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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신 : 3일 새벽 3시 20분]
 
한명숙, 승리 낙관 속 "차분히 기다리자"
 
"제가 승리할 가능성, 희망이 보입니다."
 
3일 오전 1시경 한명숙 서울시장 민주당 후보의 목소리가 서울광장에 울려 퍼지자, 광장에 자리를 잡고 앉은 500여 명의 '촛불시민'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광장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다.
 
어느새 한 후보의 주제곡이 되어버린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와 함께 한 후보가 등장하자, 전날 오후 9시부터 삼삼오오 둘러앉아 개표 상황을 지켜보던 광장의 분위기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지난 열흘간 광화문 광장에서 그랬던 것처럼 시민들은 한 목소리로 "한명숙"을 연호했다. 한 후보에게 달려가 '축하'의 의미로 노란 꽃다발을 선물하는 시민도 있었다.
 
한 후보는 먼저 "여러분들께서 불을 밝히고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기다리고 있어 오지 않을 수 없었다"며 자신을 기다려준 시민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서 한 후보는 "방송을 보면 개표가 20%대 중반도 진행이 안 됐다. 그러나 지금 추세대로라면 제가 승리할 가능성, 희망이 보인다"고 말했다. 곳곳에서 박수와 함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한 후보는 시민들에게 거듭 감사를 표했다. 그는 "지금까지 너무 어려운 고비가 많았지만 여러분이 계셨기에 넘었다"면서 "개표가 끝나고 제가 승리한다면 그것은 한명숙의 승리가 아니라 여러분의 승리, 이명박 정권 심판의 염원을 담은 승리"라고 강조했다. 한 후보는 자신의 승리를 확신하면서도 "아직까지는 승리를 희망하면서 차분하게 개표 결과를 지켜보겠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이날 시민들은 광장에 둘러 앉아 야권의 승리를 '자축'했다. 경기 군포에 사는 석장표(49)씨도 친구들과 함께 서울광장에서 술 한 잔을 하며 개표방송을 지켜봤다. 석씨는 "어제 광화문 유세가 끝나고 방송을 같이 봤으면 좋겠다고 해서 왔다"면서 "사실 처음에는 절망적이었는데 막상 와서 보니까 (선거 결과가) 희망적으로 바뀌는 걸 보니 뿌듯하다"고 전했다. 그는 "막판에 시민들의 힘이 컸다"면서 "시민의 힘이 무섭다는 걸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한 후보의 '막달리자 유세단'으로 활동했던 선호영(34)씨도 "너무 좋죠"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선씨는 "후보님과 유세를 다니면서 민심이 보였다"면서 "우리끼리는 어제 저녁에 이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고 귀띔했다. 선씨는 한 후보의 축하공연을 위해 또 다시 유세 차량 위에 올랐다.
 
앞서 한명숙 후보는 오전 12시경 여의도 선거캠프사무실에 도착해 기자회견을 가졌다. 민주당의 정세균, 민주노동당의 강기갑, 국민참여당의 이재정 대표를 비롯해 이해찬, 박지원, 이미경, 이정희 등 선대위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이해찬 선대위원장은 "전체적으로 48개 지역구 가운데 10개 지역구를 제외한 지역구에서 (한 후보가) 전부 앞서가는 걸로 나온다"면서 "이제는 크게 판세가 바뀔 전망은 보이지 않고 3.5~4%차로 (한 후보가) 이길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1신: 2일 오후 11시 42분]
 
"새벽, 서울광장으로"... 고무된 한명숙 캠프
 
2일 밤 개표 결과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를 앞서 가고 있다는 소식에 민주당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 캠프는 무척 고무된 표정이다.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0.2%p 뒤지는 것으로 나왔고, 개표 초반 오 후보에 뒤졌지만, 개표율이 높아질수록 한 후보의 지지율이 높아지면서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 한 후보는 오후 9시 40분께 선두에 등극해 오후 11시 13분 현재까지 48.1%로 1위를 지키고 있다. 오 후보는 46.3%로 1.8%p 차로 따라가는 중이다.

 

한 후보 캠프 관계자는 "현재 개표 방송보다 현장 개표율이 높다"며 "15% 정도 개표된 것으로 확인되는데, 확실히 앞서가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그는 "강남에서 근소한 차로 져도 결과적으로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승리 세리머니는 서울광장서... 야4당 대표도 함께

 

한 후보 캠프는 승리가 확정될 경우, 서울광장에서 첫 세리머니를 열 준비를 하고 있다. 이날 자정께 당선자의 윤곽이 드러나면 서울광장에 나가 시민들을 먼저 만나겠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는 한 후보를 범야권 단일후보로 내세운 민주당 정세균, 민주노동당 강기갑, 창조한국당 송영오, 국민참여당 이재정 대표가 모두 모이기로 했다.

 

한 후보 캠프 관계자는 "현재 서울광장에는 한 후보의 승리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모여 있다"며 "승리가 확실시되면 제일 먼저 시민들을 만나 감사 인사를 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후보가 첫 세리머니 장소로 서울광장을 잡은 것은 상징성 때문이다. 그 동안 민주당은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촛불집회 등 민심의 요구가 빗발쳤지만, 정부는 일방독주해 왔다고 비난해 왔다. 따라서 야당은 "서울광장을 되찾자"는 구호를 이번 지방선거의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한 후보가 선거운동 기간 중 서울광장 분양 등 이벤트를 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 후보 캠프의 고무적 분위기와 다르게 한나라당과 오 후보 캠프는 비관적인 분위기다. 정병국 사무총장은 "투표 결과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 말을 아끼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아직은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했지만, 패색은 짙어지는 모습이다.     


태그:#6.2지방선거, #서울시장, #민주당, #한명숙, #오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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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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