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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일 천안함 사고 조사결과발표를 앞두고, KBS가 현장 제작진들에게 서해교전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 제작을 지시하고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북풍을 인식한 바람잡이용 프로그램 제작요구 아니냐는 비판인 것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엄경철)는 18일 오후 성명을 발표하고 "북풍 바람잡이용 천안함 특집방송을 당장 중단하라"며 "이제는 벌거벗고 관권선거와 북풍조성에 앞장서자는 것이냐"고 개탄했다.

이들은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천안함 북풍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KBS에서 위험천만한 일이 벌어지려고 한다"며 "지난 17일 사측으로부터 오는 20일 천안함 사건 조사 결과 발표에 맞춰 교양제작국과 기획제작국에서 천안함 관련 프로그램을 급조해 방송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고 밝혔다.

벌거벗고 관권선거하겠다?

이번 주말 기획제작국 <심야토론>팀은 천안함 사건을 정리하는 스튜디오 종합구성 토론을, 교양제작국에서는 서해교전을 주제로 프로그램을 제작하라는 요구가 하달됐다는 것이다.

사측의 이같은 요구에 대해 언론노조 KBS본부는 "아예 벌거벗고 관권선거와 북풍조성에 앞장서자는 것이냐"며 "아무런 사전 예고도 없이 갑자기 떨어진 이 프로그램은 이번 주 일요일 방송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왜 이 시점에 갑자기 서해교전인가?"라고 묻고 "이는 천안함 사건 역시 북한의 공격으로 발생한 것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심어주어 안보에 대한 불안감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며 "며칠 후 있을 지방선거에서 여당에 유리한 결과를 안겨 주겠다는 의도라고 밖에는 달리 생각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들은 "(회사가) 천안함과는 관련이 없고 순수하게 서해교전을 다룰 의도로 기획되었다고 시치미를 뗄지도 모르지만", "방송 그 주에 갑자기 급조 지시가 떨어진 이런 프로그램의 진정성을 믿어줄 사람은 KBS 내외부 그 어디에도 없다"고 비판했다.

"북풍몰이용 방송으로 KBS를 두 번 죽이지 마라"

무엇보다 이들은 "그동안 수차례 천안함 관련 토론 프로그램이 나갔을 때 어떻게 하면 정부에 대한 비판을 피해갈까 노심초사했던 사측의 지난 행적을 볼 때 이 프로그램에서 천안함의 진실을 규명하고 군과 정부의 책임을 준엄히 묻는 것을 기대한다는 것은 상상에 가깝다"며 "KBS는 지난 천안함 모금 방송으로 KBS 방송 역사상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고 지적했다.

시신이 인양되기도 전에 모금방송을 감행해 빈축을 샀고 천안함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고 군과 정부의 잘못을 준엄히 질타해야 할 때 입을 다물었다고 자성했다.

이들은 "이미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상실할 대로 상실한 군의 발표에 맞춰 제작진들조차 어이없어 하는 프로그램을 급조하겠다는 것은 KBS가 정권의 충견임을 다시 한번 입증하겠다는 것"이라며 "국민들의 웃음거리가 되는 것은 한번으로 족하다"고 자조했다.

KBS본부는 "KBS를 두 번 죽이는 이 천안함 특집방송을 당장 멈추라"며 "이같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강행한다면 그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북풍몰이용 방송을 저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태그:#KBS, #천안함, #북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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