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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안갯속이다. 지방선거를 단 하루 남겨 놓은 1일 오후까지 여야는 피말리는 선거전을 이어갔지만, 텃밭을 빼놓고는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무상급식·4대강·천안함·노풍·세종시·범야권 후보단일화 등 선거판을 몇 차례나 휩쓴 대형 이슈들이 표심을 꽁꽁 숨겨버렸기 때문이다. 여야가 들고 나온 각종 이슈들이 얽히고 설키면서 정치권 스스로를 옭아 맨 꼴이다.     

 

"투표 당일 오전까지도 결과를 알 수 없었던 97년 대선 같은 판세"(한명숙캠프 이해찬 선대위원장)란 말처럼 표심은 '오리무중'이다.

 

다만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 중 한나라당은 부산, 울산, 경북, 대구 4곳을 선점해 놓고 있다. 수도권 중 서울도 사실상 한나라당이 이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민주당은 전남, 전북, 광주 3곳에서 승리가 확실시 된다.

 

하지만 나머지 8곳은 여야 모두 백중 우세 혹은 백중 열세로 분류하면서 막판 표심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인천·경기·충남·충북·강원' 경합... 제주·경남 '무소속' 강세

 

 

최대 접전지는 인천, 경기, 충남, 충북, 강원 5곳이다. 한나라당은 이 중 4곳을 우세 혹은 백중 우세 지역으로 놓고 굳히기에 들어갔다. 경기는 김문수 후보가 우세를 유지하고 있고, 인천, 충북, 강원은 야당후보의 추격세가 만만치 않지만, 결국 대세는 뒤집을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반면 민주당 등 야권은 9회말 역전이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인천 송영길 후보와 충남 안희정 후보가 벌써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나머지 경기, 충북, 강원에서도 투표가 시작되기 직전 한나라당 하향 곡선과 야당의 상향 직선이 교차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충남의 경우, 민주당은 자유선진당의 막판 쏠림 현상을 잔뜩 경계하고 있다. 자유선진당은 또 대전에서도 선전하면서 승리를 거두리라 낙관하고 있다.

 

제주와 경남 두 곳은 무소속의 싸움 혹은 무소속과 여당의 싸움으로 치러지고 있다. 제주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으로부터 버림 받은 무소속 후보들이 1, 2위를 다투며 막판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눈여겨 볼 만한 곳은 경남이다. 무소속 김두관 후보가 3번째 도전하고 있는 이곳에는 MB맨 이달곤 전 행자부장관이 출격했지만, 여당-텃밭 프리미엄을 갖고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투표일 하루 전날인 1일에도 김두관-이달곤 후보는 '1%'의 초박빙 싸움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에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된다면, 지방선거 역사상 '대이변'으로 기록될 만한 사건이 된다.

 

정몽준이 바쁜 이유, 인천·강원에 한나라당 '빨간불'?

 

 

이처럼 여야의 기대가 엇갈리는 가운데, 16개 광역자치단체가 어떻게 분할되느냐에 정치권의 눈과 귀가 쏠려 있다. 어느 곳을 이기고 지느냐에 따라 압승이냐, 선방이냐, 완패냐 하는 냉정한 평가가 내려지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수도권 3곳을 포함해 영남 5곳, 충북, 강원까지 최대 10개 광역자치단체에서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격전지로 분류된 인천, 경기, 강원, 충북, 경남 중 2~3곳을 잃게 된다면 '패배'했다고 볼 수 있다.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인천과 강원, 충남에서 적신호가 켜졌다는 얘기가 조심스레 흘러나온다. 호남세가 강한 인천과 세종시 문제로 고전 중인 충남, '인물론'이 '당론'을 누르고 있는 강원에서 야당 후보들의 지지율이 수직상승 하고 있다는 소문도 떠돈다. 정몽준 대표 등이 강원, 인천으로 오가며 막판 유세를 펼치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민주당 등 야당 역시 수도권 2곳을 포함해 호남 3곳, 충남, 충북, 강원 등 최대 7개 광역자치단체에서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 중 1곳과 충남, 강원만 탈환하더라도 '압승'을 외칠 수 있게 된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최소 6곳에서 한나라당을 앞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한나라당의 전통적 강세 지역인 강원과 충남에서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충남은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킨 안희정 후보가 안정세에 들어섰고, 강원은 이광재 후보가 무서운 속도로 이계진 후보를 따라잡았다는 것이다.

 

결과를 모르니... 여야 "내가 이겼다" 심리전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여야의 예측일 뿐 1일 현재까지 누구도 결과를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앞이 안보이는 상황이니만큼, 여야는 서로 "우리가 이기고 있다"고 말하며 치열한 기싸움과 심리전을 벌여 나갔다.

 

정병국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서울, 경기는 한나라당이 낙승할 것이고, 인천도 승리하는데 지장이 없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머지 지역도 지역색이 있는 곳 빼놓고는 전체적으로 저희가 승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호남을 제외하고는 한나라당의 압승을 예상한다는 것이다.

 

반면 이미경 민주당 사무총장은 "인천은 승기를 잡았고, 서울, 경기는 박빙이어서 투표함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충남, 강원 등 중부권 판세에 대해서도 그는 "충남은 조직세가 없어 확실한 승리를 전망하기 어렵지만, 충북은 근소한 차이로 이길 것으로 보고, 강원도 이광재 후보가 맹추격 중이라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태그:#6.2 지방선거, #한나라당, #민주당, #범야권, #후보단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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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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