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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 대학살, 교사 대학살 중단하라" 정진후 전교조 위원장을 비롯한 전교조 조합원들은 24일 오후 2시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후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 대학살·교사 대학살을 중단하라"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 임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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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후 전교조 위원장이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정진후 위원장은 24일 오후 2시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후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 대학살·교사 대학살을 중단하라"며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23일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가 민주노동당(이하 민노당) 후원과 관련해 전교조 교사 등 169명의 배제징계(해임·파면, 국·공립교사 134명, 사립 35명)를 강행하자 이에 대한 항의에 나선 것이다.

 

정진후 위원장은 단식농성 돌입 기자회견에서 "이번 징계는 정권을 비판하는 그 누구도 인정하지 않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이자 계엄포고"라고 전제하고 "교사대학살·교육대학살이 교육을 생각하며 내린 결정인지, 지방선거를 앞두고 내린 정치적 결정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위원장은 "한나라당 국회의원에게 수백만 원의 정치자금을 제공한 교장과 정치활동을 한 것으로 드러난 친 정부 교원단체에게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묻는다"고 밝혔다.

 

이어 정진후 위원장은 "교과부는 징계를 면하기 위한 비위 혐의자의 의원면직을 금지한다고 했는데 이번에 목을 자르겠다고 한 교사 누구도 사직서를 낼 생각이 없다"며 단호한 저항의 의지를 밝혔다.

 

"정부, 반전교조 분위기 부각시키려는 것 같다"

 

무기한 단성농성에 돌입한 정진후 위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 대량 파면·해임으로 전교조가 합법화 이후 최대의 위기라고 한다.

"위기다. 전교조의 시국선언을 정치활동으로 몰아갔던 검찰이 국회의원과 정당에 대한 후원활동을 끄집어 내 정치자금법, 정당법,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그 숫자가 무려 교사 183명, 공무원 89명, 합하면 272명에 이른다. 이를 빌미로 교과부는 기소자 전원을 재판도 열리기 전에 전원 파면·해임하겠다고 했다. 교사에게는 '사형'과도 같은 극형이다.

 

검찰과 교과부는 전교조가 조직적으로 정당에 가입하고 대단한 정치활동을 한 것처럼 매도하고 있으며, 국민들과 교사들로부터 전교조를 고립·말살시키려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군사독재정권도 이겨내고 지켜온 조직이며 많은 연대단체와 우리를 지지하는 교사들과 학생, 국민이 함께 연대하여 이겨낼 것이다. 어떤 독재 권력도 결코 전교조를 꺾을 수는 없다. 전교조를 해체하려는 권력이 있다면 그 권력은 국민들로부터 해체당할 것이다."

 

- 교과부가 6월말까지 징계를 끝내겠다고 했다.

"국·공립교사 134명, 사립 35명에 대한 전원 배제징계는 교육계 내부에서도 '그게 정말이냐'는 반문이 나올 만큼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후원금 납부가 현행법 위반이라고 판단해 기소했다지만, 선거 국면에서 무리하게 대규모로 '행정적 징벌조치'를 단행할 만큼 '시급한 사안'은 아니다. 중징계 숫자가 워낙 많은 데다 시기도 선거 국면이니만큼, 정부가 전교조를 자극해 반 전교조 분위기를 부각시키려는 것 같다."

 

-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에서 '전교조 심판'을 공언하고 있는데.

"선거에 있어서 정치집단이 제시하는 정책은 곧 국민의 심판 대상이다. 그래서 올바른 정책을 제시하고 심판받아 그 정책을 국민의 뜻으로 추진하는 거다. 그런데 정책에 자신이 없다면 승리를 위해 반칙과 변칙을 쓸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의 전교조 심판론도 마찬가지다. 국민의 심판을 피해보려는 반칙이고 속임수다. 국민의 심판이 두렵지 않다면 이런 반칙과 속임수를 쓸 일도 없다. 전교조 조합원 명단 공개를 놓고 한나라당 의원들이 벌인 '불법 레이스'를 보면 그 속임수의 정도가 어떤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보통 사람의 눈에 저급해 보이는 일까지도 아무런 자책 없이 저지르지 않았나? 법을 만드는 '헌법기관' '입법기관'이라는 의원님들이 스스로 자청하여 불법의 '벌떼'를 만들지 않았나?"

 

참학, 한나라당 정치활동한 이들에 대해 수사 의뢰

 

- 징계 절차 다음에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대량징계 다음 수순은 규약시정명령 이행 강제와 해고자 조합원 신분 확인, 그를 빌미로 한 노조설립 취소로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쉽게 전교조를 해체시킬 수는 없다. 전교조는 우리 조합원들만의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 바치고 피땀 흘린 우리 모두의 것이며, 우리 역사발전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역사를 후퇴시키고자 하는 자들은 역사의 심판이 무엇인지 겪게 될 것이다."

 

- 교장과 친 정부 교원단체 등의 한나라당과 관련된 정치활동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교과부는 '교육자의 정치적 중립은 헌법에 규정된 룰이다. 교사들이 민노당 관련 후원회 활동을 한 것은 헌법과 법률을 고의로 위반하고 교사의 기본 책무를 망각한 행위'라며 정당 가입 교사를 교단에서 영구 배제키로 한 배경을 설명했다. 과거 공무원과 교원의 정치활동이 확인돼도 징계한 사례가 거의 없었고, 한나라당에 거액의 정치자금을 제공한 교장 등에게도 별다른 조치가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는 형평성에 어긋난다.

 

현재 참교육학부모회 간부들이 개인 명의로 한나라당 관련 정치활동을 한 교장 및 교총 간부들, 한나라당 정치인들을 수사 의뢰한 것으로 안다. 검찰도 이미 인지하고 있으나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해 왔는데 이번 수사 의뢰에 대해서는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겠다."

 

- 앞으로 전교조의 대응은?

"비상 분회 총회 등을 통해 상황을 공유하고, 다음달 5일에는 서울에서 징계대상자와 전국 지회장 전원이 참가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7일부터는 전국 16개 지부가 해당 지역 교육감을 상대로 일제히 농성을 벌인다. 6월 중하순께 비상 대의원대회를 소집해 전교조의 모든 조직이 결연한 투쟁을 각오하고 결정할 것이다. 정부의 태도에 따라 논의의 폭이 조정될 것이다."

 

- 단식 농성에 들어가며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번 단식을 앞두고 속에서 피울음이 끓었다. 개인적으로 해직을 3번이나 당했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해직의 아픔을 잘 알고 있다. 학교밖에 모르는 우리 조합원들이 지금 겪고 있을 고통을 생각하면 잠도 제대로 안 온다. 할 수 있는 모든 투쟁을 다해 볼 생각이다. 함께 해 달라.

 

전교조가 지키고자 하는 것은 단순한 조합원의 목숨이 아니다. 가르치는 일을 천직으로 알고, 아이들과 함께 배우고 실천하는 것을 사명으로 알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 분들을 지키고 싶다. 그 분들이 함께 하는 전교조를 지키고 싶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싶은 것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교육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꿈을 갖는 것이다. 꿈을 만드는 교육을 하고 싶다. 전교조 선생님들과 전교조를 지켜 달라."


태그:#전교조, #배제징계, #정진후, #교사대학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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