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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는 평균 수심이 약 55m이며 제일 깊은 곳은 105m에 이르는 곳도 있다. 전 세계 해양의 평균 수심이 약 3700m임에 비추어 볼 때 황해는 매우 얕은 바다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황해는 남쪽으로 동중국해와 연결되어 있고 북쪽으로는 발해만과 연결되어 있으며, 여름에는 북쪽으로, 겨울에는 남쪽으로 부는 계절풍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는다. 겨울에는 4m 이상의 파도를 동반한 폭풍우도 자주 발생한다. 

주변 강(황하강, 한강, 금강 등)으로부터 많은 양의 염분이 포함되지 않은 물이 황해로 유입되며 반 폐쇄성 대륙붕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부분의 염분은 쿠로시오 해류의 일부로 동중국해를 통해 황해로 유입된다. 이러한 이유로 황해는 기후 및 환경변화나 인간의 활동으로 인한 인위적인 오염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며, 그에 따라 황해에 서식하는 생물체 또한 매우 민감한 영향을 받는다.

생물체의 생존에 필수적인 영향을 미치는 해수의 특성, 분포 및 변동성은 주변 강으로부터의 민물 유입, 대기와 해양의 상호작용, 조석에 의한 혼합 및 쿠로시오 해류의 유입량에 의해서 결정된다. 해수의 온도는 계절마다 다르나 연중 약 20 ℃ 정도의 차이가 나며, 염도는 약 29-35 ‰ 정도에서 변한다. 이러한 커다란 환경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생물체만이 살아남기 때문에 다른 해양에 비해 생물다양성이 낮다.

이제 황해의 고기후 및 고환경에 대해서 알아보자. 약 1만8000년 전인 빙하 최대기에 황해의 해수면은 약 130m 정도 하강했으며, 해수의 온도는 오늘날보다 약 6 ℃ 이상 낮았다. 이때 황해의 얕은 수심 때문에 대륙붕이 완전히 노출되어 육지의 상태가 되었으며 기후는 매우 차고 건조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빙하기 때 해수면이 하강함으로써 따뜻한 쿠로시오 해류가 황해에 도달하지 못했으며 이로 인해 차갑고 건조한 기후가 형성된 것이다.  

한 예로 황해에서 코끼리의 화석이 발견되었는데, 방사성탄소를 이용하여 연대를 측정해 보니 약 1만6000년 전이 나왔다. 이는 황해가 1만6000년 전 육지였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빙하기(1만2000년 전~160만 년 전) 동안 반복된 해수면의 변화 때문에 황해는 여러 번 육지와 바다의 상태를 되풀이하였다.

오늘날 보는 푸른 바닷물이 가득 찬 황해의 모습이 아니라, 바닥이 육지에 노출되어 그 일부에는 강이 흐르거나 호수 상태로 물이 차 있었으며, 주변은 사막 형태의 사구(모래언덕)가 발달된 모습이었다. 즉, 빙하기 때 황해의 모습은 건조하고 바람이 강하게 불며 바람에 의해 대기 중에는 먼지 및 모래 입자들이 많이 떠다니는, 오늘날로 치면 황사현상이 매우 심한 환경에서 조그마한 풀들이 자라며 새가 지저귀는 그런 모습이었을 것이다.

황해는 일반적으로 지각의 구조가 안정되어 있으며 수심이 얕은 관계로 기후변화에 의해 야기되는 해수면 변화 및 환경변화의 연구에 중요하다. 황해가 현재의 해수면과 비슷한 상태를 유지하기 시작한 것은 약 6000년 전부터다. 참고로 약 7000년 전은 현재보다 해수면이 6.5m, 4000년 전과 2000년 전은 약 3m 낮았다. 전 지구 온난 상태로 알려진 홀로세 중기(약 6000년 전)에는 황해에 쿠로시오 해류의 영향이 최대에 달했으며, 황해의 동쪽 중앙부까지 영향을 미쳤다. 

현재 황해는 물위에 떠다니는 생물체나 바닥에 사는 생물체의 분포에 있어 지역마다 많은 차이가 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황해에 살고 있는 생물체의 종류, 분포 및 절대량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쿠로시오 해류에서 가지 친 황해 온난수(Yellow Sea Warm Current)다. 이러한 황해 온난수의 유입량과 분포가 황해 생태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화분 화석의 연구에 의하면, 약 1만3000~1만년 전의 황해는 현재보다 차갑고 건조했으며 초원으로 덮여 있었다. 약 1만~6만년 전은 따뜻하고 습윤한 기후였으며 온대성 활엽수가 자라는 환경이었다. 약 6000~2500년 전은 1만~6만년 전에 비해 기후가 약간 차가운 상태로 바뀌었다. 2500년 전부터 현재까지는 소나무 속(Pinus)이 지배적인데 이는 기후가 바뀐 영향 때문인지 혹은 인간의 영향 때문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황해에서 고 몬순(paleo-monsoon)은 연구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남중국해에 대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빙하기 때는 겨울 몬순이 지배적이었으며 간빙기 때는 여름 몬순이 지배적이었다. 현재 황해에 분포하는 동물성 플랑크톤의 일종인 유공충의 계절별 분포를 보면, 겨울 몬순이 지배적인 겨울철에 생산성이 가장 높게 나타난다. 유공충의 먹이가 되는 식물성 플랑크톤 또한 겨울에 생산성이 가장 높게 나타난다. 이러한 사실은 황해에서의 생태계의 종 다양성과 생산성(개체수)은 여름 몬순보다는 겨울 몬순에 의해 더욱 강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황해는 우리나라의 관광 자원뿐만 아니라 해양 자원으로서도 커다란 가치가 있다. 이러한 점에서 황해를 아름다운 청정해역으로 잘 관리하며 연구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 양쯔강에 산샤 댐 건설이 황해의 해수 특성과 염분에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되었다. 특히 환경변화 예를 들어 퇴적물의 이동 및 분포, 부유 물질의 연구, 생산성, 생물다양성, 고기후 및 고환경, 오염 등 여러 분야에 걸친 장기간의 모니터링과 과학적인 연구를 통한 자료의 축적이 필요하다.

덧붙이는 글 | 신임철 기자는 기상청에서 연구관으로 근무하고있다.



태그:#기후변화, #고기후, #고환경, #황해, #빙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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