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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주년인 13일 정오. 서대전시민광장(대전 중구 문화동)은 노란색 물결로 출렁였다.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있는 노란풍선과 추도의 글귀를 새긴 노란색 천이 광장 둘레를 휘감았다. 추모식이 시작되자 흩뿌리던 빗줄기도 순간 잦아들었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1주기 대전충청추모위원회' 최교진 위원이 분향소 앞에 섰다.

 

그는 인자한 표정을 짓고 있는 노 전 대통령의 영정을 보며 "겉으로는 웃고 계시지만 속으로는 피눈물을 흘리고 계신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당신께서 북쪽의 최고지도자와 만나 남북 공동번영의 새로운 상징지역으로 만들기로 합의한 그 서해바다에서 우리 젊은 군인 46명이 희생당하고, 행복도시 건설 사업은 중단위기에 처해 있다"며 "어찌 마음 속으로 피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국민 대다수의 반대에도 4대강에 대한 삽질은 계속되고, (이 대통령은) 국민 앞에 반성한다던 말을 뒤집고 국민에게 반성하라고 을러대는 적반하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위원은 "안타까운 나라꼴을 보여드려야 하는 것이 한없이 부끄럽고 죄스럽다"며 "이는 '시민을 깨우치고 조직하는 노력을 하라'는 당신의 말씀을 제대로 따르지 않은 때문"이라고 자책했다.

 

그는 "오는 지방선거에서 깨어있는 국민의 뜻을 투표를 통해 보일 수 있도록 하고 선거 후에도 더욱 크게 단결해 가난한 사람들이 외롭게 매도당하는 일이 없게 하겠다"며 "그때까지 저희 곁에 함께 계셔 달라"고 호소했다.

 

최 위원의 추도사가 낭독되는 동안 곳곳에서 흐느낌이 터져 나왔다. 6·2 지방선거에 입후보한 다수의 후보자들도 선거운동을 멈추고 분향소를 찾았다. 해당 후보자의 선거운동원들도 분향소를 찾아 일제히 헌화, 분향했다.

 

광장주변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사진전을 비롯하여 봉하방문단 모집(5월 30일) 등 부대행사가 함께 열렸다.  

 

한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한 지난해 5월 23일부터 29일까지 7일 동안 대전과 충남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33만9200여명이 조문했다. 대전의 경우 대전시청과 서대전시민공원, 민주당대전시당 등 3곳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은 시민은 모두 17만8000여명이었고, 충남도청을 비롯한 충남 16개 시군에 마련된 20여개 분향소를 찾은 도민은 16만1200여명이었다.

 


태그:#서대전시민공원, #노무현 전대통령, #서거 1주기, #추도식, #봉하방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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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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