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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지방선거에서 이명박 정부 심판을 위한 야권연대가 추진되면서 자의든, 타의든 상대적으로 가장 소외된 정당이 바로 진보신당입니다. 전국 곳곳에서 야권 단일후보에도 속하지 않(못하)고 외로운 선거를 치르고 있습니다.

 

서로 약속한 것은 아니지만, 경남에서 활동하는 블로거들이 6·2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를 가까이서 지켜보고 소개하는 취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일요일(30일) 창원에서 진보신당 도의원 후보로 출마한 여영국 후보의 선거운동을 가까이서 지켜보고 왔습니다.

 

저녁에 집으로 돌아와 기사를 작성하려고 인터넷에 들어가 보니 진보신당 심상정 경기지사 후보가 유시민 당선을 위하여 조건 없는 '후보 사퇴 선언'을 하였더군요. 노회찬, 심상정 양 날개로 어렵게 날던 진보신당의 한쪽 날개가 꺾이는 상황이 벌어졌더군요.

 

심상정 경기지사 후보가 "이명박 정부 중간 평가라는 국민 다수의 뜻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판단으로 후보 사퇴를 하였답니다.

 

진보신당 한 쪽 날개를 접다

 

낮에 창원에서 경남도의원에 출마한 여영국 후보와 심상정 경기지사 후보의 사퇴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여영국 후보는 '답답하고 힘든 상황'이라며 말을 아끼더군요.

 

정치적 입장이 없다고 욕해도 할 수 없습니다만, 저는 유시민도 좋아하고 심상정도 좋아합니다. 유시민은 유시민 나름의 명쾌한 논리와 설득력이 있고, 심상정은 심상정의 매력과 장점 그리고 올곧음이 있어 좋아합니다.

 

그래서 후보 단일화를 하려면 공평하게 유시민과 심상정이 제비뽑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말도 안된다, 앞뒤가 안 맞은 주장이라고 하는 분도 있겠지만, 저는 제비뽑기가 가장 공평하고 민주적인 후보단일화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심상정 후보가 사퇴함으로써 유시민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이명박 정부 심판을 위하여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심 후보가 사퇴하는 것은 진보정치의 후퇴라는 측면이 없지 않아 마음 아픕니다.

 

심상정 후보 개인의 결단이기 때문에 진보신당 당원들의 거센 반발이 있는 모양입니다. 어려운 선거를 치르고 있는 전국의 진보신당 후보들로서는 참 안타까운 소식이 아닐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심상정 후보의 사퇴를 용납할 수 없다"는 진보신당 당원들도, 눈물을 쏟으며 후보 사퇴를 선언하고 유시민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는 심상정 후보도 모두 이해가 됩니다.

 

심상정 후보가 눈물을 쏟으며 이명박 정부 심판을 위한 결단을 하였습니다. 민주개혁세력은 심상정과 진보신당에 큰 빚을 졌다고 생각합니다. 그 빚은 어떻게 갚아야 할까요?

 

심상정 후보의 개인적 결단이기는 하지만 민주개혁세력의 요구를 받아들여 경기지사 후보를 사퇴한 진보신당에 진 빚을 갚으려면, 전국 모든 지역에 출마한 진보신당 후보들에게 아낌없는 지지를 보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심상정 마지막 당부 "정당 투표는 진보신당에"

 

지역마다 사정이 다르니 똑같이 할 수는 없겠지만 민주당도, 민노당도, 국민참여당도, 무소속 야권연대 후보도 없고 진보신당 후보만 단독으로 출마한 지역에서는 진보신당 후보가 당선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어제 취재한 여영국 후보의 선거차량에는 '야권단일 후보'라는 문구 대신에 '야권 단독 후보'라고 씌어있더군요. 아마, 시민단체와 야당이 참여하는 후보단일화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인 듯하였습니다. 유세 중간에 잠깐 시간을 내어 분위기가 어떤지 당선 가능성은 높은지 물어보았습니다.

 

"선거는 구도라고 하는데 구도가 나쁘지 않다. 다른 야권 후보가 없고 한나라당 후보와 진보신당이 일대일로 붙었기 때문에 구도가 나쁘지 않다. 한나라당과 일대일로 맞서는 단독 후보이기 때문에 범야권 지지가 모아지면 충분히 당선 가능하다고 전망한다. 그런데 생각만큼 모아지지 않는다."

 

유세현장에서 그런 분위기를 직접 목격하였습니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범야권연대 진영의 지도자가 '진보신당 여영국 후보'의 유세차량 맞은편으로 걸어와 승용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손 한 번 흔들어주지 않고,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지나치는 안타까운 장면을 직접 목격하였습니다.

 

6·2 지방선거에서 외톨이가 됐던 진보신당이 당 차원의 결단은 아니지만, 심상정 후보의 사퇴라는 것으로 한쪽 날개를 접는 뼈아픈 선택을 하였습니다. 이제 불과 선거가 이틀 밖에 남지 않았지만 범야권연대와 시민사회가 진보신당의 손을 마주 잡아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보신당 후보와 당선을 놓고 경합하는 지역이 아닌 곳에서는 진보신당 후보의 당선을 위해서도 힘을 모아야 합니다. 민주개혁 세력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진보신당 심상정 경기지사 후보가 요청한 대로 정당투표 만큼은 진보신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갚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제 블로그에 쓴 글을 고쳤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심상정, #여영국, #진보신당, #지방선거, #후보단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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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YMCA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대안교육, 주민자치, 시민운동, 소비자운동, 자연의학, 공동체 운동에 관심 많음.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2월 22일상(2007), 뉴스게릴라상(2008)수상, 시민기자 명예의 숲 으뜸상(2009. 10), 시민기자 명예의 숲 오름상(2013..2)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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