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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다니는 천주교 수원교구 안양대리구 오전동 성당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다니는 천주교 수원교구 안양대리구 오전동 성당
ⓒ 박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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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좌파 적출' 발언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가톨릭 신자다. 안 원내대표는 지역구이자 거주지인 경기도 의왕시에 위치한 천주교 수원교구 안양대리구 오전동성당에 다닌다.

최근 안 원내대표가 신도로 있는 이 성당에서 미사 시간에 "강남의 부자 절에 좌파 주지를 그냥 둬서 되겠느냐"는 안 원내대표의 언행이 회개와 참회의 대상으로 거론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3일 오전동성당에서 열린 저녁 미사에서는 '좌파 적출'을 주장하는 안 원내대표의 발언이 소개됐다. 이날 미사는 전합수 주임신부가 집전했고 신도 약 200여 명이 참석했으나 안 원내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전합수 신부는 24일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최근 안 원내대표가 불교에서 좌파를 적출해야 한다 하고, 부산 성폭행 범죄도 좌파 탓으로 돌리는 등 해서는 안 될 말로 스스로 곤경을 자처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안 원내대표의 영혼을 위로하는 차원에서 신도들과 함께 반성과 참회의 기도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 신부는 "그렇다고 안 원내대표 한 개인을 지목해 참회를 촉구한 것은 아니고 성당에서 그런 식으로 기도하지는 않는다"며 "신도 모두 스스로의 일상을 돌아보고 참회할 일이 있다면 함께 반성하고 회개하자는 의미로 기도를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 신부는 "안 원내대표는 우리 성당 신도이기는 하지만, 사형 재개, 4대강 사업 추진 등은 가톨릭 차원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며 "(안 원내대표의) '좌파 딱지' 붙이기 또한 옳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성당에서는 참회하고 밖에서는 좌파 공격 하는 건 옳지 못해"

'봉은사 외압설'을 재차 부인했던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모습을 드러내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봉은사 외압설'을 재차 부인했던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모습을 드러내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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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신부의 지적대로 올해 들어 안 원내대표의 '좌파 낙인 찍기'는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는 지난 1월 25일 "좌파성향 판사가 사법부의 핵심 개혁 대상이다"고 사법부를 압박했고, 1월 29일에는 세종시 원안에 대해 "10년 동안 좌파정권이 박아놨던 대못"이라고 표현했다. 또 교육계를 향해서는 "(좌파) 이념교육이 아동 성폭행을 발생시켰다"고 말해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이런 일련의 발언에 대해 일부 오전동성당 신도들도 우려를 나타냈다. 24일 성당에서 만난 한 신도는 "같은 신도이자 그에게 한 표를 찍은 사람으로서 안 원내대표의 최근 발언과 불교계 압박 의혹 등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가톨릭 신도답게 품위 있는 상생의 정치를 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도 김아무개씨도 "우회적인 거론이었지만, 미사 시간에 신도의 잘못을 지적하는 신부님의 마음도 좋지 않았을 것"이라며 "성당에서는 기도하고 참회하면서 밖에서는 무분별하게 좌파 공격을 하는 건 누가 봐도 옳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 소속으로 의왕시에서 출마하는 예비후보들도 "안 원내대표가 득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만 계속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예비 후보는 "중앙에서 정치하시는 분이 계속 '사고'를 치면 지역 밑바닥에서 일하는 우리는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안 그래도 지방선거가 정책 대결로 가고 있는데, 득표에 보탬이 안 되는 색깔 공격은 중단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태그:#안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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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랭은 고양이를, 저는 개를 업고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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