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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국방장관은 19일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보고에서 천안함 침몰 원인과 관련, 외부충격을 입증할 물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파편 등은 아직 수거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 장관은 이날 질문하는 의원의 성향에 따라 무게 중심을 옮겼다. 어뢰 공격 혹은 북한 소행설에 무게를 싣는 의원에게는 "외부 충격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답변으로, 어뢰설에 문제를 제기하는 의원에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하고 있다"는 식으로 답했다.

 

"'전사' 아닌 결론 날 가능성 아주 약하다"

 

심대평 국민중심연합 의원은 "기뢰나 어뢰로 인한 외부 폭발이 확실시 되지만 심증만 있고 물증이 없는 상황에서 폭발 증거물을 확보해도 북한의 소행이라는 것을 단정하기 어렵지 않느냐"며 천안함 침몰이 영구 미제로 남을 가능성에 대해 물었다. 김 장관은 "현장조사 결과는 외부 폭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이어 "물증이 제한되는 것 때문에 영구미제가 될 가능성도 있지만 정확한 사실을 밝히기 위해 여러 (폭발물) 부품들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해 여러 가지 방법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물증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니다"라며 "함정의 뒤틀림 현상이 있어서 (침몰 원인이) 어떤 것이구나라고 짐작할만 한 것은 꽤 있다, 물증을 찾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의 답변으로 보자면, 군이 어뢰나 기뢰의 부품 없이도 인양된 천안함 고물 절단면 등을 통해 침몰 원인이 어뢰 혹은 기뢰로 인한 외부충격이라는 상당한 증거를 이미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영우 한나라당 의원과의 질의 답변에서 김 장관은 "현재 추정하는 것으론 그런(어뢰 혹은 기뢰가 원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고 재확인했다.

 

김 장관은 북한의 어뢰 제작 기술력에 대해 "북한도 스스로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이 있는데, 이번 같은 경우엔 자국산이 아니더라도 다른 것을 구매해서 쓸 수도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유승민 한나라당 의원이 "지금은 전사에 준하는 예우를 하겠다고 하고 있는데, 나중에 사고 원인이 전사가 아닌 방향으로 될 가능성이 있느냐"고 묻자, 김 장관은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은 아주 약하다고 하겠지만, 최종적인 (사고원인) 확정 만큼은 모든 조사가 끝난 뒤에 하는 것이 옳다"고 답했다.

 

전사는 '적의 행위로 인한 사망'을 전제로 하는만큼 외부의 공격으로 결론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며, 다시 한번 북한 연루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북의 소행이라고 결론 났을 때 한국군이 자위권을 행사하는 문제에 대해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김 장관은 "충분히 검토하고 있지만 발표할 수는 없다, 해야할 것들을 차분히 준비하고 있다"면서 "이런 것은 행동으로 보여질 사안이지 입으로 떠든다고 해소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처음엔 북한 소행 판단... 모든 가능성 열어놓아야"

 

민주당 의원들과의 질의 답변에서 천안함 침몰 원인과 관련한 김 장관의 답변 내용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봐야 한다'는 쪽으로 중심이 이동했다.

 

안규백 의원은 "사건 초기 군도 북한의 관련성이 낮다고 말했고, 샤프 주한미군 사령관도 북한의 연계성이 낮다고 했는데 시간이 가면서 북한과 연계되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사건이 발생한) 바로 그 순간엔 북의 행위라고 판단해 속초함을 발진시키고 도망가는 것을 잡으라고 포격까지 한 것 아니겠느냐"며 "이후 조사를 하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봐야겠다는 판단으로 그렇게 (북한 관련성이 낮다고) 한 것이고 북한과 연관시키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어 "(침몰 원인이) 현재는 바깥의 압력에 의한 것이란 것은 알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침몰 원인을 정확하게 하려는 노력으로 봐야겠다"고 말했다.

 

문희상 의원은 버블제트 어뢰로 인한 침몰로 볼 수 없는 몇가지 정황을 제시했다. '천안함 소나는 어뢰를 탐지하지 못했다' '생존자 대부분에 청력 손실 혹은 화상 환자가 없다' '물고기 떼가 물 위로 뜨지 않았다'는 당시 정황이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소나에서 어뢰가 인식되지 않았다는 것도 하나의 중요한 팩트로 보고 있다"면서도 "경우에 따라 소나를 지켜보는 부사관이 잘못 인식했을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런 모든 것을 다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피로파괴 가능성도 열어놓고 봤고, 지금은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문 의원은 "그러면 왜 이렇게 외부폭발 가능성을 강조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김 장관은 "(여러 가능성 중에) 외부 폭발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좌초나 피로파괴의 가능성은 낮으리라고 생각되지만 이런 가능성이 '제로 퍼센트'가 되기까진 지켜봐야 한다"며 "함수 부분까지 올라와서 보면 조금 더 (침몰 원인이) 좁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천안함 아닌 파편 국과수 보냈다'는 사실 아니다"

 

한편 이날 군은 '침몰 현장에서 천안함 잔해가 아닌 파편이 수거돼 성분분석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보내졌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를 부인했다. 민군합동조사단에 참여하고 있는 박정희 합참 작전부장(중장)은 "현재까지 183점의 파편이 수거됐는데 국과수로 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태그:#김태영, #천안함, #파편, #어뢰, #국방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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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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