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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3차례에 걸쳐 대운하 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국민 앞에 약속했다. 4대강 살리기는 변형된 대운하 사업도 아니고 대운하를 위한 전(前)단계도 아니다."

 

2009년 12월 26일자 청와대 대변인의 말이다. 그런데 2010년 3월 6일 대구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도 뚫려 대구가 내륙이 아니라 항구다. 분지적(分地的) 사고를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관련기사).

 

이것이 입으로는 '운하'가 아니고 '강 살리기'라고 말하며, 머릿속에는 운하로 상정하고 있는 이 대통령의 모습이다. 대통령이 국민을 속이고 기만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세금 한푼 들어가지 않는 이 사업은 민자로 건설되며, 공사비에 쓰는 14조원은 정부예산을 전혀 쓰지 않습니다. 정부예산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일방적으로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닙니다."

 

모두 이 대통령이 TV 앞에서 했던 말이다. 그는 지금 22조 2천억 원의 정부예산으로 4대강을 난도질하고 있다. 거짓말의 달인이라는 시중의 말이 틀리지 않는다.

 

2010년 3월 12일 천주교 주교단의 '4대강사업 반대성명'은 4대강의 죽음을 걱정하는 우리들에게는 백만대군의 원군이었다. 반면에 4대강 사업을 몰아붙이는 저들에게는 날벼락과 같은 충격이었을 것이다. 주교단의 성명 이후 4대강에 대한 민심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이에 이른바 권력자의 측근이요 실세라는 정두언 의원이 "4대강사업 책임자를 바꾸고 새로운 사람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일갈했다는 보도다.

 

4대강사업본부장이 주교단의 설명 요청에 2번이나 응하지 않았고, 막판에 마지못해 응했지만 주교단을 설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강 죽이기'를 '강 살리기'라고 우겨오던 본부장도 주교단 앞에서는 어거지를 쓸 수가 없어 응하지 못했을 것이다. 4대강 사업은 그 실체를 알면 알수록 설득될 수 없는 문제투성이 사업이다. 이를 두고 홍보 부족이라고 몰아세우며 만만한 본부장만 닦달하는 힘가진 자들의 오만이 가증스럽다. 4대강 사업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사업이라서 제갈공명을 내세워도 해명이 될 수가 없다. 

 

홍보가 부족해서 천주교 주교단이 '살리기'를 '죽이기'로 인식하고 있겠는가? 주교단이 '강 살리기'인지 '강 죽이기'인지를 모르겠는가? 겸허한 자세로 반성은 하지 않고 홍보 타령만 하고 있는 얼빠진 자들이 이 나라를 쥐락펴락 하고 있으니 나라의 미래가 암담하기만 하다. 그동안 이명박 토건정권은 국토부·문광부·환경부 예산에 지자체 예산까지 동원하여 TV광고, 전철광고, 인쇄물 배포, 동원교육 등 온갖 방법으로 광고와 홍보를 해왔다. 왜 순수한 치수사업에 홍보가 필요하단 말인가?

 

정두언 의원은 지금 "4대강 사업이 수질을 개선하는 사업인데 악화시키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고, 생명을 살리는데 죽이는 사업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불만이다. 4대강 사업은 명백히 수질을 악화시키는 사업이고, 생명을 죽이는 사업이다. 핫바지로 보이는 국민들도 살리기인지 죽이기인지 정도는 안다. 아니 이 한심한 자들의 머리꼭지 위에서 내려다보며 혀를 차고 있다. '강 죽이기'를 '강 살리기'라고 맞장구치는 부류는 4대강 사업으로 떡고물을 만지는 부류들과 무지몽매한 MB의 열혈팬들뿐이다.

 

이명박 정권은 출범부터 해괴망칙한 운하사업을 들고나와 온 나라를 뒤흔들다가 세(勢) 부득하니 운하사업을 '4대강 살리기'라는 거짓이름으로 위장하여 국민을 속이고 재정을 거덜내며 나라의 보물인 강을 훼손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4대강사업본부는 "4대강 공사는 한강과 낙동강 등 강과 강을 연결하지 않는 데다, 보에 갑문을 설치하거나 터미널 등을 만드는 계획이 전혀 없다. 4대강 사업을 운하와 연결짓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왜 대통령은 대구가 내륙이 아니고 항구라고 말하는가? 누가 거짓말을 하는가? 대통령인가? 본부장인가? 대통령의 머릿속에 담긴 운하가 바로 4대강 사업의 실체이다. 4대강 사업은 처음부터 운하사업이었다. 운하가 아니면 400∼500m의 넓은 강에 보를 만들고 준설을 할 필요가 전혀 없다. 운하가 아니면 문제가 있는 강의 지류(支流)를 제쳐두고, 문제가 없는 본류(本流)를 토막내고 파헤칠 이유가 없다.

 

2009년 5월 19일 청와대 오찬자리에서 대통령과 정두언, 정병국, 강승규 등의 측근이 "대운하라는 네이밍(이름짓기)이 오해를 부른다"며 '4대강 살리기'로 이름을 바꾼 운하사업이 지금의 4대강 사업이라는 것을 아는 국민이 많지 않다(☞관련기사). '강 죽이기'를 '강 살리기'로 이름을 바꿔 국민을 속이는 자들이 국가권력을 휘두르고 있어 보고 있기가 힘들다. 21세기 민주사회에서 손바닥으로 태양을 가리며 국민을 기만하는 정권을 좌시해서는 안된다. 국민의 함성으로 4대강 사업이 또 하나의 사필귀정(事必歸正)의 예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덧붙이는 글 | 임석민님은 한신대학교 경상대학 교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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