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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칠 줄 모르는 폭염에 모두들 산이나 바다를 찾아 서울을 떠나는 때에 거꾸로 짐을 바리바리 싸들고 서울로 찾아든 무리가 있다. 그들의 손에 작은 것부터 큼지막한 것까지 소중히 들린 악기로 보아 음악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들이 서울역, 고속버스터미널 등에 내려 다시 전철과 버스를 번갈아 타서 겨우 도착한 곳은 서초동 국립국악원. 낯선 그곳에서 다시 묻기를 여러 번 반복해서 최종 목적지에 도착해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그렇게 하나둘 모여들더니 모두 서른다섯 명이 됐다. 한 곳에 모이기는 했지만 그들끼리도 낯설다. 이 서른다섯 명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이사장 이아래 진흥재단)이 주관하는 여름철 특별 국악마스터클래스인 전국 예술계고교 국악전공생 심화교육에 참가하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고등학교 학생들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학생들에 비해서는 교육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지역 학생들을 위한 실기 집중 학습과정이다.

 국악전공생 심화교육
 국악전공생 심화교육
ⓒ 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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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간의 심화교육 동안 학생들은 진흥재단이 마련한 숙소에서 함께 훈련소를 방불케 하는 빡빡한 수업일정을 소화하게 된다. 또한 국악마스터클래스인 만큼 이들을 지도할 강사진은 물론 국악 최고의 명인들이 여름휴가도 반납하고 대기 중이다. 악기별로 그룹 클래스와 일대일 레슨 등으로 학생들은 국악 최고명인들로부터 흔치 않은 개인지도를 받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교육은 백년을 내다보는 계획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장기간의 목적도 그렇거니와 지역적 안배도 마찬가지로 중요한 일이다. 또한 예술계 고교와 인문계 고교를 나누는 일도 없어야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완벽한 일이 좀처럼 없듯이 이번 심화교육은 사업 제목에 나온 것처럼 예술계고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로 국한했다. 예산 때문이다. 진흥재단은 내년부터는 인문계학생들까지도 대상을 넓히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고 하지만 그것의 칼자루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쥔 바, 정부의 좀 더 세심한 관심이 요구된다.

 국악전공생 심화교육 개강식
 국악전공생 심화교육 개강식
ⓒ 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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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두 번째 열리는 심화교육은 놀랍게도 첫 회부터 큰 성과를 거두었다. 작년 심화교육에 참가했던 송찬양(광주예고, 해금전공) 학생이 2010년 동아콩쿨에서 학생부 금상을 수상한 성과를 올렸다. 물론 단지 열흘간의 교육이 이 학생의 실력을 결정지은 것은 아니겠지만 중요한 계기와 경험을 주었던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이 학생을 지도했던 양경숙 서울대교수는 "국악을 공부하는 학생이라면 정악과 민속악 모두를 접하고 공부해야 하는데, 지역의 경우 정악을 접할 기회가 적어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어려움이 크다. 심화교육이 이런 부족함을 채울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라고 평가했다.

진흥재단의 두 번째 심화교육은 7월 31일 토요일 간단한 입소식을 치르고 곧바로 기량테스트를 거쳐 곧바로 수업에 들어갔다. 학생들은 명인들로부터 직접 지도는 물론이고 비교적 젊은 국악스타들과의 대담시간도 가져 가까운 미래에 대한 현장감 넘치는 조언도 얻게 된다. 더운 여름 휴가를 마다하고 비지땀을 흘리는 이들 젊은 동량들에게서 국악의 미래가 활짝 열리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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