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침몰한 지 18일만에 백령도 앞바다에서 함미를 인양하는 가운데 19일째인 13일 오전 백령도 앞바다에서 해병대원들이 수색작업을 나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침몰한 지 18일만에 백령도 앞바다에서 함미를 인양하는 가운데 19일째인 13일 오전 백령도 앞바다에서 해병대원들이 수색작업을 나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 뉴시스

관련사진보기


천안함 인양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현재, 실종 장병들의 미니홈피에는 아직도 생존에 희망을 걸고 있는 가족과 친구들의 기원 글이 올라오고 있다. 천안함이 인양된 뒤 살아있는 모습으로 만나자는 것이다.

이날 이상민 병장의 미니홈피에 글을 올린 친구 구서영씨는 "배고프지, 상민아? 많이 힘들었지? 얼마나 무서웠어, 너무 추웠지? 내일이면 우리 만날 수 있어"라고 그리움을 나타냈다.

지희씨는"부대에서 영정사진 준비하라고 했다는 말 듣는 순간 멍했다, 진짜 믿고 싶지 않은데 지금 이 현실 받아들여야 하는 거야?"라고 물은 뒤 "절대 포기 못해, 안 해"라면서 "살아서 나오자, 상민아, 제발 힘내자"라고 친구를 불렀다.

정아영씨도 "내일 네가 살아 돌아와서 치료 좀 받고 밥도 좀 먹고 그리고 컴퓨터 해서 (방명록에 남긴 글) 다 읽으면 되겠당, 그치?"라면서 "하루다, 딱 하루 남았다, 하루만 버텨라"고 기대를 보였다.

그러나 가족들은 실낱같은 기대 속에서도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고 있다. 그의 친척 누나 가진희씨는 지난 13일 방명록에 "제 연락 받으신 분들은 주위 상민이 친구들한테도 사진 있는지 좀 물어봐주세요"라고 영정 사진을 부탁하는 글을 썼다.

그는 "저 역시 이런 말하기 싫고 친구 분들도 인정하기 싫겠지만 현실을 피할 수가 없네요, 기왕 거는 거라면 우리 상민이 예쁜 사진으로 걸어야 상민이도 좋아할테니"라고 했다.

부대에 모인 가족들 "우리 평택 왔어, 너만 오면 돼"

동명이인으로 한 살 어린 89년생 이상민 병장의 미니홈피에서 누나 상희씨는 이날 "상민아, 널 볼 생각에 떨린다, 바보같이 자꾸 눈물도 나고"라고 현재 심경을 밝히고 "기다릴게, 누나가 꼭 안아줄 테니까 보고 싶었다고 말해줘, 꼭 말해줘"라고 당부했다.

이날 가족들과 함께 부대에 도착한 상희씨는 "우리 평택 왔어, 이제 너만 오면 돼"라면서 "니 생일 마지막 면회 때처럼 우리 널 기다리고 있어, 누난 널 믿어, 우리 실망시키지 마, 제발"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매일 동생에게 메시지를 남기고 있는데, 지난 12일에는 "함미가 움직였어, 널 구하러갈 거야, 그 때까지 힘내"라고 응원을 보냈다.

사고 직전 여자친구와 문자를 주고받았던 차균석 하사 미니홈피에는 "여자친구를 생각해서라도 꼭 살아 돌아오라"는 기원이 많다.

이날 윤수미씨는 "그동안 차 하사님 걱정에 힘들었을 가족들, 동기들, 친구들, 사랑하는 여자친구, 그리고 저희들을 위해 활짝 웃으시며 나오셔야죠, 하루만 더 힘내세요"라면서 "내일 꼭 뉴스에서 멋진 차 하사님 뵙고싶다"고 바람을 올렸다.

전날인 13일 오후 10시에 글을 쓴 주해돈씨는 "(실종자들이) 다 죽었다는 말을 툭 내뱉은 친구와 저도 모르게 싸웠다"면서 "대한민국 전국의 국민들이 하루하루 기다린다, 강한남자 포기하지 않는 남자 꼭 돌아오세요"라고 기원했다.

문영욱 하사는 소대로부터 귀환 명령을 받았다. 김영배씨는 14일 "내가 널 어떻게 갈켰는데…, 귀대 신고는 해야 할 거 아냐, 그만 귀대해라, 소대장으로서 마지막 명령이다"라고 썼다. 박재승씨도 "사건 이틀 전까지 통화했잖아"라면서 "인양 시작했잖아, 나올때 됐잖아, 동기로서 마지막 임무 준다, 돌아와라 빨리!!! 그게 니 마지막 임무다"고 했다.

권수현씨는 "(문 하사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후타실이 어디 있는지 다시보니 다행히 함미 쪽에서도 제일 끝에 있다, 오히려 공간도 넓어보인다"라며 생존에 대한 기대를 보였다. 그는 "같이 후타실에 있는 동료들과 교대로 주무세요"라면서 "끝까지 포기하지 마세요"라고 썼다.

김선명 상병의 미니홈피에도 "빨리 입항해라, 왜 아직도 출항 중이냐, 형이 술 사준다고 약속했으니까 제대로 쏠게, 그니까 빨리 나와"라고 생환을 비는 해군 이윤찬씨의 댓글이 눈에 띈다. 이용관씨도 "물속 춥다, 어여 나와서 따뜻한 봄 햇살 좀 받고 휴가도 나오고 해야지"라고 썼다.

방일민 하사의 지인인 박혜옥씨도 14일 생환을 전제로 "춥지? 조금만 더 기운내자, 오빠 안 그래도 말랐는데 완전 빼짝 꼴겠다 ㅜ"라고 격려했고, 친구 정다운씨는 "일민아, 내일은 인양한대, 그럼 너도 나올 수 있겠지?"라고 기대를 보였다.

강현구 병장 미니홈피에서 장이슬씨는 "오늘 오빠 꿈꿨다, 일부러 나온 거지?"라고 물으면서 "꿈에서처럼 웃으며 말해야지, '죽는줄 알았다고' 하면 웃을 거라 믿어, 이제 다 된 거다, 좀만 참아"라고 말했다.


태그:#천안함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