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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비상시국회의'를 긴급 제안합니다. 평화를 지키는 것이 국민을 위하는 길입니다. 한나라당 정권은 선거 때마다 북풍에 매달렸습니다. 그러나 국민들은 현명합니다. 이명박 정부 심판과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국민들의 꿈을 꺾지 못할 것입니다."

 

한명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4일 범야권과 시민사회, 종교계 등이 참여하는 '북풍 몰이' 대응 비상시국회의를 긴급 제안했다.

 

한 후보는 이날 오후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대한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한반도에선 유례없는 군사적 긴장과 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평화를 지키는 것이 국민을 위한 길"이라며 이를 제안했다.

 

한 후보의 '비상시국회의 개최 제안'은 전날 밝힌 '시민광장'과 그 흐름을 같이한다. 한 후보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모콘서트가 열린 서울시청 광장에서 '생명과 평화를 위한 한명숙의 시민광장 10일 행동'을 선포하고 오는 6월 1일까지 매일 저녁 7시~9시에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시민광장'을 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여당의 '북풍 몰이'에 맞서 '민주화의 상징'인 명동성당과 비상시국회의를 결합한 대응책을 제안한 셈이다.

 

한명숙 "대국민 담화는 국내 선거용"

 

한 후보는 이날 "이명박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단 한마디의 자기 반성이나 대국민 사죄도 하지 않았고 책임자 처벌 요구에 대해서도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며 "이번 대통령 담화의 본질은 실효성 있는 대책은 하나도 없는 '명백한 국내 선거용'"이라고 비판했다.

 

한 후보는 ▲UN 안보리 회부 ▲'남북해운합의서' 파기 ▲남북 간 교역과 교류 전면 중단 ▲대북 심리전 재개 ▲한미연합 대잠수함 훈련 실시 ▲PSI 역내외 해상차단훈련 실시 등 이명박 대통령과 김태영 국방장관이 내놓은 천안함 사건 관련 후속 대책에 대해서도 "결코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하고 안정적인 경제 발전을 이루기 위한 해법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명박 정부는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10년 동안 이뤄놓은 남북화해와 협력의 성과를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있다"며 "자신들의 안보무능을 숨기기 위해 다시 이 나라를 냉전의 소용돌이 속으로 되돌리고 있고 통상이 국가의 운명을 결정하는 이 무한경쟁의 시대에 스스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선언했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남북 간의 교역 및 교류 전면 중단에 따른 남측의 피해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그는 "남북 간의 해운합의서를 파기하면 오히려 우리 피해가 훨씬 크다는 사실은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라며 "제주해협을 통과한 북한 선박의 운항횟수는 2006년부터 3년간 491회밖에 되지 않는 반면, 같은 시기 우리 선박의 북한 해역 운항횟수는 27,221회로 50배가 넘는다"고 밝혔다.

 

또 "남북 간의 교역과 교류를 중단하겠다고 했지만 금강산 관광은 이미 중단된 상태이고 개성공단에 대해선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도대체 어떤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한 후보는 "변명할 수 없는 안보무능과 경제불안 사태를 몰고 온 이명박 대통령에게 다시 한 번 분명히 요구한다"며 "즉시 국민에게 사죄하고, 무모한 남북대결 정책을 재고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클린턴 미 국무부 장관, 국회조사단에 모든 정보 제공해야"

 

한 후보는 오는 26일 방한하는 클린턴 미 국무부 장관에게도 신중을 기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한·미 합동군사훈련이 벌어진 해역에서 미국과 한국의 이지스함이 3대나 함께 훈련하는 중에 일어난 사건"이라며 "미군의 첨단장비와 군사위성으로 북한의 이 같은 침공을 전혀 알지 못했다는 데 대해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후보는 이어, "클린턴 장관은 이번 방한에서 이 같은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천안함 사건에 대해 미국이 가지고 있는 모든 정보를 한국 국회조사단에 제공할 것을 요구한다"며 "우리 국민은 클린턴 장관의 방한이 천안함 사건을 지방선거에 악용하려는 한국 정부를 뒷받침하거나 이용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갖고 있다, 이런 우려가 현실화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한 후보 캠프의 임종석 대변인은 "천안함 관련 조사 결과 발표부터 대국민담화까지 일정이 매우 치밀하게 기획됐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보수언론이 '노풍 대 북풍' 구도로 보고 있는데 추모는 현안과 다르다, 현안인 천안함 이슈와 똑같이 볼 수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임 대변인은 이어,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는 예방 조치도, 효과적 조치도 없어 남북관계만 악화시키는 내용이었다"며 "한 후보는 앞으로 낮 시간에는 서울시 재정 파탄 문제 등 통상의 유세를 하되 저녁 7~9시엔 시민사회·종교계와 함께하는 가운데 평화 이슈를 제기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태그:#한명숙, #천안함, #지방선거, #북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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