게 증식할 것인가'를 연구한다. '4대강 사업을 하고 나면 낙동강에서 흰수마자를 보기 힘들 것이다'라는 말은 못하고, 나중에 증식해서 상류에 풀어놓겠다는 식의 연구를 하고 있다. 그분들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은 것은 아닐 것이다. 정부가 국민의 세금으로 그분들의 연구비를 틀어쥐고 말을 못하도록 하고 있어 정책을 점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책연구원 같은 경우에도 전문가들이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야 하는데 전혀 할 수 없다. 반대하면 파면시킨다든지 연구비를 주지 않는다고 하니까 어쩔 수 없다. 특히 대통령이 중요한 정책이라고 발표하는 것에 대해 정부와 연관된 곳에서는 반대와 문제점을 지적하기 어렵게 됐다. 많은 사람들이 중지를 모아 정확한 의사결정을 하기 어려운 조건이 됐다."

- 리버크루즈 사업을 문광부에서 추진하고 있다. 먼 훗날 이명박 정부도 4대강 사업에 대해 평가를 받을텐데, 개발위주의 사업이 4대강의 진짜 목표 아닐까.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은 역사에서 명백하게 평가를 받을 것이다. 4대강 사업이 끝나면 물이 많아지고 수심이 깊어지니까 서울 한강 비슷한 상황이 될 것이다. 낙동강은 더 깊고 항상 물이 차 있는 상황이 되는데 그렇게 깊은 수심을 이용한 각종 사업들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대도시 주변은 부동산 개발이나 레저타운 같은 개발이 있을 수 있다. 지역입장에서는 숙원사업을 시행시키는 사업일 수 있다. 일종의 개발이니 좋아하는 분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 물이 많아지면 기후변화에도 영향을 주지 않겠나.
"기후까지는 모르겠지만 안개일수가 증가하는 문제는 있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말하고 있다."

"이 정도 프로그램도 방송 못하는 상황이라면 언론자유는 없다"

김재철 MBC 사장이 'PD수첩-4대강 수심 6m의 비밀' 편을 결방시킨 가운데 18일 오전 여의도 MBC 사옥 현관 앞에서 김 사장(오른쪽)이 출근을 하자 MBC 조합원들이 불방사태에 항의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재철 MBC 사장이 'PD수첩-4대강 수심 6m의 비밀' 편을 결방시킨 가운데 18일 오전 여의도 MBC 사옥 현관 앞에서 김 사장(오른쪽)이 출근을 하자 MBC 조합원들이 불방사태에 항의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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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는 이명박 정부 초기부터 정권과 대척점에 서 있다. '광우병 보도' 때부터 지금까지. 이명박 정부 입장에서 보자면 <PD수첩>은 빼내고 싶은 못 같은 게 아닌가 싶다. 뉴라이트 계열의 방문진 이사회도 늘 이 점을 지적하면서 단체협약상 '국장 책임제'를 문제 삼았다. 정부의 간섭과 통제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는데.
"정확한 목표가 거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정부는 4대강 사업에 대한 방송프로그램을 내보내지 않는 게 가장 큰 관심사이겠으나, 좀 더 멀리 보고 기획하는 사람들은 경영진의 스크린을 통해서만 <PD수첩>이나 MBC의 특정 프로그램이 방영되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데 더 큰 관심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정부 비판을 하는 프로그램이 현저하게 줄어들게 돼 있다. 그들 입장에서는 편안해지는 상황이 될 것이다."

- <PD수첩>이라는 상징성 있는 프로그램이 제 역할을 하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정도의 정부비판 프로그램도 방송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언론자유는 없다고 봐야한다. 자유가 없으면 자유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과거에는 이를 위해 굉장히 많이 싸웠다. 내가 방송인으로서 방송하는 것이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고, 올바른 길이냐 아니면 방송을 그만두고 거리로 나가서 시민들에게 외치는 것이 나은 길이냐 고민하게 된다.

MBC에 공정방송 시스템이 갖춰지기 전에는 그런 싸움이 많았다. 특정 권력의 입김에 의해 프로그램이 스크린 되고. 그럴 때는 방송을 하기보다는 밖으로 나가 이야기하는 것이 났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걸 극복해 여기까지 왔고 이제는 MBC PD가 길에 나가 데모하는 것보다 방송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지만 이번 사태는 그런 점을 되돌려 놓지 않을까 생각한다."

- 이번 프로그램이 끝내 방영될 수 있다고 보나.
"경영진과 사장이 하는 말을 보면 방송은 당연히 돼야 한다. 혹시 사실관계에 의문이 있는 방송이 됐을 때 회사가 가지는 부담이 있어서 그런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현재 방송프로그램은 제작진의 손을 떠나 주조정실에 가 있다. 사장이 보자고 하면 볼 수 있는 상황이다. 방송을 안 내보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면 방송은 나가게 될 것이다. 아직까지는 사장의 말을 믿고 싶다."


- 사장의 직권으로 방송을 안 내보낼 수도 있나.

"방송이든 신문이든 모든 언론은 편집권 독립이라는 것이 있어서 경영이 편집에 관여하지 못하는 원칙이 있다. 오랫동안 언론이 만들어온 철칙이다. 돈을 가진 재벌, 정권이 특정방송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면 경영진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권력 앞에 약해진 경영자가 권한을 앞세워 편집권을 침해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편집권 독립의 원칙이 강조됐다. 이를 위해 편집국장을 직선으로 뽑기도 하지 않나.

그러나 다른 매체에서는 이런 독립성이 '오소독스'하게(교과서적으로) 지켜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MBC는 제도와 실상이 거의 매치되는 경우다. 사장이 시사를 하고 방송을 결정하는 상황은 전혀 없었다. 그런 부분이 송두리째 뒤엎어지는 것이다. 이번 사태로 교훈을 얻고 잘 지나가면 좋겠지만 만약 시스템이 바뀌어서 사장이 보여달라고 하면 보여줘야 하는 식이 되면 MBC가 공영방송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진다. 우리 사회는 MBC라는 중요한 매체를 잃게 되는 것이다."

- 보수언론의 보도태도를 보면 경영진을 마치 피해자처럼 그린다. 사장이 한번 보자고 하는데 안 보여준다는 식으로. 이것은 경영진의 정중한 요청에 제작진이 과도하게 거부하는 것으로 비치기도 한다.
"대꾸할 가치도 없는 말이다. 제작진이 일체 검증을 안 받고 '내가 방송을 낸다면 내는 거야'라는 식이 아니다. 철저한 검증절차를 통해 다 검증한 것이다. 이번 프로그램도 담당국장이 시사를 하며 다 검토했고 팀장도 시사 검토를 했고 방송이 나갈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변호사 자문을 구했다. 또 심의실을 통해 공정보도 원칙에 대한 검증절차도 밟았다. 이런 식으로 일정한 절차가 완료된 상황이었다. 게다가 평소에는 없었던 사법부 심판도 받았다. 우리 맘대로 방송프로그램을 만들고 그런 상황이 아니다. 그것을 그렇게 이야기하면 말이 안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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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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