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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계급사회, 대한민국 정치사회지도'의 저자 손낙구씨가 6일 저녁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10만인 클럽 특강에서 '나는 왜 부동산으로 한국 사회를 보는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부동산 계급사회, 대한민국 정치사회지도'의 저자 손낙구씨가 6일 저녁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10만인 클럽 특강에서 '나는 왜 부동산으로 한국 사회를 보는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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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금자리주택사업은 200만 명이 넘는 서민 상층부를 흥분시키는 정책이다."

이명박 정부의 친서민 주택 정책인 보금자리주택사업에 대한 손낙구(49)씨의 평가다. <부동산 계급사회>(2008)와 <대한민국 정치사회지도>(2010)를 출간하며 진보진영의 대표적인 부동산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는 그는 "보금자리주택은 정책과 정치를 연결시켰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손씨는 "최근 집값 하락을 보금자리주택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이명박 정부는 전세 사는 이들이 시세보다 싼 주택을 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정치적으로 노림수가 많은 정책이지만 진보진영의 실천과제로 고민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진보진영이 오는 6월 2일 지방선거에서 제대로 된 주택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손씨는 안타깝다는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는 "노동·진보·개혁·사회 운동이 집 문제 등 조금 더 사람이 먹고 사는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손씨의 '10만인클럽' 특강은 예정 시간을 30분 초과할 정도로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손씨는 '나는 왜 부동산으로 한국사회를 보는가'라는 주제의 열강을 통해 자신이 쓴 책의 핵심 내용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학력과 수명까지 좌우하는 부동산, 해결책은 없나?

'부동산 계급사회, 대한민국 정치사회지도'의 저자 손낙구씨가 6일 저녁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10만인 클럽 특강에서 '나는 왜 부동산으로 한국 사회를 보는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부동산 계급사회, 대한민국 정치사회지도'의 저자 손낙구씨가 6일 저녁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10만인 클럽 특강에서 '나는 왜 부동산으로 한국 사회를 보는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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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는 손씨가 부동산 문제에 천착하게 된 계기를 밝힌 것에서 시작됐다. 그는 지난 1990년 노동자 부부가 일하러 간 사이에 남매가 지하셋방에서 불에 타 숨지는 사고와 2005년 엄마가 공장에 간 사이에 비닐하우스에서 아이가 죽은 사건을 언급했다.

손씨는 "서민을 대변한다는 노동·진보운동을 하면서도 서민들이 부동산 때문에 가슴을 쥐어 뜯으며 살고 있는 것에 무관심했다는 사실에 부끄러웠다"며 "서민들이 부동산 문제에서 헤어날 수 있는 길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해 공부를 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부동산으로 본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부동산 가격이 터무니없이 높다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손씨는 "학계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 땅을 팔면 땅 크기가 100배나 큰 캐나다를 6번 살 수 있다"며 "또한 프랑스를 9번, 미국을 절반 살 수 있을 정도로 부동산 가격이 비싸다"고 말했다.

그는 비싼 부동산이 서민들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씨는 "대한민국 평균 봉급쟁이가 33평(109㎡)짜리 집을 마련하는데, 서울에서는 29년, 강남지역에서는 44년이 걸린다"며 "또한 신혼부부의 결혼비용 중 75% 이상은 집을 마련하는 데 들기 때문에, 결혼과 출산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비싼 부동산 문제 뒤편에는 부동산 소유의 극단적인 편중이 자리 잡고 있다. 우리나라 최고 집 부자가 혼자서 1083채의 집을 소유하고 있다는 통계는 <부동산 계급사회>를 통해 이미 널리 알려졌다. 그는 "부동산이야말로 우리사회를 가장 잘 설명해줄 수 있는 도구"라며 말을 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주택보급률이 111%인데도 국민의 40%는 집 한 채 없다. 국민의 5.5%인 땅부자가 국토의 75%를 가지고 있다. 소수가 너무나 많은 부동산을 독점하고 있다. 부자 동네일수록 서울대 합격자가 많고, 땅값이 많이 오른 곳일수록 수명이 길다."

왜 야당은 지지자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들이지 못하나?

그가 최근에 펴낸 <대한민국 정치사회지도>는 많은 이들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다. 최장집 고려대 교수는 "내가 아는 범위 안에서 이 정도의 중요성을 가진 작업을 본 적이 없다"고 평했을 정도다. 손씨가 이 책에서 수도권 1186개 동네를 부동산 자산 중심으로 살펴본 결과는 자못 흥미롭다.

"집주인이 많고, 학력이 높고, 종교 인구가 많을수록 투표율이 높고, 한나라당을 찍는 비율이 높았다. 반면, 집주인이 적고 학력이 낮고 종교 인구가 낮을수록 투표율이 낮고, 상대적으로 야당 표가 많았다."

여기서 '왜 가난한 사람은 투표하지 않을까'라는 의문에 제기된다. 이에 대해 손씨는 "셋방 사는 사람들의 50% 이상은 2년에 한 번 이삿짐을 싼다, 자기가 사는 곳이 언젠가 이사가야할 곳이니 선거에 관심 없다"며 "계급 배반 투표 이론으로 유권자의 투표 행태를 설명하는 것은 부족한 면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투표율이 낮은 가장 큰 원인은 서민들을 대변하는 정당이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씨는 "서민들이 일당을 포기하면서까지 투표장에 가서 찍을 정치세력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한나라당은 자신의 지지 세력을 잘 대변해 투표장으로 이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에 반해, 그렇지 못한 진보정당 등 야당은 성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계급사회, 대한민국 정치사회지도'의 저자 손낙구씨가 6일 저녁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10만인 클럽 특강에서 '나는 왜 부동산으로 한국 사회를 보는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부동산 계급사회, 대한민국 정치사회지도'의 저자 손낙구씨가 6일 저녁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10만인 클럽 특강에서 '나는 왜 부동산으로 한국 사회를 보는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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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강연에서 많은 이들이 그에게 대안을 물었다. 가난한 사람들의 투표율을 높이고, 부동산 소유 편중 현상을 해소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손씨의 해법은 무엇일까.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책임(의무)투표제 도입 등 선거제도 개선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들이도록 하는 생활 이슈를 개발해야 한다. 예를 들어, 대학생용 임대주택을 도입하겠다는 공약은 유권자로 하여금 '나의 투표가 생활을 개선시켜주는 수단이 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선거는 그런 공간이 되어야 한다.

부동산 소유 편중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토지를 국유화해야 한다. 계급 전쟁을 치르더라도 도입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1년에 국토의 1%씩이라도 채권을 발행해 토지를 제값에 사주는 토지국유화 방안이 투기가 일어나지 못하도록 하는 근본적인 해법이다. 부동산 소유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에 도전하지 않으면 근본적인 해결은 불가능하다."


태그:#손낙구, #10만인클럽 특강, #대한민국 정치사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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