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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MBC <뉴스데스크>가 보도한 천안함 침몰관련 상황일지. 이 일지에 따르면 최초 상황 발생 시간은 26일 밤 9시 15분으로 되어 있다.
 3일 MBC <뉴스데스크>가 보도한 천안함 침몰관련 상황일지. 이 일지에 따르면 최초 상황 발생 시간은 26일 밤 9시 15분으로 되어 있다.
ⓒ i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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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4일 오후 5시 35분]

침몰 직전 천안함에서 모종의 문제가 발생한 시각이 군당국이 주장하는 26일 오후 9시 22분보다 7분이나 빠른 오후 9시 15분경이었다는 3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가 나오면서, 사고의 원인으로 천안함 자체 결함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또 사고 당시 해경이 인지한 천안함의 최초 위치(밤 9시 15분)와 천안함 부함장이 인천해경 상황실로 전화를 걸어온 오후 9시 33분 당시의 위치가 9Km나 떨어져 있었던 것도 또 다른 의문을 증폭시키고 있다. 해경의 상황일지가 잘못된 게 아니라면 천안함은 18분 동안 9km를 이동한 것이 된다.

천안함이 이 정도 거리를 이동하려면 시속 18노트 정도의 속력을 내야 한다. 초계함이 경비기동을 할 때 통상적으로 5노트 정도로 움직인다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빠른 속도로 백령도 연안으로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군당국이 발표한 사고시각인 오후 9시 22분보다 7분 빠른 오후 9시 15분경에 천안함에서는 어떤 긴급 상황이 발생했고,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백령도 근해까지 비정상적으로 접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정이 가능하다.

천안함 왜 7분 동안 9km 이동했나?

그렇다면 사고 당시 천안함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었던 것일까?

1200톤급 천안함은 '포항급' 초계함으로 분류된다. 포항급은 1984년 1번함 포항함(756함)이 취역한 이래 1993년 신성함(785)까지 10년에 걸친 시간동안 대한조선공사, 코리아타코마, 현대중공업, 대우중공업 등 4개 조선소에서 모두 24척이 건조되었다.

사업기간이 길었던 만큼 포항급은 초기형과 중기형, 후기형으로 분류한다. 동급 초계함 중에 14번째로 건조된 천안함은 후기형에 속한다.

 미 해군 함정의 하픈 유도탄 발사관(캐니스터), 이 사진에는 8기의 하픈 미사일 발사관이 보이지만 천안함에는 양쪽에 하픈 발사관이 2개씩(모두 4기) 배치된 구조다.
 미 해군 함정의 하푼 유도탄 발사관(캐니스터), 이 사진에는 8기의 하픈 미사일 발사관이 보이지만 천안함에는 양쪽에 하픈 발사관이 2개씩(모두 4기) 배치된 구조다.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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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은 1989년 해군에 인도된 이후 20여 년간 각종 신형 무기와 탄약, 레이더 등을 수시로 적재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건조당시에는 없었던 '하푼' 함대함 유도탄 4기를 최근에 장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총 2톤이 넘는 유도탄의 중량이 함미부분에 지속적으로 가해지면서, 최초 설계와 달리 균형이 깨진 천안함 함체에 구조적인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군 관계자 "하푼 함대함 미사일 최근에 장착"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하푼 함대함 미사일을 최근에 장착한 것은 맞다"면서도 "정확한 장착 시기 등에 대해서는 보안상의 이유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당초 설계와는 다른 하중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천안함의 유력한 사고 원인으로 '전단파괴'(shear failure) 가능성이 제시될 수 있다.

전단파괴란 어떤 물체의 단면이 지나치게 수평하중을 받을 때 결국 '무가 잘리듯' 두 동강 난 채 파괴되는 현상을 말한다. 익명의 한 선박 전문가는 "전단력이 발생하는 부분에 누수가 생겼거나, 배에 또다른 무기를 싣기 위해 개조했을 경우 부력의 부조화가 심해져 두 동강 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AGM-84 '하픈' 함대함 유도탄 발사 장면, 이 유도탄의 중량은 530kg에 달한다.
 AGM-84 '하푼' 함대함 유도탄 발사 장면, 이 유도탄의 중량은 530kg에 달한다.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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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일각에서 제시되었던 '피로파괴'(fatigue failure)의 정확한 원인이 바로 '전단력'인 셈이다.

이 부분과 관련하여 주목할만한 사실이 하나 있다. 지난 2004년 9월 23일자 <조선일보>는 "해군의 주력 전투함인 한국형 호위함(FFK)들이 선체균열이 심각해 척당 17억원의 비용을 들여 선체보강 작업을 실시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한국형 호위함 선체균열이 심각하다는 <조선일보> 보도 내용.
 한국형 호위함 선체균열이 심각하다는 <조선일보> 보도 내용.
ⓒ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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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조선일보>는 해군이 한나라당 송영선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인용하여 "호위함들의 상부구조물에 균열이 지나치게 많이 발생하여, 교대로 선체 보강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 기사에는 해군이 선체 균열의 원인으로 "호위함은 파고가 4.1~4.5m 이상이면 항구로 피하도록 설계됐지만 서해 북방한계선(NLL) 사수작전 등 긴급한 작전소요가 많아 파고 5m 이상일 경우에만 피항하는 등 무리하게 운용해온 것이 주원인"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함과 같은 초계함은 2004년 <조선일보>가 문제를 지적했던 '한국형 호위함' 보다 한 단계 낮은 함정이다. 만재 배수량 2180톤의 한국형호위함에 비해 절반이 조금 넘는 1220톤의 만재배수량을 가지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호위함과 비슷한 무장과 사격통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것은 초계함이 건조될 당시 한국의 경제사정을 반영한 것이다. '한국형 호위함'을 대량 건조하기에는 예산의 한계가 있으니, 제한된 예산으로 보다 더 많은 함정을 확보하여 수적인 면에서라도 구색을 갖추겠다는 이른바 '로우앤드' 전략의 일환이었던 것이다.

이렇게 건조된 포항급 초계함은 9척이 건조된 한국형 호위함과 함께 해상작전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다. 하지만 한국형 호위함보다 상대적으로 작은 덩치에 비슷한 무장과 장비를 장착하고 무리하게 운용되었을 경우 심각한 선체 손상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9시 15분 해경이 받은 통보 " (배에) 물이 샌다"

평소 "배에 물이 샌다"고 말했다는 실종자 가족들의 증언이 나온 상태에서 군당국이 밝힌 사고시각보다 7분 빠른 시각에 천안함에 어떤 이상이 발견되었다면, 그것은 천안함에 자체결함이 있었을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이다. 또 해경이 사고 당일 오후 9시 15분 관계기관으로부터 상황 통보를 받은 내용이 "(배에) 물이 샌다"라는 것도 사고 원인과 관련해 주목되는 부분이다.

지난달 30일 미국 국무부 필립 크롤리 공보담당차관보가 브리핑에서 "우리는 선체 자체 외에 다른 요인이 있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점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또 한 가지 주목할 만한 것이 사고 당일인 26일 오후 9시 21분 58초에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감지한 지진파가 무엇에 의한 것이었는가 하는 점이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리히터 규모 1.5 정도의 지진파는 2차 대전 당시 사용했던 폭탄이 폭발했을 때의 규모 또는 배가 전속으로 항해하다 암초에 부딪쳤을 때 가능하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군당국은 사고 당시 천안함이 어느 정도의 속도로 기동하고 있었는지 일절 밝히지 않고 있지만, 천안함이 시속 18노트의 빠른 속력으로 항진하고 있었고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암초에 좌초한 것이라면 홍 교수의 견해처럼 지진파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전단파괴와 좌초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천안함이 침몰했을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편 전단파괴 가능성에 대해 군관계자는 "모든 함정에 대해 매일 점검과 정비가 이뤄지고 있다"며 '전단파괴' 가능성은 낮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군당국의 해명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사고 당일 오후 9시 15분에 천안함에 어떤 상황이 발생했는지, 그후 7분간 천안함이 전속력으로 백령도 근해로 진입한 이유가 무엇인지 등의 의문을 풀어줄 교신일지와 함정 수리 기록 등이 먼저 공개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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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