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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이 '4대강 사업 중단' 등을 요구하며 낙동강 함안보(18공구) 공사장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닷새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창녕경찰서가 국토해양부 산하 부산지방국토관리청과 한국수자원공사 측으로부터 경찰대원 위문금을 받아 집행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을 빚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고공농성 닷새째인 26일 오전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이환문(42) 진주환경연합 사무국장과 최수영(40) 부산환경연합 사무처장이 피켓에 글을 써서 보여주면서 알려졌다.

 

 

두 활동가는 타워크레인 꼭대기에 올라가 피켓을 들어보였다는데,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었다.

 

"환경운동연합 함안보 타워크레인 고공농성 5일째. 4대강공사중지, 들어라 민심. <현장소식> 급보:7월 23일(토) 창녕경찰서장 업체 관계자로부터 '돈봉투' 수수. 긴급대응 요망."

 

확인 결과, 지난 23일 이연태 창녕경찰서장이 국토해양부 산하 부산지방국토관리청과 한국수자원공사 측으로부터 봉투를 받았던 것이다. 한국수자원공사와 창녕경찰서 관계자는 경찰 대원 위문금으로 돈봉투를 건네고 받았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최철국 민주당 의원(김해을)은 함안보 현장을 방문해 홍보관(전망대)에서 이연태 서장,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와 간담회를 진행했다. 민주당 경남도당에 따르면, 이날 이 서장은 물과 휴대전화 충전기(배터리)를 고공농성자들한테 지원하기로 최 의원과 약속했다.

 

그런데 이후 경찰은 물만 지원하고, 휴대전화 배터리는 지원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가물막이 구조물 위에서 타워크레인까지 육성으로 말을 해도 들리기에 휴대전화 통화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창녕경찰서 관계자는 "고공농성 사태가 벌어진 뒤 경찰병력이 현장에 배치되었다"며 "대원들이 야간근무도 서고 해서, 위문 차원에서 한국수자원공사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서 봉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원들이 밤에도 지키고 있어 빵과 우유를 사주었으면 한다고 해서 전달한 봉투였다"면서 "경찰서에서는 그대로 집행했다"고 말했다.

 

"고공농성사태를 빨리 진압해 달라는 부탁 차원이냐"는 질문에 그는 "그런 차원은 아니다, 대원들이 밤에도 고생하기에 위문 차원에 전달한 것 뿐"이라며 "액수가 얼마였는지는 잘 모르겠다, 당시 받은 봉투 그대로 빵과 우유 등을 사서 대원들에게 지급했다"고 밝혔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경찰 대원 위문 차원에 전달한 것이지 다른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4대강 사업을 발주한 국토해양부와 한국수자원공사가 고공농성 현장에서 경찰에 '돈봉투'를 전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낙동강국민연대 측은 '발끈'하고 나섰다.

 

낙동강국민연대 소속 임희자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사무국장은 "결국은 경찰이 이해 당사자한테 돈을 받았다는 말이다"라며 "또 다른 이해 당사자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생명을 담보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마당에 경찰이 돈봉투를 받았다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대원들을 위해 빵과 우유 등 위문품이 필요했다면 경찰 예산으로 집행해야 한다"면서 "논의를 해서 일단 경찰에 항의방문을 가고 항의서한도 전달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경찰이 고공농성자들한테 휴대전화 배터리를 전달하기로 최철국 의원과 약속해놓고 아직까지 지키지 않고 있는데, 돈봉투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따져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그:#국토해양부, #한국수자원공사, #4대강정비사업, #낙동강, #함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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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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