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일단 알아야 합니다. 알아야 예방도 되고, 극복도 가능합니다. 이에 저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아동 성범죄 가해자들의 특성을 분석하고, 이를 종합정리하고자 합니다. 이 글을 통해 아동 성범죄자의 특징을 낱낱이 파악하시어 내 자녀와 이 땅의 모든 아이들의 삶을 지켜나갈 수 있기 바랍니다. 참고로, 이 기사에서 인용된 수치는 2003년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연구자료에 의거한 것입니다.

1. 아동 성범죄는 전문화경향 높아

아동 성폭력 가해자 집단은 생각보다 전과자 비율이 낮습니다. 그러나 다른 성폭력 가해자 집단보다 동종 전과가 많습니다. 동전전과가 있는 사람이 5.6%이고, 동종·이종 전과를 모두 가진 사람이 21.2%입니다.

총 26.8%가 이전에도 성폭력 범죄로 형사처벌을 받은 적이 있다는 것이지요. 이는 청소년 대상 성폭력 범죄자의 동종전과 비율이 13.6%인걸 고려하면 매우 높은 수치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동 성범죄자는 전문화가 가장 많이 이루어지므로 철저한 재범방지대책이 필요합니다.

2. 놀이나 거짓말 등을 유인 수단으로 이용

성인 대상 성폭력의 경우는 신체적 폭력 사용이 많습니다. 무려 60%가 맞거나 흉기에 상처를 입은 것으로 나옵니다. 그러나 아동 성폭력은 19% 정도가 신체적 폭력과 흉기가 사용되었고, 대부분은 모두 놀이나 거짓말 등의 유인수단이 이용됐습니다(유인수단과 범행수단은 다릅니다. 범행수단의 경우 강제력·협박이 75%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런 방식으로 아동을 유인하는 것은 40대 이상이 가장 많고, 거짓말이나 돈, 먹을 것 등이 순서대로 이용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제가 앞서 <오마이뉴스>에 쓴 '왜 아이들은 모르는 사람을 따라갈까' 기사에서 제시했듯이, 아이들은 모르는 사람도 10분만 친절하게 해주면 아는 사람으로 여깁니다. 또한 어른은 모두 좋은 사람이라는 막연한 신뢰를 갖고 있습니다.

3. 시간·장소 상관없이 범행

아동 성폭력 발생은 옥내에서 비교적 많이 일어납니다(옥내 56.9%, 옥외 43.1%). 하지만 아동 성폭력이 성인 대상이나 청소년 대상과 다른 것은 옥외에서 역시 많이 일어난다는 것 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가해자가 청소년이냐 성인이냐에 따라 다른데, 결론부터 보자면 가해자가 청소년일 때는 옥외에서(54.2%), 성인일 때는 옥내에서 발생하는 비율이 높습니다(60.9%). 즉, 정리해보자면 사실상 옥내·옥외를 안가리고 일어난다는 것이지요.

아동 성폭력이 발생하는 시간은 성인이 새벽이나 밤에 주로 피해를 입는 것과 달리 낮과 오후 시간대에 가장 많습니다. 구체적으로 낮 12시부터 오후 6시경까지가 43.5%로 가장 높고, 저녁 시간대가 28.4% 입니다.

이는 아동의 학교나 학원 스케쥴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이 때 가해자가 청소년이면 오후에 피해가 발생할 확률이 높고, 성인이면 저녁에 발생할 확률이 높은 것입니다.

4. 아동 강제추행비율 성인 대상보다 30% 높아

요즘 보도되는 것과 달리 사실 아동 성폭력은 강간과 강제추행이 거의 비슷한 비율로 높습니다. 이는 성인과 청소년 대상의 경우와 상당히 다른 것인데요.

성인과 청소년 대상인 경우 강간 비율이 60%에 이르는데 강제추행은 10% 이내 입니다. 하지만 아동의 경우는 강간 비율이 46.5%이고, 강제추행이 44.3%로 성인대상 강제추행 비율보다 30%가량 높습니다.

이는 가해자의 목표점이 다르기 때문인데요. 성인을 대상으로 할 때는 강간이 주 목적인데 반해 의사표현력이 부족한 아이를 대상으로 하는 성폭력의 경우에는 강제추행도 범죄자의 목적이 될 수 있다는 것 입니다.

이러한 아동 성범죄자들의 특징은 일상의 광범위한 영역에서 일어나는 추행의 문제까지 고려해야 함을 보여주는 것이라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5. 아동 성폭력은 계획적인 범죄이다

무엇보다 이 점이 매우 중요합니다. 흔히 아동 성범죄자들이 성충동을 조절하지 못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자꾸 성충동 제어에만 여러 대책이 집중되는 것입니다. 예상과는 달리 아동 성범죄자들은 계획적인 범행을 합니다.

그동안 일어난 아동 성폭력 사건이 보여주는 것 처럼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가해자(68.5%)나 청소년 가해자(65.1%) 모두 치밀하게 계획된 범행을 했습니다. 피해자의 동선을 미리 파악하는 등 준비된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들 가해자들 중 76.4%가 비음주 상태였습니다. 즉, 이들이 얼마나 계획적인 범행을 했는지 유추해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아동 성범죄자의 특징은 성인이나 청소년 대상 가해자와 달리 '높은 연령과 낮은 학력 수준'으로 정리됩니다(여기서는 자세히 다루지 않았으나 이들의 학력은 성인이나 청소년 대상 가해자 집단과 비교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여줍니다-고졸 및 중퇴 이상자43%, 나머지는 그 이하).

또한 성범죄자들은 반복적으로 자신의 분노와 폭력성 등을 표출하기 위해 장소를 가리지 않고, 강간과 강제추행 등의 방법을 동원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다시 한번 강조하는바 이들의 성충동 억제만을 강조하는 건 한계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아동 성범죄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차원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즉, 아동 성범죄자의 치료와 교육, 출소 후 관리 등이 골고루 준비돼야 합니다. 특별히 이들의 범행이 계획적이고, 의식적이란 점은 우리의 접근이 매우 치밀해야 함을 보여줍니다.

부모는 아이들에게 가정에서 철저한 예방 교육을 시켜야합니다. 국가차원에서는 아동인권 그리고 지역사회와의 연계 구축, 국민의식 재고, 가해자 치료 및 교정, (범죄자) 기소율 높이기 등과 같은 근본적 접근을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필자의 블로그 [라이프]하늘바람몰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아동 성폭력, #아동 성범죄자, #아동 성학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