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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창간 10주년기념 특별기획으로 '유러피언 드림, 그 현장을 가다'를 연중 연재한다. 그 첫번째로, 시민기자와 상근기자로 구성된 유러피언 드림 특별취재팀은 '프랑스는 어떻게 저출산 위기를 극복했나'를 현지취재, 약 30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말]
취재정리 : 전진한 시민기자
공동취재 : 오마이뉴스 <유러피언 드림: 프랑스편> 특별취재팀

 주말인 27일 프랑스 파리의 노틀담성당 앞을 지나던 시민들이 인라인 스케이트 묘기를 지켜보고 있다.
 주말인 27일 프랑스 파리의 노틀담성당 앞을 지나던 시민들이 인라인 스케이트 묘기를 지켜보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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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이혼률이 높아지고 있다는데 사회적 문제는 없나요?"
"(크게 웃으면서) 그게 왜 사회적 문제가 되어야 하죠?"

프랑스 한부모(편부모라는 차별적 발언을 바로 잡은 말) 연합회를 찾았을 때 필자의 질문에 대한 담당자의 반응이다. 저런 질문을 한다는 것 자체가 좀 웃긴다는 뉘앙스도 느꼈다. 살짝 당황했지만 저 답변에는 '사랑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이별하는 것이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라는 깊은 뜻을 담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필자가 저출산 문제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프랑스의 정책을 취재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고민은 '가족의 다양성을 인정했다고 봐야 하는가? 아니면 가족이 해체됐다고 봐야 하는가?'하는 고민이었다. 프랑스는 결혼, 동거, 이혼, 이별이 상당히 자연스럽다. 그 결과 수많은 가족 형태들이 나타나고 있다.

가족 형태는 다양하지만 그들은 행복했다

프랑스에서 참으로 다양한 가족 형태를 만났다. 그 형태를 나열해보면, 결혼식을 올린 정식 부부, 일정 기간 동거 후 결혼식을 올린 부부, 동거만 하고 있는 연인(아주 일반적이다), 동거 후 아이를 출산한 연인, 아이를 둔 싱글맘, 한쪽은 아이가 있고(아빠), 한쪽은 아이가 없는(엄마) 사이에서 동거로 아이를 둔 연인. 가족의 형태는 다양했지만 자신이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서는 매우 자랑스러워 했고, 행복해 보였다.

그 중에서도 3살짜리 딸을 키우고 있고 파리 시청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여성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녀는 전 동거인과 헤어진 후 아이를 임신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뱃속에 자라는 아이는 자신의 책임이라는 생각으로 임신을 지속하기로 결심했고, 그 결과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이 되었다.

 파리 시청에서 근무하며 3살짜리 딸을 키우고 있는 싱글맘 니꼴(Nicole Mazaniello,오른쪽에서 두번째)이 2일 파리에서 오마이뉴스 특별취재팀을 만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파리 시청에서 근무하며 3살짜리 딸을 키우고 있는 싱글맘 니꼴(오른쪽에서 두번째)이 2일 파리에서 오마이뉴스 특별취재팀을 만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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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인상적인 얘기를 우리에게 들려주었다. 임신 중일 때 시청 동료들이 그녀의 선택에 많은 격려를 해주는 것이이다. 더욱 중요한 점은 출산 후에는 각종 세금 혜택과 출산 보조금으로 아기를 출산하기 전보다 훨씬 더 풍족해졌다는 것이었다. 그는 현재도 시청에서 운영하고 있는 크레쉬(탁아소)에서 아이를 키우고 있어, 출퇴근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녀의 표정은 너무나 밝았고, 자신의 선택을 자랑스러워 했다. 물론 가족의 반대도 있었지만 말이다.

프랑스는 법적인 결혼 이외에 다양한 가족 형태로 아이를 출산하는 비중이 50% 가까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현상은 가족이라는 형태를 매우 경직되게 바라보는 한국의 시각으로는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다.

실제 한국 사회에서 이혼을 한다는 것은 주변의 시선, 육아의 고통, 생활고의 가중 등 사회적으로 일정 정도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게다가 싱글인 상태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엄청난 희생을 각오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예를 들어 혼인 신고를 하지 않은 채 동거 상태로 아이를 출산한 경우 당장 아이의 호적부터 문제가 될 것이며, 아이를 학교를 보낼 때는 여러 가지 법률적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당신은 한국과 프랑스의 중요한 차이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여기서 필자는 전통적 가족형태를 고수할 것인지, 프랑스와 같은 새로운 가족 행태를 지지할 것인지에 대해서 언급할 생각은 없다. 그것은 종교적, 사상적으로 철저히 자신의 선택에 맡겨져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 살아가고 있는 아이는 프랑스가 책임진다

하지만 국가의 역할은 좀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프랑스는 위에서 언급한 가족의 형태를 불문하고 생명 탄생 및 성장 과정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었다. 실제 프랑스는 68혁명 이후 자유주의 바람이 불면서 여성의 권위가 성장했고, 가족의 형태가 다양해졌다.

그 이후 사회적 합의를 이룬 것은 아이가 어떤 부모에게서 태어났던, 어디에서 왔던지, 가난에서 아이를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프랑스에서 태어난 아이 혹은 프랑스에서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은 프랑스가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은 것이다. 필자에게는 바로 이 합의가 매우 중요하고 소중하게 느껴졌다.

물론 프랑스에서도 다양한 가족형태에 대해서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하지만 그들이 낳은 아이를 국가가 지원해야 한다는 것은 정치적으로 보수든, 진보든 크게 차이가 없다고 한다.

그럼 우리 사회로 돌아와 보자. 우선 한국 사회는 한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에 대해 얼마나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지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학교 무상급식 논쟁은 좋은 예다. 일부 지자체장들의 '학교는 무료급식소가 아니다'라는 발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땅에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에 대한 책임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듯하다. 오히려 무상급식을 추진하고 있는 교육감을 이리저리 흔들고 있을 뿐이다.

이뿐만 아니다. 여러 가지 가족적 문제로 가난의 굴레에서 상처를 받고 있는 수많은 우리 아이들을 우리 정부는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아이 많이 낳아라"는 블랙 코미디

최근 한국에서도 이혼 등이 증가하면서 한부모 가족이 늘어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이혼을 해도 여러 가지 수당과 크레쉬 지원을 통해 한부모가 아이를 불편함 없이 키울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한다.

그러면 우리 사회의 경우는 어떨까? 실질적인 지원 정책이 없다. 특히 여성의 경우 전 남편이 육아비용을 지원하는 것 이외에는 사회적으로 지원 받을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한부모가 된 이들은 아이를 키워내야 하는 현실의 벽에 지금도 온몸으로 절망하며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게다가 오히려 부모가 이혼했다는 사실이 밝혀질까 노심초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런 현실에서 아이를 많이 출산하라고 하는 메시지는 블랙 코미디 대사보다 더 '썩소'를 날리게 한다. 우리 사회의 출산파업은 매우 심각하고 엄중하다. 이대로 향후 30년만 지나면 우리 사회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사라지고, 어르신들로 가득한 세상이 될 것이다.

그 결과 국민연금을 포함해 각종 보험은 설계조차 불가능하게 될 것이며, 회사는 신입사원을 구하지 못해 안달일 것이고, 학교는 텅텅 비어갈 것이다. 필자가 살아가게 될 70대 모습이 그렇다고 상상하니, 벌써부터 등골이 서늘해진다.

우리 사회가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에서 태어났거나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은 대한민국이 책임진다'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 합의만 이루어 내면 재원 마련은 다시 고민하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저출산 극복기를 취재하면서 프랑스 사회의 책임감의 깊이가 한편으로 부러웠고, 한국 사회의 부모들의 어깨에 있는 짐은 더욱 무거워 보였다.

오마이뉴스 <유러피언 드림: 프랑스편> 특별취재팀:
오연호 대표(단장), 김용익 서울대 의대교수(편집 자문위원), 손병관 남소연 앤드류 그루엔 (이상 상근기자) 전진한 안소민 김영숙 진민정(이상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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