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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에 뜬 '스마트폰 도청 위험' 기사. 인터넷판에선 '아이폰' 이름이 모두 빠졌지만 앱에서 수정 전 기사를 여전히 볼 수 있다.
 <조선일보>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에 뜬 '스마트폰 도청 위험' 기사. 인터넷판에선 '아이폰' 이름이 모두 빠졌지만 앱에서 수정 전 기사를 여전히 볼 수 있다.

지식경제부에서 아이폰으로 도청 시연을 했다는 <조선일보> 20일자 단독 보도는 결국 오보로 밝혀졌다.

<조선>은 "'스마트폰 도청 위험' 청와대 지급 보류"란 제목의 1면 머리 기사에서 지난달 5일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이 참석한 스마트폰 도청 시연회에서 아이폰에 도청 프로그램을 설치한 뒤 전화 통화 내용 등을 도청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이는 다음날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국무회의에서 보고됐고 이후 청와대 스마트폰 지급 계획이 백지화됐다는 것이다.

'아이폰' 7차례나 언급... 애플 항의에 꼬리 내려

기사에선 "최 장관에게 아이폰 한 대를 건넨 후", "최 장관도 모르는 사이에 아이폰에 도청 프로그램을 설치", "최 장관이 아이폰으로 한 국장과 전화 통화를 하자" 등 '아이폰'을 7차례 언급하며 마치 현장에서 직접 본 것처럼 생생하게 묘사했다. 하지만 이날 행사는 비공개여서 <조선> 기자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지식경제부는 이날 <조선> 보도가 나온 뒤 해명 자료를 내고 "시연회에서 아이폰은 시연되지 않았고, 타 스마트폰으로 시연한 바는 있다"고 밝혔다. 다만 어떤 스마트폰인지 구체적인 모델 이름은 거론하지 않았다.

권기만 지식경제부 사무관은 "특수한 조건에서 인위적으로 시도하면 어떤 스마트폰이라도 가능하기 때문에 특정 모델명을 거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이번 시연 역시 보안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 한 것이지 실제 국내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이와같은 해킹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애플코리아측도 이날 오전 <조선일보> 측에 인터넷판 등 모든 기사 수정과 정정 보도를 요청했다. 박정훈 애플코리아 부장은 "아이폰은 옴니아2나 안드로이드폰과 달리 멀티태스킹(두 프로그램 이상을 동시에 가동하는 것)이 안 되고 앱스토어를 통하지 않으면 다른 프로그램을 설치할 수도 없기 때문에 이와 같은 시연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트위터에선 이미 도청 시연 모델이 아이폰이 아니라 '옴니아2'였다는 얘기가 확산되고 있다. <동아일보> 김상훈 기자는 이날 오전 "애플코리아에서는 '아이폰이 아니라 옴니아2'라고 답변했다"고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양현미 KT 전무 역시 트위터에 "지경부 시연시 도청됐던 폰은 옴니아2였고, 아이폰은 근본적으로 이런 방식의 해킹이 불가능하므로 아예 시연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후 조선일보 인터넷판 기사에선 '아이폰'이란 말은 모두 빼고 특정 모델명 대신 '스마트폰'으로 바꿨다.    

"스마트폰 도청 위험 과장돼"... 지경부 "특정조건에서만 가능" 

 28일 출시되는 애플 아이폰(왼쪽)과 경쟁 상품인 삼성전자 T옴니아2의 프로그램 화면
 애플 아이폰(왼쪽)과 삼성전자 T옴니아2

하지만 보안업계에선 스마트폰 도청 위험성 자체가 지나치게 과장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안철수연구소 송창민 대리는 "단 0.1%라도 가능성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스마트폰도 도청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면서도 "단순히 주의, 예방하는 차원이라면 모를까 이번 보도처럼 일반적으로 확대 해석에서 위험을 조장하는 것은 스마트폰 기술 발전에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식경제부에서도 "최근 스마트폰 보안 시연 내용은 악성코드 포함 의심 메일 확인, 해커 운영사이트 접속 등 특정 조건이 충족된 경우에 가능하고, 일반적 상황은 아니"라면서 "스마트폰 보안 위협에 과도한 우려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인터넷판 기사는 고쳤지만 조선일보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에선 수정되지 않은 기사를 계속 볼 수 있다. 적어도 조선일보 앱에서 아이폰은 여전히 '도청당한 스마트폰'인 셈이다.

"잘못된 사실을 내보낸 정부부처, 확인 없이 아이폰을 지목하고 사진까지 아이폰으로 박아 보도한 언론, 이제 와서 정정 보도한다 해도 주요 일간지 1면 기사로 인한 피해는 매우 큽니다."

양현미 KT 전무가 이날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남긴 글처럼 <조선> 오보의 생채기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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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인권 분야를 주로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