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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손 삼베를 손질하는 할머니의 손
▲ 할머니의 손 삼베를 손질하는 할머니의 손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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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싸고 질이 뛰어난 섬유가 대량생산되면서 상대적으로 값이 비싼 안동포에 대한 수요는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현재 안동포 직조기능은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되어 있지만, 오랜 수고와 노력에 비하면 크게 돈이 되지 않아 나이드신 할머니들에 의해 근근히 유지되고 있을 뿐이다.

안동포 한올 한올 할머니들의 손길이 있어야 포가 만들어진다.
▲ 안동포 한올 한올 할머니들의 손길이 있어야 포가 만들어진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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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베를 손질하는 할머니들의 주름진 손과 입에는 세월의 흔적이 가득하다. 이제 저 할머니들의 뒤를 이어 이런 고단한 작업을 업으로 삼을 사람이 있기나 한 것일까 싶으니 세상의 약삭빠름이 서글퍼진다.

그렇게 한올씩 정리된 삼베는 타래에 감기고, 이내 할머니들의 빠른 손놀림에 삼베를 감은 타래는 볼록해진다.

물레 정성껏 손질된 삼베는 물레를 통해 거듭난다.
▲ 물레 정성껏 손질된 삼베는 물레를 통해 거듭난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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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모여진 삼베타래는 물레를 통해서 씨줄과 날줄을 만들어갈 수있게 된다. 이런 한 과정 한 과정은 지난할 정도로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한다.

빠름의 시대에 이렇게 긴 시간을 필요로 하는 작업을 요하는 것들이 쇠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든다.

그러나 당장 빠르고, 좋은 것만 선택하다가 잃어버린 것들 중에서 그 빠름과 좋은 것보다 더 소중한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한번 잃어버리면 다시는 되찾을 수 없는 소중한 것들을 너무 쉽게 자본의 논리로 내쳐버리는 현실이 마음 아프다.

안동포 용도에 따라 재단되어 사용될 것이다.
▲ 안동포 용도에 따라 재단되어 사용될 것이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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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많은 수고와 오랜 시간을 통해서 안동포가 완성되었다. 그 과정을 아는 이들은 그 한조각조차도 허투로 버리지 못할 것이다.

과정을 생각해 보면 결코 비싸다고 할 수 없지만, 더 싸고 더 품질이 좋은 섬유가 대량생산된다니 자본주의 게임 법칙에서는 결코 이길 수 없는 싸움이 되어버렸다.

문양 안동포에 문양이 새겨졌다. 작품으로 승화되는 순간이다.
▲ 문양 안동포에 문양이 새겨졌다. 작품으로 승화되는 순간이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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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하지 않은 삶, 고단한 삶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삼베를 손질하는 거친 손, 그리고 주름진 얼굴은 여전히 아름답다.

세월이 아무리 빠르게 변해도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을 묵묵히 붙잡고 살아가는 이들, 그 속에 있는 아픔을 다 헤아리지 못하지만 그들이 있어 이 세상 살 만한 것이니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세상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고하는 이들의 손길이 더 많아 살만한가 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카페 <강바람의 포토에세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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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