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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창간 10주년기념 특별기획으로 '유러피언 드림, 그 현장을 가다'를 연중 연재한다. 그 첫번째로, 시민기자와 상근기자로 구성된 유러피언 드림 특별취재팀은 '프랑스는 어떻게 저출산 위기를 극복했나'를 현지취재, 약 30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말]
취재정리 : 안소민 시민기자
공동취재 : 오마이뉴스 <유러피언 드림: 프랑스편> 특별취재팀

 파리 시청에서 근무하며 3살짜리 딸을 키우고 있는 싱글맘 니꼴(Nicole Mazaniello,42)
 파리 시청에서 근무하며 2살짜리 딸을 키우고 있는 싱글맘 니꼴(Nicole Mazaniello,42)
ⓒ 오마이뉴스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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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성이 7년 동안 사랑했던 남자와 헤어졌다. 유부남이었던 그는 자신의 부인과 이별한뒤 그 여성에게 돌아올 것을 약속했지만 번번이 약속을 어겼다. 지지부진한 관계를 참다못해 먼저 이별을 선언한 건 여성쪽이었다. 그러나 이별했을 때 그녀의 배 속에는 이미 4개월된 생명이 자라고 있었다.

웬 아침 드라마의 한 장면이냐고? 파리에 사는 니꼴(42, Nicole Mazaniello)의 이야기다. 니꼴은 아이와 함께 하는 삶을 택했다. 다행히 그녀에게는 직장이 있었다. 파리시청에서 근무하며 두 살짜리 딸 조에(2)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니꼴. 프랑스에서 싱글맘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가, 그녀에게 들어보았다.

- 처음에 임신 사실을 알았을 때, 낙태 생각을 하진 않았나?
"나는 낙태반대주의자다. 아이를 혼자 키우는 게 물론 힘들지만 하는 사람은 다 하더라. 나라고 왜 못할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해보니 할 만하다."

- 처음 임신 소식에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나?
"자매들은 받아들였지만 엄마는 충격이 심했다. 다시는 얼굴 보지 말자고 했다. 지금도 엄마와는 연락을 하지 않는다."

임신하자마자 직장에 임신 소식 알렸다

- 직장에는 언제 임신 소식을 알렸는가? 그리고 직장동료들의 반응은 어땠나?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자마자 알렸다. 직장에서는 어려움이 없었다. 그때도 시청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오히려 직장동료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내가 아이를 낳고 퇴원할 때 동료 중 한 사람이 아이와 나를 집에 데려다주었다."

- 아이가 있기 전과 후, 경제적으로 변화가 있었나?(아이를 키우려면 경제적으로 부담이 많을 텐데 힘들지는 않나?)
"아이가 없었을 때는 독신이어서 세금을 많이 냈다. 그러나 지금은 혼자 살면서 아이를 키우기 때문에 세금을 전혀 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더 경제적으로 더 풍족해졌다. 전에 받지 못했던 주거 보조금(aide au logement)과 많지는 않지만 사회복지서비스(services sociaux) 쪽에서 싱글맘에게 매달 주는 80유로의 보조금을 받고 있다."

- 한부모 가족수당은 없나?
"내가 공무원이고 어느 정도의 봉급을 받고 있기 때문에 그 수당은 받을 수 없다. 그 말은 반대로, 일정의 수입이 없는 한부모들은 가족 수당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파리 시청에서 근무하며 3살짜리 딸을 키우고 있는 싱글맘 니꼴(Nicole Mazaniello,오른쪽에서 두번째)이 2일 파리에서 오마이뉴스 특별취재팀을 만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2살짜리 딸을 키우고 있는 싱글맘 니꼴(Nicole Mazaniello, 오른쪽에서 두번째)이 2일 프랑스 파리에서 오마이뉴스 특별취재팀을 만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전진한,안소민,진민정 시민기자, 니꼴, 김영숙 시민기자.
ⓒ 오마이뉴스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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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사랑을 찾아 가정을 이루게 될 때 아이가 걸림돌이 될 거라는 생각은 안했나?
"전혀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이제는 나도 새로운 사람을 만날 준비가 된 듯하다. 엄마뿐 아니라 아빠의 사랑도 받을 수 있도록 조에가 새로운 가정에서 자랐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 만약 새로운 가정을 이룬다면 아이를 또 낳을 생각인가?
"올해나 내년까지 좋은 상대를 만나게 된다면 아이를 갖고 싶다. 그런데 나이가 나이이니만큼 2~3년이 지난 후에는 출산이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파리의 싱글맘, 그녀가 당당한 이유

- 프랑스 사회에 '한부모' '미혼모'에 대한 인식은? 편견은 없나?
"오히려 그 반대다. 작년부터 한부모 밑에서 태어나는 아이들이 많이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한 부분에 사회적으로 함께 고민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함께 도와줘야 한다는 연대의식을 더 많이 느끼고 있다. 물론 나처럼 가족과의 관계가 단절된 경우도 있겠지만 전반적으로는 도와주려고 하는 추세다."

- '낙태'에 관해 당사자들은 어떤 분위기인가?
"물론 낙태를 하는 경우도 있다. 어린 학생들 즉 아이를 키울 만한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는 데다 학업을 진행할 수 없기 때문에 낙태를 한다. 하지만 성인의 경우에는 아이를 낳아 키우려는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강하다."

- 집안일은 어떻게 하나. 많이 힘들 텐데...
"물론 힘들다. 그러나 시간을 어떻게 배분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조절한 부분이다. 아마 남편이 집안일을 잘 도와주지 않는 한국 워킹맘들과 노동의 강도는 똑같을 수 있겠다.(웃음)"

니꼴의 첫인상은 무척이나 밝고 편안했다. 어줍잖은 걱정과 노파심으로 구겨진 우리쪽의 얼굴이 오히려 더 칙칙할 지경이었다. 여자 혼자의 몸으로 애낳고 키우느라 삶에 찌든 얼굴을 하고 있으리라 생각한 건 순전 우리만의 착각이었다.

프랑스에는 우리 개념의 '미혼모'라는 단어가 없다. 우리가 미혼모라고 표현하면 그들은 잘 이해하지 못했다. 이점은 우리가 파리에서 취재를 할 때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엄마나 아빠가 혼자서 아이를 키울 때는 '한부모 가족'(Famille monoparentale) 이라고 하거나 결혼을 하지 않았건, 이혼을 했건 혹은 동거인과 헤어졌건, 엄마가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경우에는 'maman solo' 혹은 'mère célibataire'라는 표현들을 쓰는데 번역하자면 '싱글맘'에 가깝다. 미혼모라는 단어에 드리운 그늘, 프랑스 파리의 싱글맘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결코 쉽지 않은 인터뷰였음에도 불구하고 취재에 응해준 니꼴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니꼴의 당당함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바로 '한부모'를 편견없이 바라보는 사회의 분위기, 나와 다른 사람을 인정하는 관용정신 아니었을까. 우리가 진정 부러운 것은 이것이다.

 3살짜리 딸을 키우고 있는 싱글맘 니꼴(Nicole Mazaniello)이 2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오마이뉴스 특별취재팀을 만난 뒤 직장인 파리 시청으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2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오마이뉴스 특별취재팀을 만난 뒤 직장인 파리 시청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싱글맘 니꼴(Nicole Mazaniello)의 뒷모습이 당당해 좋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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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유러피언 드림: 프랑스편> 특별취재팀:
오연호 대표(단장), 김용익 서울대 의대교수(편집 자문위원), 손병관 남소연 앤드류 그루엔 (이상 상근기자) 전진한 안소민 김영숙 진민정(이상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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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픈 것은 삶이 우리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도스또엡스키(1821-18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