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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당선자가 3일 새벽 서울 서대문구 선거사무실에서 지지자들이 선물한 꽃다발을 받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당선자가 3일 새벽 서울 서대문구 선거사무실에서 지지자들이 선물한 꽃다발을 받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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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교육'은 패배했다.

이명박 정부 교육정책의 핵심인 경쟁·학교다양화·수월성 교육이 진보진영의 무상급식·고교평준화·혁신교육에 무릎을 꿇었다. 민심은 'MB교육 심판'을 전면에 내건 진보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은 진보진영이 구축한 서울-경기-강원의 '중부권 벨트'와 전북-광주-전남의 '호남권 벨트'에 막혀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의 전교조 교사 징계나 일제고사 강행 등의 문제는 일선 교육청과 충돌하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6월 2일 치러진 전국 16개 시·도교육감 선거에서 진보진영은 서울·경기·강원·전북·광주·전남 등 총 6곳에서 승리를 챙겼다. 수치상으로 보면 10대6으로 진보가 패한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진보교육감 전국 6곳 승리...'MB교육' 신뢰 무너져

진보진영은 그동안 "서울·경기 포함 5개 시·도에서만 승리하면 'MB교육'을 아웃시킬 수 있다"고 공언해 왔다. 결국 진보는 '5+1'로 목표를 초과 달성한 셈이다. 무엇보다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 사는 서울·경기에서 승리해 진보진영은 한껏 고무돼 있다. 

반면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을 지지·대변하는 보수진영은 인천·충남·충북·대전·제주와 영남권에서 승리를 챙겼다. 수적으로는 우세하지만 내용적으로 보면 참패나 다름없다. 특히 서울·경기에서 패한 건 보수에게 뼈아픈 대목이다.

그렇다면 진보는 어떻게 승리했고, 보수는 왜 패했을까.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3일 새벽 서울 서대문구 선거사무실에서 지지자들고 함께 개표방송을 시청하던 중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3일 새벽 서울 서대문구 선거사무실에서 지지자들고 함께 개표방송을 시청하던 중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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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전문가들과 각 후보 쪽은 ▲진보의 단결과 보수의 분열 ▲보수가 내세운 '반전교조' 구도의 실패 ▲무상급식·혁신학교 등 긍정적 의제의 진보 선점 ▲'교육계 MB' 공정택 전 서울시교육감의 구속 ▲'반MB 교육'의 상징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급부상 등이 승패를 갈랐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진보·보수진영 모두, 승패를 가른 가장 핵심 요인으로 보수의 분열을 꼽고 있다. 교육계만 보고 따진다면,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말은 이제 수정돼야 할 것 같다. 진보는 일찌감치 단결해 전국 12개 시·도에 진보 교육감 단일후보를 내세웠다. 하지만 보수는 어느 곳 하나 제대로 단일화를 이루지 못했다.

최대 승부처인 서울을 보자. 진보는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5월 20일 전에 곽노현으로 단일후보를 결정했다. 하지만 보수는 이원희·김영숙·남승희·김성동·권영준·이상진 등 총 6명이 끝까지 남았다. 보수의 표는 주로 이원희·김영숙·남승희로 갈렸고, 세 후보의 표를 합치면 곽노현 후보를 압도한다. 

똘똘뭉쳐 승리 챙긴 진보, 분열로 무너진 보수

이원희 후보 측의 한 인사는 "막판까지 보수 후보 단일화를 추진했지만 결국 무산됐다"며 "'진보는 분열로 망하고 보수는 부패로 망한다'는 옛말은 이제 '보수는 부패로 망하지만 분열로도 무너진다'고 수정돼야 할 것 같다"고 씁쓸하게 웃었다.

반면 진보는 막판 야당표 결집으로 단일화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특히 선거 직전 터진 선관위의 곽 후보 공보물 미발송 사건이 역전의 발판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원희 후보 측은 "선관위가 막판에 '엑스맨' 노릇을 하는 바람에 진보표가 무섭게 결집했다"고 말했다. 곽노현 후보 측도 "선관위의 공보물 사건이 터진 후 지지율이 크게 올랐고 결국 대역전극의 밑거름이 됐다"고 밝혔다.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공정택 전 서울시교육감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도착한 뒤 부축을 받으며 청사로 걸어오고 있다.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공정택 전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3월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도착한 뒤 부축을 받으며 청사로 걸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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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진보가 무상급식·혁신학교 등 미리 긍정적인 교육의제를 선점해 화두를 던져 반향을 일으킨 반면, 보수는 이미 식상해진 '반전교조' 구도 외에 다른 것을 제시하지 못한 점도 승부를 갈랐다는 분석이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선거 전 <오마이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보수의 반전교조 구도는 이제 신선감이 떨어졌고, 실제 일부 학교에서는 전교조 교사와 학력과 특별한 관계가 없음이 드러났다"며 "반면 진보는 '반대' '안티' 구호에서 벗어나 무상급식 같은 좋은 정책을 내세워 유권자의 호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전교조 측 한 인사도 "보수는 08년 서울에서 공정택 교육감이 승리하는 등 반전교조 구도로 재미를 봤었지만, 곧바로 다음해 경기도에서 진보 김상곤 후보 승리로 이미 '반전교조 약발'은 수명을 다했다"고 지적했다.

'반MB 교육'의 상징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전국적으로 영향 미쳐

 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김상곤 교육감 예비후보 사무실에서 열린 '경기·서울 민주진보 교육감 후보 초청 정책대담'에 참석한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
 재선에 성공한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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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교육계의 MB' 공정택 전 서울시교육감이 부정부패에 연루돼 구속된 것도 진보에게 유리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반면 진보에게는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라는 '신상'이 나타나 새로운 교육감의 상을 직접 보여주는 등 전국적인 바람을 일으켰다.

곽노현 후보는 이런 여건을 적극 활용하며 서울에서 "공정택 부정부패 교육 청산"을 주요 정책으로 내세웠다. 또 곽 후보는 "공정택 구속과 함께 MB교육도 체포, 구속됐다"며 끝없이 공 전 교육감과 MB교육을 연결시켰다. 그러면서 곽 후보는 김상곤 교육감과 공동 행보를 이어 가며 보조를 맞췄다.

이렇게 '교육계 MB' 공정택 전 교육감은 보수에게 부담이 됐지만, '반MB 교육'의 상징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은 진보의 구심점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김 교육감 자신도 이번 선거에서 42%가 넘는 지지를 얻어 약 27%를 득표한 정진곤 전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을 압도적으로 눌렀다. MB교육 대변자이자 정책 입안자와 겨뤄 승리한 것으로 그 의미가 크다.

또 김 교육감의 핵심 정책인 혁신학교는 경기도를 넘어 서울·인천 등 전체 진보진영의 정책이 되기도 했다. 곽노현·김상곤 당선인은 투표 직전 "수도권에서 '혁신학교벨트'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렇게 'MB교육 아웃'은 교육감 선거에서만 나타난 게 아니다. 교육의원 선거에서도 보수가 내세운 후보들은 대거 탈락했고, 진보는 서울·경기에서 모두 의미있는 승리를 챙겼다.

교육의원도 서울·경기에서 진보가 대거 승리

특히 지난해 6월 김상곤 교육감의 무상급식을 무산시켰던 경기도교육위원 중 5명은 이번 교육의원 선거에도 출마했는데, 강관희 당선인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 낙선했다. 반면 진보가 내세운 이재삼·최창의·최철환은 승리를 챙겼다. 여기에 진보로 분류되는 조평호 당선인까지 합치면 경기도교육의원선거 7개 선거구 중 네 곳에서 진보가 승리한 셈이다.

이에 따라 김상곤 교육감이 추진하는 무상급식, 학생인권조례 등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역시 해직교사 출신인 김형태가 승리를 확정짓는 등 8개 선거구 중 3곳에서 진보가 승리했다. 반면 보수는 8개 선거구 모두에 후보를 내세웠지만, 한학수 당선인만이 생환했을 뿐이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은 당선을 확정 지은 뒤 "(이명박 정부의) 낡은 무한경쟁, 특권교육 대신 시민들이 미래지향의 혁신교육을 선택·지지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 교육감은 '이명박 절망교육은 이제 그만'이라 적힌 현수막 앞에서 두 손을 높이 치켜들고 "만세!"를 외쳤다.

MB교육을 아웃시킨 진보의 포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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