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국민권익위원회가 7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청렴韓세상 캠페인 및 브랜드 선포식'을 개최했다.행사에 참석한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이 박수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7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청렴韓세상 캠페인 및 브랜드 선포식'을 개최했다.행사에 참석한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이 박수치고 있다.
ⓒ 뉴시스

관련사진보기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이재오)가 만들고자 하는 건 '행복한 나라'인가 '행복 한나라'인가.

권익위가 올해를 '청렴한 나라 만들기 원년'으로 선포하며 지난 7일 시작한 '청렴한 세상' 캠페인에 대해 관권선거 의혹이 제기됐다.

민주당 관권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규식 국회의원은 11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권익위원회의 '청렴한 세상' 캠페인에 사용된 어깨띠를 문제 삼았다. 

이 어깨띠의 한쪽에는 '청렴韓(한)세상', 반대쪽에는 '행복한나라'라고 적혀 있다. 이 문구들은 띄어쓰기가 돼 있지 않고, '韓'과 '한' 자를 파란 동그라미 안에 흰 글씨로 써놨다.

지난 7일 권익위가 서울역광장에서 연 '청렴한 세상' 캠페인 발대식에서 이재오 위원장을 비롯한 권익위 직원과 시민단체 회원 200여 명이 이 어깨띠를 둘렀고, 발대식 참석자들은 서울역광장·용산역·청량리역·영등포역·강남고속버스터미널 일대를 돌며 시민들에게 홍보전단지를 나눠줬다.  

최 의원은 '행복한나라'라고 적힌 부분에 대해 "대부분의 시민들이 이 문구를 보고 한나라당을 연상하게 될 것"이라며 권익위의 관권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행복한나라'라는 권익위 어깨띠 문구가 한나라당의 정당광고 문구와 유사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지난해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한나라당은 '서민살리기 5대 중점법안'을 홍보하면서 「"서민이 행복한 나라" 한나라당이 만들겠습니다」라고 적힌 광고물을 지하철 전동차 내부 등 대중교통수단에 부착한 바 있다. 한나라당은 이번 지방선거 공약집에도 '서민이 행복한 나라'라는 문구를 내세웠다.

이날 최 의원은 중앙선관위를 방문, 이 같은 내용을 알리며 조사를 촉구했다. 최 의원에 따르면 이기선 사무총장은 "즉시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답했다.

민주당 "한나라당 연상시킨다"... 권익위 "파란색은 청렴 상징" 

어깨띠의 구호 말고도 권익위의 현장 행보가 한나라당과 비슷하게 보이게 하는 요인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이재오 위원장을 비롯한 권익위 직원들이 입는 파란색 점퍼.

권익위는 지난해 9월 이 위원장 취임 직후 이 점퍼를 직원들에게 나눠주고 '이동신문고' 등 현장 고충민원 활동에 착용하도록 했다.

그러나 점퍼 색상 때문에 권익위 직원들이 한나라당 선거운동원 같아 보인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권익위 관계자도 "그런 지적들이 계속돼 왔기 때문에 한나라당과 비슷하다는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권익위 마크에도 있듯이 파란색은 청렴을 상징하는 것이고, 이 위원장이 취임하기 이전부터 기자회견장 배경 등 여러 곳에 파란색을 많이 써왔다"며 "색 자체로 봐도 밝은 파랑이 아니라 쪽빛에 가까운 색이어서 한나라당이 쓰는 색과는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비교해보면, 한나라당이 당기 및 각종 선거에서 운동원들의 옷에 사용하고 있는 하늘색에 가까운 '밝은 파랑'과 청렴위 점퍼의 파랑은 구분이 가능하다. 그러나 실제 유권자들도 이러한 차이를 알고 한나라당과 권익위를 구분할지는 의문이다.

단순히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상황일 수도 있겠지만, 지방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권익위가 파란색 점퍼 위에 '행복한나라' 어깨띠를 두르고 길거리 캠페인을 벌인 것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태그:#권익위, #어깨띠, #행복한나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