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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열 기념관 외부 모습 흰색건물의 이한열 기념관 모습이다. 비교적 작게 이한열 기념관이라고 써있다.
▲ 이한열 기념관 외부 모습 흰색건물의 이한열 기념관 모습이다. 비교적 작게 이한열 기념관이라고 써있다.
ⓒ 장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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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5명 정도 다녀가요."

신촌에는 서강대, 이대, 연세대, 홍익대 이렇게 4개 대학이 있다. 다른 곳에 비하면 비교적 많은 대학생이 있는 것이다. 이들 중 맛집이나 물 좋은 클럽을 줄줄 외고 다니는 사람들은 많겠지만 신촌에 '이한열 기념관'이 있는 것을 알고 있는 대학생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정확한 통계치는 없지만 아마도 이곳을 아는 초등학생 수가 대학생 수보다 많을 것이다. 이한열 기념관 간사인 이은영(39)씨는 초등학생들의 민주주의 체험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한 달에 방문객은 5명 정도라고 밝혔다.

지난 2일 있었던 지방선거에서 20대의 투표율이 높았다. 그날 대학생들은 '투표'라는 방식으로 민주주의를 실현했다. 그러나 1987년 6월 이한열 열사를 비롯한 수많은 대학생들은 다른 방식으로 민주주의를 쟁취했다. 그해 6월 9일 민주주의를 얻기 위한 과정에서 이한열 열사는 최루탄에 맞아 사경을 헤매다 숨졌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6월이 돌아왔고 그를 기념하는 곳을 찾아가 보았다.

'이한열 기념관'은 신촌 사거리에서 '그랜드 마트' 뒤편 골목길에 있다.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는 곳이라 주의깊게 보지 않으면 기념관을 그냥 지나치기 일쑤다. 신촌역 8번 출구로 나와 동교동 방면으로 걷다 다주쇼핑과 신촌한의원 쪽으로 들어온 뒤 두 번째 골목에서(백석골식당) 우회전하면 그 길 끝에 기념관이 있다.

한열이를 살려내라 이한열 기념관 안에 있는 전시물에 걸려있다. "한열이를 살려내라는!"라고 써있다.
▲ 한열이를 살려내라 이한열 기념관 안에 있는 전시물에 걸려있다. "한열이를 살려내라는!"라고 써있다.
ⓒ 장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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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열 기념관'은 2004년 12월에 완공이 돼 2005년 6월에 개관식을 했다. 개인 열사로서는 처음으로 만들어진 기념관이다. 아직 기념관이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이름으로 등록돼있어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보조금을 받기가 어렵지만, 앞으로 사단 법인으로 등록을 준비 중이다. 4층으로 이루어진 건물을 1층은 월세를 주고, 2층은 전세를 냈다. 이렇게 얻은 자금으로 지금까지 기념관을 운영을 해왔다.

학생의 편지 이한열 기념관 안의 전시물에 적혀 있는 편지. "아저씨에게 정말 캄사해요 ㅋ"라고 적혀 있다.
▲ 학생의 편지 이한열 기념관 안의 전시물에 적혀 있는 편지. "아저씨에게 정말 캄사해요 ㅋ"라고 적혀 있다.
ⓒ 장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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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점심시간을 조금 지난 시간에 찾아간 기념관에는 20명 정도의 초등학생들이 있었다. 학교 교육의 일환으로 '민주주의 현장 체험'을 하러 온 학생들이었다. '민주화운동 기념 사업회'에서 주최하는 이 프로그램은 한 학급당 30명 정도, 1년에 900명 정도의 학생이 이한열 기념관, 국회 또는 김대중 도서관을 체험할 수 있게 마련됐다.

프로그램에 참가 중인 김준태(월촌초, 6년)군은 "친구들과 함께와서 즐거워요"라고 말하며, 민주주의가 무엇이냐고 묻자 "모든 국민들이 정치에 참여해서 자신의 생각을 반영할 수 있는 것이요"라고 답했다. 함께 참여한 학부모 권태령(45)씨는 "아이들이 예전 독재시절 시위현장 같은 것을 접할 기회가 많이 없었는데 여기 와서 조금이라도 알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림그리는 아이들 월촌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이한열 기념관에서 민주주의 그림 그리기를 하고 있다.
▲ 그림그리는 아이들 월촌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이한열 기념관에서 민주주의 그림 그리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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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열 기념관이 만들어지고 6년 동안  이곳을 지켜온 사람은 이은영 간사(39)다. '이한열 추모사업회'의 면접을 거쳐 간사를 맡게 된 이씨는 "연세대 386운동권이었던 언니와 형부를 통해 열사를 알게 됐고,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한열과 그의 뜻을 알리기 위해 기념관 간사를 맡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 간사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는 취재를 하러오는 기자가 한 명도 없다"며 "노무현, 김대중 정부 때는 언제나 6월이 되면 이곳을 취재하기 위해 기자들이 왔었는데 이제는 없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 간사는 매년 6월이 되면 연세대에서 추모제가 열리고 기념관을 홍보하기 위해 많이 노력하지만 아직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이은영간사 이한열 기념관의 이은영 간사가 기념관과 카페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다.
▲ 이은영간사 이한열 기념관의 이은영 간사가 기념관과 카페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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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열 기념관이 있는 건물 1층에 카페를 열어 운영하고 있는 이 간사는 한 달에 겨우 5명 정도가 기념관을 찾는다며 "신촌지역에 대학교가 많지만 오히려 고등학생이나 지방 대학의 역사동아리 같은 곳에서 더 많이 찾아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거의 손님이 없는 카페가 좀 더 알려져서 수익금을 '이한열 열사 장학회'에 쓰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한열 열사 장학회'는 매년 회원들의 기부금으로 7명의 대학생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노무현前대통령 글 노무현 前 대통령이 이한열 열사에 대해 남긴 글.
▲ 노무현前대통령 글 노무현 前 대통령이 이한열 열사에 대해 남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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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간사는 "지금 대학생들이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기념관이 가까이 있어도 방문하지 못할 정도로 마음의 여유를 갖지 못하는 것 같다"고 보았다. 그는 이어 "기념관이 조금 더 활성화돼 열사의 정신이 위배되지 않는 선에서 주변 대학생들의 좋은 대화나 토론의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이한열 기념관 1층 카페에서는 커피와 차, 저녁에는 술도 판매한다.

다음은 이한열 기념관을 방문한 초등학생들이 말한 민주주의이다.

-민주주의는 편의점이다. 문을 닫으면 안 된다.
-민주주의는 양변기다. 없으면 너무 불편하다.

이한열 기념관 홈페이지 http://www.1987060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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