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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식경제부가 16개 시도교육청을 거쳐 전국 초중고에 보낸 지침.
 지식경제부가 16개 시도교육청을 거쳐 전국 초중고에 보낸 지침.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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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불볕더위에도 학교 에어컨이 가동되지 않아 학생들이 찜통 교실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 7~11일. 낮 최고기온이 31~34도였는데도 전국 상당수 초중고는 교실 에어컨을 켜지 못했다. 일례로 서울A초 5층 교실은 "30여 명의 학생들 체온이 더해져 교실이 찜통인데도 중앙 전기차단장치 때문에 에어컨을 켤 수 없었다"고 이 학교 교사들은 하소연했다.

찜통 교실에 '잠자고 있는 에어컨'

이 같은 사정은 다른 학교들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트위터'에서는 '잠자고 있는 에어컨' 문제가 입길에 오르기도 했다. "창문을 열어도 더운 바람만 분다. 무더위에 아이들의 눈이 넘어간다"와 같은 불평이 쏟아졌다.

이처럼 이른 불볕 더위에도 학교가 에어컨을 켤 수 없는 것은 지식경제부(아래 지경부) 지침 때문이다. 14일 교과부는 "올해 초 지경부가 28도 이상일 때만 에어컨을 켜고, 냉방 일수도 42일을 넘지 못하게 하는 지침을 교과부를 거치지 않고 시도교육청에 직접 내렸다"고 밝혔다.

지경부가 만든 '공공기관 에너지 10% 절약을 위한 실행지침'을 보면 에너지 절약 기준을 강화해 '전년 대비 올해 실내온도를 냉방 27도→28도, 난방 19도→18도로 조정했고 냉난방일수도 난방 90일→72일, 냉방 60일→42일로 축소'했다. 이에 따라 냉난방 온도는 각각 1도씩 상·하향 조정됐고 냉난방 일수도 각각 18일씩 줄어든 것.

 서울의 한 지역교육청이 이 지역 초중학교에 보낸 공문.
 서울의 한 지역교육청이 이 지역 초중학교에 보낸 공문.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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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지침에 따라 서울의 한 지역교육청은 일선 학교에 보낸 공문(3월 22일자)에서 "정부는 에너지절약 솔선수범을 위해 2010년 공공기관 에너지 절감목표를 10%로 설정하고 실행지침을 송부했다"면서 "교과부에서 공공기관에너지이용합리화추진지침과 세부실행지침 등의 이행여부를 불시 점검할 계획이니 기관평가 등에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협조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교육청은 '월별 에너지 사용량 실적'도 보고하도록 했다.

이 지침으로 일부 초중고는 냉방일을 42일 이상 넘기지 않기 위해 불볕 더위에도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은 것. 여름방학 중 보충수업을 진행하는 중고교의 경우 에어컨이 잠자는 날은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엄민용 전교조 대변인은 "날짜를 정해놓고 그 이상 에어컨을 켜지 말라고 강요하는 게 과연 학교자율화를 내세운 정부와 교과부가 할 행동이냐"고 비판했다. 장은숙 참교육학부모회 회장도 "일반 공무원에게 적용해야 할 지침을 학교까지 확대 적용해 학생들이 땀을 흘리면서 학습하도록 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항의 받은 교과부 "정부 차원 지침이라..."

이와 관련 교과부도 대학 등에서 항의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대학들이 항의해 난리가 났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교과부 중견 관리는 "정부 차원에서 내린 지침이라 학교에서만 융통성 있게 적용하라고 말하는 게 쉽지 않다. 학교에서는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하는 데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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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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