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10일 오전 10시경, 녹색연합, 제천간디학교, 환경운동연합, 강과 습지를 사랑하는 상주사람들 등 전국 여러 곳에서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이항진 집행위원장의 안내말로 오늘 여강 걷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야기하는 강 살리기의 내용은 지역경제를 살리고 고용을 창출하고 친수공간을 만들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친수공간을 만들겠다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한강 둔치처럼 들어가면 익사하는 강이 됩니다. 친수공간은 맞습니다. 누가 친해지느냐가 문제입니다. 인간이 친해질 것인지 시멘트가 친해질 것인지 말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오늘 걸으면서 나누셨으면 좋겠습니다."

 

여주환경운동연합 이항진 집행위원장은 두 개의 지도를 비교하며 설명을 이었습니다.

 

"이것은 최근 10년간 홍수가 일어난 곳을 표시한 지도이고 이것은 4대강에 보를 만드는 지역입니다. 단순하게 이 두 지도를 겹쳐보았더니 어떻게 이렇게 홍수 안 나는 지역만 보를 만드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오늘 고민하셔야 되는 내용이 이런 거구요. 그 답을 현장에 가셔서 찾으셔야 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들이 답을 찾았다면 오시지 않았겠지요? 답을 고민해야 하겠지요. 걸으면서 대화를 나누시는 게 중요한 일입니다."

 

여여주 지역은 한강 살리기 사업 1공구 구간에 속하는 곳입니다. 인근 팔당 유기농 단지의 경우에는 신부들이 매일 미사를 드리며 현장을 지키고 있으며, 지역을 지키려는 지역민의 의지 또한 확고하다고 하지만 여주 구간의 경우는 지역민들의 의견이 분리되어 있습니다. 보상으로 인해 찬성하는 입장인 땅 주인, 이장단협의회와 생태계 파괴를 막고 희귀종을 보호하기 위하여 사업을 반대하는 측으로 나뉘어져 있는 상황입니다. 도로를 지나면서 공사를 찬성하는 단체에서 내걸은 현수막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한강살리기 사업은 우리들의 숙원사업입니다." "여주 한강 살리기 사업에 타 지역 단체의 집회를 거부합니다."라는 내용입니다.

 

안내설명이 끝난 후 시작으로 여러 대의 차량을 이용하여 바위늪구비 습지로 이동하였습니다. 남한강의 아름다운 곳 중 알려져 있는 바위늪구비는 습지가 많고 따라서 갈대와 버드나무가 번성하던 지역입니다. 약 6개월 전까지만 해도 본래의 모습이 남아 있었지만 지금은 버드나무와 갈대를 베어내는 중입니다. 이곳에는 희귀종 식물인 단양쑥부쟁이기 서식하고 있습니다. 원시 상태에 가까운 강에서만 볼 수 있는 풀로서 편안하고 안전한 땅이 아니라 척박하고 원시성이 보존되어 있는 땅에서 잘 자라는데, 그 이유는 편안한 땅에서는 일반적인 다른 식물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여주 지역의 환경시민단체에서는 현장을 모니터링하던 중 이 풀을 발견하여, 보존을 요청하였고 이에 따라 공사 진행처에서는 단양 쑥부쟁이 서식지를 표시하고, 안내 표지판을 설치해두었습니다. 이 단양쑥부쟁이의 발견으로 현재 공사를 진척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환경영향평가 시행서류에 따르면 단양쑥부쟁이를 이식하겠다고 하지만, 다른 환경에서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전문가들 또한 장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강유역환경청에서는 이식을 위한 채취를 허가하여 4월 9일,10일 이틀 사이에 단양 쑥부쟁이 18,000여 개가 채취된 상황입니다.

 

"추측해보면 예전에는 우리 나라 전역에 쑥부쟁이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 곳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전역은 강바닥을 다 뒤집어엎었다 이렇게 생각됩니다. 공사를 시행하는 측에서 단양 쑥부쟁이 개체수 전수조사를 했다고 하지만 위치가 틀립니다." 이항진 집행위원장의 말이다.

 

버드나무는 베어졌으나 아직 죽지 않고 새싹을 피워내고 있었으며 갈대 숲 사이로 고라니가 뛰어가는 모습을 두 차례 볼 수 있었고 발자국과 똥도 발견했습니다. 여주 지역 여강에는 총 3개의 보가 설치될 예정입니다. 이포보,여주보,강천보가 생긴다. 각각의 보 간격은 각각 10km이며,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곳 등을 조성하기 위해서 깊이 모래를 파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고라니와 물고기 또한 살 곳을 잃게 되어 어디론가 떠나야만 하는 상황이 됩니다. 앞으로의 공사 계획은 강변 한쪽을 5월말까지 준설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바위늪구비를 지나 여울이 있는 강가에 도착하였습니다. 아래쪽으로는 하중도를 파내고 있는 공사현장이 위치해 있었습니다. 최병성 목사의 진행으로 어떤 물고기가 살고 있는지 과찰해보려 했으나 물고기는 없었습니다.

 

"물 속에서는 공기 중보다 소리가 더 잘 전달됩니다. 공사 소음 때문에 물고기들이 이미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한 것 같습니다. 여울이 있어서 강이 산소를 공급받아 정화가 되는데, 보를 만들게 되면 그럴 수가 없게 되고, 여강에서만 볼 수 있는 어종이 사라지고 결국 붕어,잉어, 베스, 블루길만 남을 것입니다."

 

최병성 목사의 말씀입니다.

 

"우리나라 물고기는 대부분 얕은 물에 살고 우리나라에만 있는 희귀한 돌상어 같은 물고기는 여울이 있는 곳에서 삽니다. 그리고 물고기는 알을 자갈 밑에 낳습니다. 따라서 여울이 있어야 물고기가 삽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파괴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이 4대강 사업으로 수영하기 좋은 물을 만들겠다 라고 하는데 한강 평균 수심 3m, 낙동강은 8.5m로 팝니다. 수영을 하시겠습니까? 할 수 있겠습니까? "

 

여울을 지나 점심을 먹고 여주 신륵사에 당도하였습니다. 여주 신륵사 강변에 여강선원을 개원하고 4대강 사업 반대 운동을 펼치고 있는 수경스님은 4대강 사업을 보는 자신의 관점과 우리가 해야할 일이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하였습니다.

 

"예수님 부처님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 자신의 이야기로 내 자신의 삶을 표현한다고 하는 것이 자신이 없고 다만 현상적인 이야기보다는 생명이니 뭐니 하는 이야기보다는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온 자신의 삶을 한 번 뒤돌아보면서 삶의 의미를 내밀하게 성찰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오늘 하루 자기가 살아온 생활, 아침에 일어나서 눈 뜨고 세수하고 밥 먹고 여기까지 오셔서 말씀 하시고 들으시고 점심 먹고 오셨는데 앞으로 전개되는 이런 저런 일을 느끼고 보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 하루의 삶인데 이런 하루의 삶을 정말 내밀하게 살펴볼 줄 알아야 그래야 삶의 문제를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자기 자신 안에 있는 욕망이라든지, 분노라든지, 어리석음의 내용이 현상적으로 드러나는 것이라고 전 생각하거든요. 한 두 사람의 문제는 아닙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문제라고는 안 봐요. 다만 이명박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책임져서 이런 여러 상황을 올바르게 문제를 진단하고, 조정하고 통합하고 풀어가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분에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지 드러나는 현상은 이명박 대통령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우리 사회, 한반도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의 삶의 내용이 이렇게 표출되고 있는 것이거든요 그러기 때문에 자기 자신의 삶을 내밀하게 진단하고 성찰하지 않는 한 풀리지 않습니다. 우리 스스로가 하루하루의 삶을 내밀히 살펴볼 줄 알아야 삶의 문제를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삶의 문제에 대해 진지해져야 하고 적나라하게 드러나지 않으면 밖의 현상을 제대로 바라볼 수 없습니다. 4대강 사업을 통해 우리가 살아온 삶의 모습을 점검해봅시다. 그것이 4대강 사업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풀어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제가 입은 이 옷이 죄수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중 노릇을 제대로 하면 이 옷이 복전의가 되어 서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주는 옷이어야 하는데 죄수복이라는 느낌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은혜를 갚으며 살아가는 것인지 몸부림치고 방황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이후 여강선원 바로 아래 공터에서 물과 육지에서 헤매는 외로운 영혼들을 위로하기 위해 불법을 강설하고, 음식을 베푸는 수륙대제를 지냈습니다. 바로 옆을 흐르는 강의 위쪽에서는 공사가 현재 진행중입니다. 스님의 바라춤과 승무에 이어 발원문을 낭독하며 제사를 갈무리하고  남한강 근처에 살고 있는 시인 홍일선의 시 낭송('첫시를 쓰던 첫마음으로 돌아가야 하리')과 제천 간디학교 학생들의 참여 소감을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행사 진행팀의 일원인 이선화씨가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도시에서만 살아서 아무 생태 감수성이 없던 제가 여기 2주간 있으면서 단양쑥부쟁이를 눈여겨 봤더니 정이 들어서, 이식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니까 속이 상하더라구요. 경쟁력이 떨어지는 식물이라서 다른 식물들과 같이 살면 못 살아남아요. 그래서 척박한 곳에 터전을 잡아요. 이식을 하는 것은 그 식물이 거기 살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면서 새로운 경쟁으로 다시 내모는 거지요.

 

그게 비단 단양 쑥부쟁이만의 일일까요? 여기 오신 분들이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을까봐 걱정이 돼요. 故 김대중 대통령이 하신 말씀 중에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양심이 아니다. 하다 못해 벽보고 욕이라도 해라' 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는데 그 말이 되게 인상깊더라구요. 글로 쓸 수 있는 분은 글로 쓰시고 밥 먹는 시간에 계속 주변 사람들에게 말씀해주셨으면 좋겠어요. 4대강 사업이 이렇게 되어가고 있다고 계속해서 많이 말해주면 좋겠어요.

 

그리고 많이 여기를 오셨으면 좋겠어요. 아무 생태 감수성이 없던 제가 2주 머물면서 정이 들었는데, 여러분도 하루라도 오면 다르다고 생각하거든요. 다른 분들 안내해주셔서 이쪽으로 오시면 제가 여기 와서 매일 모니터링하고, 안내하거든요. 얼마든지 안내해드리고 모든 최선과 열정을 다해서 안내하고 소개해드릴테니까 주변 사람들 알려주셔서 오게 해 주세요.여기 있는 분들 다음에 또 뵙고 다른 분들과 같이 또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행사를 마친 후 참석자들은 예도 통천의 풍물을 따라 강을 따라 걸으면서 하루의 여정을 마무리하였습니다.


태그:#남한강, #수경, #수륙대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