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월드컵 경기에서 지금까지 세인의 주목을 가장 많이 받은 팀은 프랑스 축구팀이다. 이들의 경기 스코어가 좋아서가 아니라 축구팀 내에서 벌어진 감독과 선수들과의 불화, 선수 퇴출, 이에 항의하기 위한 선수들의 훈련 거부 등 스포츠계에선 드문 이야기 거리를  전 세계 언론에 제공했기 때문이다.

결국 주최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 1대 2로 패배함으로써 짐 싸들고 떠난 프랑스 축구 선수팀의 이번 월드컵 참가는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지기 시작했다.

반칙으로 본선 진출, 창녀 스캔들, 호화호텔 논란까지

작년 11월 프랑스는 아일랜드를 꺾으면서 월드컵 본선 진출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프랑스의 골은 티에리 앙리의 핸들링 반칙으로 이루어졌다. 억울하게 진 아일랜드가 새로 경기를 하자고 주장하고 프랑스팀에서도 잘못을 인정해 다시 게임을 하는데 동의한다고 했으나 이미 이루어진 판정을 번복하지 못하게 되어있는 축구 룰에 따라 프랑스가 월드컵 본선에 나가게 되었다.

지난 4월에는 현재 18세의 한 젊은 여성이 미성년일 시절에 프랑스 축구팀의 3명의 선수와 돈을 매개로 성관계를 가진 바 있다고 밝혀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이 여성이 밝힌 선수는 시드니 고부, 프랭크 리베리, 카림 벤제마이다.

또 6월 4일 레위니옹 섬에서 열린 중국과의 친선게임에서 프랑스는 0:1로 패했고 월드컵 첫 경기인 우루과이와의 경기에서 0:0으로 골 한 번 내지 못하고 경기를 끝냈다. 이유는 이날 경기에서 도메네크 감독이 실력이 좋은 말루다 대신에 고부를 경기에 내보냈기 때문이고 그룹 내에서 따돌림을 받고 있는 요안 구르퀴프에게 리베리나 아넬카가 골을 패스하지 않는 등의 경기를 벌였기 때문이라는 후담이다.

한편 라마 야드 스포츠 담당 국가 비서는 프랑스 축구선수들이 호화 호텔에 묵고 있는 사실을 비판했다. 프랑스 선수팀은 이 비판을 곱지 않게 받아들였고, 특히 에리크 아비달 선수는 라마 야드에게 심한 언동을 퍼부었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라마 야드 본인은 선수들보다 더 고급 호텔에 투숙했다는 점이다. 이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자 많은 프랑스인들이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고 난처해진 라마 야드는 호텔 선정은 자신이 한 것이 아니라 프랑스 현지 대사관에서 한 것이며, 호텔에 도착해서 변경을 하려 했으나 이미 호텔비가 지불된 관계로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을 늘어놓았다.

감독에게 욕설 퍼부은 아넬카의 퇴출

 프랑스 대표팀의 니콜라스 아넬카 퇴출을 알리는 남아공월드컵 공식 홈페이지

프랑스 대표팀의 니콜라스 아넬카 퇴출을 알리는 남아공월드컵 공식 홈페이지 ⓒ FIFA


본선 조별 리그 두번째인 멕시코와의 경기 전반부를 0대0으로 마친 프랑스 팀은 하프 타임에서 니콜라 아넬카가 도메네크 감독에게 심한 욕설을 퍼붓는 사태가 발생한다. 도메네크 감독은 즉시 아넬카의 경기 중지를 선언하고 프랑스는 후반에서 0대2로 패한다. 감독과 선수와의 설전은 언론에 누설되어 프랑스 언론의 1면을 차지하게 된다. 결국 이 사건으로 아넬카는 선수단에서 제외되어진다.

프랑스축구협회(FFF) 회장 장-피에르 에스칼렛트와 파트리스 에브라 주장이 언론에 상황을 설명했으나 이들의 설명이 서로 상반되는 등 일치하지 않아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한 상황을 알 수 없고 대신 선수팀 내에 커다란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에브라는 선수들 중의 누군가가 이 사실을 언론에 고자질한 자가 있다며 배신자를 찾아야 한다고 나섰는데 탈의실에서 이루어진 일이 언론의 귀에까지 들어갈 필요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튿날, 도메네크 감독이 TF1 축구방송인 Telefoot에 초대되어 상황 설명을 하는 동안에 리베리도 역시 TV에 나와 자신은 사실을 누설한 배신자가 아니라고 눈물을 흘리며 설명했고 동료 선수 구르퀴프와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덧붙이면서 프랑스인들에게 죄송하다고 공개사과를 하였다.

리베리의 참회 발언으로 문제가 잠잠해졌는가 했더니 공개훈련을 몇 분 남기고 선수들이 아넬카의 퇴출에 항의하는 이유로 공개훈련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파업' 선언한 프랑스 선수들 "감독, 버스타지 마!"

급기야 윌리암 갈라스, 에리크 아비달, 플로랑 말루다 등을 주축으로 한 프랑스 선수팀이 이제는 훈련을 못하겠다고 배짱 부리며 나옴으로써 월드컵에 참가한 전 세계 언론의 이목을 끌게 된다. 국가 망신을 시키는 이들을 더 바라볼 수 없게 된 장-루이 발랑탱 프랑스 선수단 단장이 퇴임을 밝힘으로써 기자들의 눈을 다시 둥그렇게 만든다.

공보관의 반대에도 도메네크 감독은 선수들이 작성한 성명서를 언론 앞에서 읽는다. 선수들은 이 성명서에서 자신들의 입장을 표명했는데 결국 이런 방식으로 선수들은 도메네크 감독을 언론 앞에서 모욕하였다.

결국 감독과 선수들과의 권력싸움에서 이긴 선수들은 도메네크 감독이 자기들이 탄 버스에 타지 못하게 하였다. 도메네크 감독은 다른 방법으로 호텔에 갈 수밖에 없게 된 어처구니 없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퇴출된 아넬카는 런던으로 떠났고 그를 모델로 쓰고 있는 패스트푸드 기업 Quick은 스캔들이 커지자 아넬카가 등장한 모든 광고판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남아공과의 경기를 하루 앞두고 도메네크 감독은 기자회견을 가졌는데 아넬카의 퇴출 처분에 절대 후회가 없으며 이에 항의하는 선수들의 단체 행동은 "바보 같은 짓이며 탈선"이라고 말했다.

점점 심한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는 프랑스 선수들을 구하기 위해 사르코지 대통령은 바슐로 체육장관을 현지로 파견했다. 바슐로 장관은 남아공과의 경기를 하루 앞둔 21일 월요일 선수들을 모아놓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당신들의 행동으로 당신들은 이제 더 이상 우리 어린이들의 영웅이 되지 못할 것이다. 그 어린 아이들의 꿈을 여러분들이 짓밟고 있는 중이고 프랑스 이미지를 흐려놓고 있는 중이다." 이 소리에 일부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고 일부는 눈물을 흘렸다.

결국 남아공과의 경기에서 패함으로써 아웃된 프랑스

이런 파란만장을 거친 프랑스 팀은 결국 별로 강하지 않은 남아공과의 경기에서 1-2로 패함으로써 16강에 진출하지 못하고 월드컵을 떠나게 된다.

선수들은 24일 오전 11시 반에 프랑스에 도착할 것으로 보이는데 티에리 앙리는 오후에 사르코지 대통령을 만날 예정에 있다. 이들은 이번 월드컵 참패로 스폰서들이 제공할 예정으로 되어있던 5백만 유로의 보너스를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모든 게 끝난 게 아니다. 월드컵에 패한 선수들은 이제는 언론에 발설할 수 있다고 시사함으로써 언론을 긴장시키고 있고 이제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었던 사르코지 대통령은 10월에 '프랑스 축구 미래를 위한 삼부회'를 소집하겠다고 발표했다.

도메네크 감독은 이번 월드컵을 마지막으로 퇴임하고 후임으로 전직 선수 출신인 로랑 블랑이 이미 결정된 바 있다.

프랑스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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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 자유기고가, 시네아스트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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