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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지역의 시민단체들은 매번 지방선거가 있을 때마다 시민연대를 구성하여 활동해오고 있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의 경우 시장의 메니페스토운동과 더불어 정책평가사업을 진행하였고, 4년전 당시의 후보자 본인이 작성한 10가지 항의 공약사항에 대한 이행률을 평가하여 시민들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정책선거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금년 6.2 지방선거와 관련하여서는 순천YMCA, 순천YWCA, 순천경제정의실천연합, 민족문제연구소 전남동부지부, 순천KYC, 동부지역사회연구소, 순천환경운동연합, 순천교육공동체, 순천여성회가 연대하여 '6.2지방선거 순천시민연대'를 발족하여 활동하였다.

 

당초 시장후보자에 대한 정책질의와 중점 공약사항등에 대해 분석하는 정책사업을 진행할 예정이였으나, 후보가 난립하는 상황에서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시, 도의원에 대한 정보가 너무 없다는 논의가 많아 선거구별 후보자들의 대표공약과 지역의 현안사업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여 각각의 중요사안에 대해 후보자들은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한눈에 알수 있도록 '정책질의서 자료집사업'을 메니페스토사업과 병행하여 진행키로 하였다.

 

시장후보들에 비하여 선거사무원과 행정체계가 부족함을 감안하여 시.도의원 후보들에게는 시민연대에서 12가지의 사전 질문을 제시하고 그에 대한 답을 4페이지 분량으로 답하도록 하였다. 시민연대가 제공한 12가지 질문항은 다음과 같다

 

1. 광역/기초의원 입후보 동기와 풀뿌리 민주주의 성숙을 위한 방안은 무엇입니까?

2. 지역구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3. 순천시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4. 정원박람회와 관련한 후보자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5. 순천의 문화정책과 관련하여 본인이 생각하는 문제점과 제안사항은 무엇입니까?

6. 순천의 복지정책(노인/청소년/장애/여성/아동/다문화)과 관련하여 본인이 생각하는 문제점과 제안사항은 무엇입니까?

7. 구도심활성화 및 면단위지역의 균형발전과 관련하여 본인이 생각하는 문제점과 제안사항은 무엇입니까?

8. 친환경무상급식에 대한 본인의 입장은 무엇이며, 교육도시 순천을 위한 문제점과 제안사항은 무엇입니까?

9. 여순사건을 비롯하여 순천지역 근현대사의 아픔을 해결하기 위한 사업 등에 관하여 문제점과 제안사항은 무엇입니까?

10. 순천시 지역경제 발전과 관련한 문제점과 제안사항은 무엇입니까?

11. 순천화상경마도박장 설치 재추진에 대한 후보자님의 입장과 앞으로의 활동계획은 무엇입니까?

12. 순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자원순환센터사업과 관련한 후보자님의 의견과 합리적 실행방안은 무엇이며, 위 사업과 같은 민간투자 사업에 대한 문제점과 개선방안은 무엇입니까?

 

정원박람회, 화상경마장, 자원순환센터, 친환경무상급식과 같은 경우는 본인이 시의원이 된다면 바로 본인의 입장을 결정하여 선택을 하여야 할 사항이며, 지역구와 순천시의 현안사업 또 구도심권 활성화방안과 문화, 복지정책등에 대한 부분은 평소 본인이 왜 기초/광역 의원이 되고자 하는지를 알릴 수 있는 쉬우면서도 당연한 질문들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본 질문서에 대한 답변은 도의원후보자 10명중 3명(허강숙, 이영란, 정윤미 후보)뿐이였으며, 시의원의 경우 54명의 후보 중 기간 내에 답을 준 후보는 단7명(김석, 김철운, 정영태(가), 정영태(마), 조만규, 신화철, 김상희)뿐이였다.

 

질의서답변의 촉구를 위해 후보 혹은 선거사무장들과 통화를 하였으나 그들에게서 들은 대답은 "시장이나 정책이 필요하지 시의원이 이런 게 왜 필요한가?", "사거리에서 인사하는 것도 바쁘다", "왜 이런 걸 해야하는지 모르겠다", "바쁘다"라는 말들이였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확성기를 틀어놓고 손을 흔들고, 비오는 날이면 비옷을 입고 교통정리를 하고, 동원된 사람들과 일렬로 서서 90도로 인사를 하고... 그들이 지방자치 의원이 되기 위해서 하는 일들이다.

 

평생 해오지 않는 일들일 텐데 왜 그렇게 까지 하면서 의원이 되려고 하는지, 본인이 생각하는 지역의 미래상은 무엇인지, 무엇이 안타깝고, 무엇이 걱정되어 출사표를 낸 것인지. 본인은 어떤 꿈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 후보자들.

 

과연 그들이 당선된 이후에도 시민들을 상대로 저런 웃음을 지어줄지 의문스럽다. 배지를 달기 전임에도 불구하고, 순천지역의 시민단체들이 연합하여 구성한 시민연대의 정책질의에조차 답하지 않는 사람들이 과연 당선이 된 이후에 시민단체의 의견과 시민의 의견에 귀 기울일 것인지 반문하지 않을수 없고, 거리에서서 하는 저 인사와 왁자지껄한 저 선거운동에 진정성이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일단 당선만 되고 보자, 그러고 나면 4년 동안 좋은 '직장'을 잡은 거고 또 4년 후 다시 한 달 정도 길거리에 나와 인사하면 된다는 심사는 아닌지...

 

시의원 혹은 도의원은 흔히 쓰는 말처럼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내 지역의 일들을 조금 더 많이 고민하고, 조금 더 열심히 발로 누비며, 조금 더 먼저 개선안을 내는 일을 해야 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입후보자들이 본인의 정책과 비전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본인이 진정 왜 출마를 하려고 하는지 시민들에게 입장을 밝혀주기를 바란다.

덧붙이는 글 | 6.2지방선거 순천시민연대 대외협력국장 김광진


태그:#순천, #시민연대,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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