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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보면 바다에 그대로 매장하는 방법 '수장(水葬)'이 지구상에서 가장 간단하면서도 자연에 순응하는 장법(葬法)이 아닐까? 수장은 매장과 더불어 가장 오래된 시신 처리방법이며 내륙지방에서도 강이나 호수 등에서 널리 행해져 온 방법이다.

 

우리나라에도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동 해안가의 수중묘와 문무대왕 수중릉 등을 보아 옛날부터 각 해안 마을이나 섬에서는 수장을 행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물론 현재도 수장을 할 수 있다. 선원법 제17조에 '선장은 선박의 항해 중 선박 안에 있는 자가 사망한 때에는 국토해양부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수장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Full Body Burials at Sea' 는 시신을 바다속에 매장하는 것으로 미 환경보호국(EPA) 규정에 따라 실시된다. EPA규정에 수장은 자국의 육지로부터 3해리 이상, 외국으로부터는 12해리 이상 떨어진 곳에서 실시할 수 있으며, 바닷속 600피트 아래 매장하라고 나와있다.

 

물론 화장한 유골을 곱게 갈아 산골하는 경우가 더 많지만 해군 등 바다와 관계된 직업을 가졌거나 화장 반대론자, 환경주의자 등의 특별한 유언에 따라 바다에 직접 매장하는 경우도 상당수 있는 모양이다.

 

바다에 매장할 때는 분해가 용이한 전용관이나 수의를 사용하게 되는데, 최근엔 특화되어 상품화된 종류가 나와 좀더 존엄하고 세련된 바다 매장이 가능하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미국의 Atlantic Sea Burial Shroud®는 바다에서 생분해되는 소재로 만들었고 독특한 디자인과 기능성을 갖추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바닷속에 가라앉히기 위한 37.5파운드짜리 대포알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 대포알이 사용되는 이유는 1800년대부터 실시해 온 바다매장의 '전통'때문이라고.

 

장사 시설에 대한 지역 이기주의, 화장장과 묘지 문제 그리고 가장 중요한 '환경문제' 등으로 사면초가에 내몰린 우리의 장사정책에 깊이 생각해 볼 만한 형태가 아닐까? 3면이 바다인 천혜의 자연조건을 가진 우리가 가장 간단히 자연에 순응하는 장법으로.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퓨너럴 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수장, #水葬, #장례, #바다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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