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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남성 둘이 배를 타고 가다가 배가 침몰해 사망했는데 한 사람은 약 2억 원을, 다른 사람은 3656만 원을 받았다. 두 사람이 받은 돈에 차이가 나는 이유가 뭘까?

정답은 한 사람이 군인이기 때문이다.

최근 천안함 실종자들이 받는 보상금 수준이 민간인 수준에 비해 너무 적어 이를 제도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도 높게 제기되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 국군 병사는 공적인 업무 중 사망할 경우, 3656만 원을 보상금으로 받게 되어 있으며 국가를 상대로 별도의 배상청구를 할 수가 없다. 반면 민간인의 경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통해 2억 원 가량의 배상을 받을 수 있다.

병사로 군대 보낸 내 자식 목숨값 3656만 원

천안함 침몰로 실종된 장병들이 '순직' 처리되면 병사는 군인연금법 시행령에 따라 중사 1호봉 월급(101만5000원)에 해당하는 금액의 36배인 3656만 원의 일시금을 받게 된다. 일시금은 사망보상금, 조위금, 퇴직수당 등을 모두 합한 금액. 여기에 매월 94만8천 원의 보훈 연금이 주어진다.

부사관 이상은 사망 직전에 받던 월급의 36배를 일시금으로, 계급에 따라 연금을 차등 지급 받는다. 시신이 발견된 고 남기훈·김태석 상사 등은 1억9857만~2억988만 원 사이의 일시금과 매월 208만~218만 원의 연금을 받게 되며, 실종자 중 가장 계급이 높은 원사의 경우 2억4944만원의 일시금과 월 255만 원의 연금을 받는다.

문제는 이런 보상금의 수준이 민간인 기준에 비해 현저하게 낮다는 것이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원내대표는 지난 7일 국회에서 있었던 대정부 질문에서 "직업이 없는 20세 남성이 배에 타고 있다가 침몰사고로 사망해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할 경우 2억원 정도의 손해배상금을 받을 수 있으며 일정 소득이 있는 경우라면 훨씬 더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원내대표는 "군인은 제복 입은 시민일 뿐 기본권을 제한받아야 할 존재가 아니"라며 "국가안보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더 크게 보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방부에서 지난 31일 민주당에 제출한 초계함 침몰 관련 상황보고.
 국방부에서 지난 31일 민주당에 제출한 초계함 침몰 관련 상황보고.
ⓒ 전병헌 의원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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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한 군인에 대한 보상금 수준이 이렇게 낮은 이유는 박정희 전 대통령 때 제정된 군인연금법 시행령의 사망 보상금 지급규정 때문이다. 당시 정부는 베트남 파병으로 많은 군인들이 전사하자 천문학적인 보상금을 우려, 교전 중 사망은 공무 중 사망한 것으로 처리하고 사망보상금은 사망 직전 받았던 월급의 36배로 못박아 국가로 하여금 그 이상 지급할 수 없도록 했다. 

이 규정은 지난 2004년 1월에야 개정됐다. 지난 2002년 서해교전을 겪은 참여정부는 군인연금법 시행령을 개정, 적과의 교전과정에서 전사한 군 장병의 유족들이 최고 2억 원의 사망 보상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연금 대상자인 부사관 이상 간부에 대해서는 보상금을 높였으나 병들의 경우는 보상 액수면에서 눈에 띄게 개선된 점이 없는 상태다.

이러한 지적이 일자 최근 국방부는 뒤늦게 사병의 사망보상금을 1억 원 수준으로 인상할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히고 보상금과는 별도로 군내 간부와 군무원들을 대상으로 성금을 모아 희생자 가족에게 5천만 원씩 전달할 계획도 내놓았다.

또한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천안함 실종자의 경우 지난해 12월 개정된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대통령령으로 '전사자'로 처리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전사자'로 처리될 경우 보상금은 대폭 상승해 병사가 약 2억 원까지 받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 경우 국민의 관심을 받지 못해 3656만 원을 보상받았던 다른 군 사망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

그러나 결국 이런 일회성 대책이 사망한 군인에 대해 국가가 책임지는 형태의 근본적인 보상책이 되기는 사실상 어려워, 일각에서는 천안함 사고로 인해 악화된 국민여론 무마용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있다.

일부 시민은 국가가 군인 사망에 대한 진상규명도 없이 국민성금으로 몰아가는 분위기를 지적하기도 했다. 이진석씨는 "어제 보니까 KBS에서 천안함 국민성금 모금하더라"며 "도대체 이 나라는 국민성금 없으면 보상이고 뭐고 없는 나라냐"고 꼬집었다.

실제로 지난 2002년 벌어졌던 서해교전의 경우, 전사한 6명의 장병에게 3억5천여만 원의 보상금이 전달되었지만 그 중 대부분은 국민성금이었다. 당시 고 윤영하 소령에게 지급된 국가 보상은 5천6백여만 원, 병사에게 지급된 국가 보상은 3천1백만 원에서 3천3백만 원 사이에 불과했다.

헌법 29조, 정부 잘못했어도 배상 책임은 없다?

적은 국가 보상금보다 더 큰 문제는 군인이 국가의 실수나 잘못으로 사망한 경우에도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헌법 29조 2항인 국가배상청구 조항에 따르면 군인이나 경찰 공무원 등은 국가에게 받은 손해에 대해 법률이 정하는 보상 이외의 배상은 청구할 수 없게 되어 있다.

또한 국가배상법 2조에서도 '군인·군무원·경찰공무원 또는 향토예비군이 공무집행 중 전사·순직 또는 공적인 상해를 입은 경우에 본인 또는 그 유족이 다른 법령의 규정에 의해 재해보상금·유족연금·상이연금 등의 보상을 받을 수 있을 때에는 (별도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다.

천안함 실종자들의 경우, 이 두 가지 법 조항 때문에 차후 천안함 침몰이 선박 노후 등 국가의 책임으로 밝혀지더라도 국가를 상대로 별도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는 셈이다. 지난 2005년 경기도 최전방서 벌어진 총기난사 사건의 경우 사망자들의 유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고, 지난 1993년에는 경기도 연천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나 동원 예비군 19명이 사망한 사건에서도 유가족의 배상청구가 기각된 바 있다.

왜 이런 법 조항이 만들어진걸까. 헌법학자들은 지난 1972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만든 유신헌법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당시 월남전에 참전해 사망했거나 다친 군인 유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내는 손해배상청구 건수가 급증하자 배상 책임을 피하기 위해 헌법을 개정했다는 것이다.

전광석 연세대 법학과 교수는 "군인의 국가배상청구를 제한한 헌법 29조 2항은 평등권과 국가배상청구권 등의 헌법 이념에 어긋나는 조항"이라며 "헌법을 연구하는 학자들도 (헌법 29조 2항에 대해서)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29조 2항이 누구나 문제점을 지적하는 '헌법 개정 0 순위'로 꼽히는 조항이지만 당장은 누구도 손 쓸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전 교수는 "문제의 헌법 29조 2항은 헌법 조항이기 때문에 개헌을 하는 방법 이외에는 고치거나 삭제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역에서 만난 오원규(가명) 상병은 "병사 사망시 3656만원의 국가 보상금은 터무니 없이 적다"고 말했다.
 서울역에서 만난 오원규(가명) 상병은 "병사 사망시 3656만원의 국가 보상금은 터무니 없이 적다"고 말했다.
ⓒ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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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대우 보면 군인은 사람 아닌 것 같다"

언론에 보도된 천안함 실종자 보상책에 대해 시민들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이수경씨는 "군대서 군인 대우하는 거 보면 군인은 사람이 아니라는 우스갯소리가 과장이 아닌 것 같다"며 "그 돈으로 앞날 창창한 20대 젊은이 인생이 보상되겠느냐"고 말했다.

해군 병 출신인 임재홍씨는 "아무리 군대고 계급 차이가 있지만 목숨 값은 어느 정도 평등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병사와 하사들 보상금이 전혀 현실성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현역 병사들은 극히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면서도 '보상금이 터무니 없이 적은 것은 사실'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해군에서 복무하고 있는 김원식(가명) 일병은 "내가 일하다 죽으면 그 정도를 주는거냐"고 반문하며 "생명수당 받고 배를 타긴 하지만 너무 적고 듣자니 허탈하다"고 말했다. 육군인 오원규(가명) 상병은 "사람 목숨을 돈으로 환산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1억 이상은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영기(가명) 상병은 "높은 사람들이 이런 상황을 알아야 바뀔텐데 군 생활 안 해본 사람이 많아서 모를 것"이라며 "앞으로도 (이런 상황이) 바뀌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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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kg. '밥값'하는 기자가 되기위해 오늘도 몸무게를 잽니다. 살찌지 않는 기자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