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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넘어진 학생에게 발길질을 하는 오아무개 교사.
 넘어진 학생에게 발길질을 하는 오아무개 교사.
ⓒ 평등학부모회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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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모초등학교 교사의 체벌 동영상을 접한 대다수 학부모들의 근심이 심각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체벌에 대한 금지와 폭력 교사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서울교육청은 20일 체벌 전면 금지 정책을 전격적으로 내놓았다.

그러나 이같은 체벌 금지 정책에 대한 반론이 만만치 않다. 심지어 인천 교육청은 서울 교육청의 금지 정책과 달리 '체벌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내놓는가 하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교육과학기술부 역시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교총은 "체벌 금지가 교사들을 교육적 방관자로 머물러 있으라고 유도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교과부는 "체벌 금지는 초중등교육법과 충돌하고 학교규칙 제정에 상당부분 자율권을 가진 교장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법리적 해석까지 내놓았다. 이쯤 되면 체벌 금지 정책을 내린 서울교육청이 대단히 큰 잘못을 한 것처럼 비춰지기도 한다.

이걸 체벌이라고 하나? 구타라고 해야 하나?

80년대 초반에 중학교를 다녔다. 중학교 1학년. 당시 담임 선생님은 30대 초반의 미혼이었는데 체육 담당 선생님답게 체구가 당당했다. 그리고 키가 140센티미터도 되지 않은 우리반 아이들은 매일 같이 체벌에 시달렸다.

선생님은 숙제를 하지 않은 아이들은 물론이고 자기 책상 주변에 종이 쪼가리 하나 떨어져있다는 이유만으로도, 그도 아니면 종례시간에 들어서는데 서 있었다는 이유만으로도 무지막지하게 두들겨 팼다. 그 당시 선생님이 사용한 무기는 박달나무로 만든 하키 스틱이었다. 학교에서 육성한 체육부가 하키부여서 하키 스틱이 늘 체육실에 비치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한 대 맞으면 그 여린 엉덩이가 크게 출렁거렸고 두 대를 맞으면 감각이 없어졌다. 그렇게 우리들은 매일 같이 맞았고 하루 하루를 공포감과 두려움으로 보냈다. 나는 지금도 궁금하다. 불과 14살의 어린 아이에 불과한 우리들을 선생님은 정말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때렸을까? 정말 우리를 사랑해서 그렇게 한 것일까.

 영화 <투사부일체>의 한 장면. 니코틴 측정기보다 체벌측정기를 먼저 도입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체벌하는 교사. 영화 <투사부일체>의 한 장면.
ⓒ (주)시네마 제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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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정말이지 많고 많은 체벌의 기억이 있다. 1교시도 시작하지 않은 조회 시간, 선생님은 칠판 아래 책상을 놓으라고 한 후 반 아이 모두에게 차례로 올라가라고 했다. 대걸레 자루를 발로 내질러 분지른 후, 담임 선생님은 마구 때렸다. 그렇게 학급 학생 모두를 5대씩 때리자 우리 반 대걸레 자루 3개가 부러졌다. 이유는 없었다. 다만, 그 선생님 입에서 술 냄새가 났다는 것 외에.

그 후에도 선생님은 아침에 술냄새가 나면 종종 그렇게 이유 없이 때렸다. 그보다 더 심한 것은 소위 '양담배 사건'이었다. 미국의 통상압력으로 양담배가 수입 개방되었다. 그러자 당시 농민단체를 중심으로 양담배 소비반대 운동이 들불처럼 타올랐다. 그런데 마침 당시 과목 담당 선생님의 와이셔츠 주머니에 양담배가 비춰 보였다.

한 학생이 말했다. "선생님. 양담배 태우시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민망한지 처음엔 선생님이 웃으며 "뭘 그런 걸 말하냐"고 했다. 아이들이 따라 배시시 웃었다. 상황은 그 후에 돌변했다. 갑자기 지적한 학생을 나오라고 하더니 느닷없이 따귀를 올려붙이는 것이었다.

"공부도 못하는 XX가 어딜 건방지게... 내가 담배를 피우던 말던 네가 뭔데 참견이냐. 너 이 XX. 담배 피지? 그러니까 양담배인지 아닌지 알지."

등등등. 양담배를 지적한 학생은 처참하게 맞았고 피를 흘리면서 무너지고 말았다. 묻고 싶다. 이것이 체벌인지, 아니면 폭력인지. 그 선생님은 지금도 현직에서 교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체벌에 숨어있는 차별의 요소

 매질을 해도 공부하지 않는 아이들은 공부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고, 매질을 하지 않아도 공부할 아이들은 공부를 합니다. 결론적으로 매질은 필요 없습니다. (사진은 영화 <말죽거리잔혹사>의 체벌 모습.)
 매질을 해도 공부하지 않는 아이들은 공부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고, 매질을 하지 않아도 공부할 아이들은 공부를 합니다. 결론적으로 매질은 필요 없습니다. (사진은 영화 <말죽거리잔혹사>의 체벌 모습.)
ⓒ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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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교육은 체벌을 통해 만들어질 수 없다. 학생과 교사 사이에 정신적 교감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지는 체벌은 어른의 완력으로 이뤄지는 구타 행위일 뿐이다. 더구나 정신적 교감을 통해 이뤄지는 체벌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사제지간에 높은 신뢰감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런데 체벌을 고집하는 대부분의 교사들을 신뢰하는 학생이 얼마나 있을까.

오늘도 잘못하면 맞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을 가지고 등교하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더구나 체벌은 필연적으로 차별이 존재하게 되어 있다. 같은 잘못을 해도 맞는 아이가 따로 있고 같은 매를 맞아도 강도가 다르다고 주장하면 주관적일까.

다시 시간을 거슬러 초등학교 재학 당시의 일이다. 한 아이와 다투게 되었다. 상대방 아이가 아무런 이유 없이 실내화를 바꿔신는 나의 머리를 때렸기 때문이다. 이후 한 덩어리가 되어 흙바닥에서 엉켜있는 것을 선생님이 불러 세웠다.

나는 상대방 아이가 이유없이 머리를 때렸다고 일렀다. 하지만 상대방 아이는 정말이냐고 묻는 선생님의 질문에 우물쭈물 답도 못했다. 곧이어 처벌이 내려졌다. 선생님은 지나가는 아이가 들고가던 알루미늄 쟁반의 둥근 바닥면으로 상대방 아이 머리를 '쟁반 노래방'의 그것처럼 소리가 나도록 '가볍게' 한 대 때렸다. 그 다음 차례는 나였다. 그런데 어처구니없었다. 같은 처벌일 것이라 생각했던 기대와 달리 선생님은 쟁반을 세우더니 각으로 아무지게 한 대 때렸다.

어이가 없었다. 울었다. 아파서 운 것이 아니라 서러워서 울었다. 이유는 하나밖에 떠 오르지 않았다. 그 아이 아버지가 큰 태권도 도장을 운영하면서 우리 학교 학부모회 회장을 하고 있다는 사실 외에 내가 당한 차별을 더 설명할 길이 없었다. 그 서럽던 기억은 삼십 년이 지나가는 지금까지도 아물지 않는 상처 딱지다.

학생은 실수할 권리가 있다

결론적으로 체벌은 없어져야 한다. 체벌은 군대의 얼차려처럼, 자백을 요구하기 위한 경찰의 고문처럼 없어져야 할 야만적인 문화일 뿐이다. 그렇다면 무엇으로 아이들을 통제할 수 있냐고 되묻는다면 필자는 원칙적인 답을 돌려줄 수밖에 없다. 학생은 실수할 권리가 있다. 그리고 어른은, 교사는 이러한 실수를 용서할 의무가 있다.

그렇기에 교육은 실수하는 아이를 다시 세우는 반복 행위이며 교사와 부모는 실수를 통해 거듭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무한 책임이 있을 뿐이다. 따라서 지금이 바로 체벌을 배제한 새로운 교육 방식을 고민하는 좋은 기회가 되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시기이다.

내 아이가 맞는 것은 안 되면서 일반적인 체벌은 필요하다는 이중적인 학부모의 자세를 이번 기회에 버려야 한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면 제각각 학부모인 교사들도 손쉬운 방식으로 아이들을 제압하는 체벌의 유혹을 끊고 아이들과 신뢰를 쌓기 위한 진지한 고민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꽃으로도 아이들을 때려서는 안 된다'는 향기나는 문구가 교육현장에서는 왜 안 된다고만 하는가? 서울 교육청의 체벌금지 정책이 반드시 추진되기를 기대해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민사회신문'에도 게재될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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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운동가, 재야인사 장준하 선생 의문사 및 친일 반민족행위자의 재산을 조사하는 조사관 역임, 98년 판문점 김훈 중위 의문사 등 군 사망자의 명예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저서- 중정이 기록한 장준하(오마...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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