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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치의 재발견⑦
생활정치연구소에서는 지난해부터 격주로 현장좌담토론회 형식으로 '생활정치의 재발견'이란 기획을 마련하여 그동안 6회에 걸쳐 생생한 현장 얘기를 들어봤다.  오늘은 7회째로 학원을 운영하는 학원장들의 고충과 사교육비의 주범으로 몰리게 되는 어려움 등 그들의 삶과 학원을 운영하면서 느끼는 문제와 교육현실 등 생생한 얘기를 박우섭 생활정치연구소 이사의 진행으로 들어봤다.

▶ 일   시 : 2010년 2월 11일(목)
▶ 장   소 : 인천 H학원
▶ 사회자 : 박우섭 (생활정치연구소 이사)
▶ 참석자 : 강성환 (인천 중구 경동 S학원 원장), 김정식 (인천 서구 가좌동 S학원 원장)
    최관성 (인천 남동구 만수동 C학원 원장), 한운섭 (인천 부평구 산곡동 H학원 원장)
    이병래 (인천 남동구 만수동 E학원 원장), 박상준 (인천 계양구 계산동 K학원 원장)
    윤계림 (인천 계양구 작전동 G학원 원장)

생활정치의 재발견 토론 참석자들
 생활정치의 재발견 토론 참석자들
ⓒ 생활정치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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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자 : "먼저 학원장님들의 경우 밤 늦은 시간에 수업이 끝나는 관계로 이렇게 아침시간에 모이는 일이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으실텐데 자리에 함께 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정부의 여러 가지 정책들로 학원을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들이 많으실 것 같다."

이병래 : "학원을 운영하면서 선생님들이나 학생들로 인한 내부적인 어려운 점들도 있지만 사실 정부가 바뀔 때 마다 사교육비의 주범으로 몰리는 게 가장 힘들다. 공교육과 함께 서로 보완적인 관계에 있음에도 공교육의 적으로 학원이 지목되면서 언론에서 학원에 대한 긍정적인 순기능보다는 부정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부각시킴으로써 공교육과 함께 우리교육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나름대로의 자긍심이 무너져 버리는 점들이 학원 원장으로서 힘들다."

- 학원을 운영하면서 '학원은 공교육의 적이다.'라는 인식이 심어진 게 언제부터라고 생각하는가?

사교육비 = 학원비?
사교육비의 정확한 의미는 학생들의 교재비, 준비물, 교통비, 유학비 등을 모두
포함한 것...

강성환 : "전두환 정권 시절에 과외와 학원금지 조치가 내려진 이후 정권이 바뀔 때 마다 계속 공교육의 적으로 지목되어져 왔다. 사교육비를 발표하면서 그 사교육비가 모두 학원 수강료인 것처럼 말하지만 사실 사교육비에는 학생들의 교재비, 준비물, 교통비, 유학비 등이 모두 포함된 것이다. 실제로 불법 고액과외비나 유학비로 더 많이 지출되고 있는데 학원만이 사교육비의 주범인 것처럼 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학원을 다닌다고 건강권과 수면권을 침해받는다고 볼 수는 없단다.
 학원을 다닌다고 건강권과 수면권을 침해받는다고 볼 수는 없단다.
ⓒ 생활정치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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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원교습시간제한이 과연 학생들의 수면권 · 건강권 보장할 수 있을까? 지금 가장 큰 이슈는 학원교습시간제한인 것 같다.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교육청의 입장은 무엇인가?

강성환 : "인천의 경우 학원교습제한은 학생들의 학원 교습시간을 초등학생 밤8시, 중·고등학생은 밤 10시까지로 제한한다는 것이다. 교습시간을 제한하겠다는 이유 중 하나인 학생들의 건강권 · 수면권을 보장한다는 이유는 사실과 다르다고 본다. 특히 인천에 소재하고 있는 고등학교들의 경우 고 1, 2학년은 밤 9시나 10시까지 고 3학생들은 심지어 밤 11시까지 반강제적으로 보충학습과 자율학습이 실시되고 0교시 수업까지 실시되고 있는데 이것이 과연 학생들의 건강권 · 수면권을 지키는지 의문이다."

- 정말 학원을 다니는 학생들은 건강권 · 수면권을 침해 받는다고 보는가? 학원 원장님들이 보시는 아이들의 생활패턴은 어떠한가?

이병래 : "현 입시제도하에서 학생들은 학원의 교습시간이 제한되더라도 학교나 독서실에서 보충학습과 자율학습, 개인과외교습을 받거나 새벽까지 인터넷강의를 듣기도 하기 때문에 수면시간과 여가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학원을 다녀서 학생들의 건강권․수면권이 침해 받는다고 할 수는 없다고 본다. 그리고 아이들의 생활패턴은 저희가 학교 다닐 때와는 많이 다른 것 같다. 아이들이 학원에서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것 외에도 여러 가지 이유로 새벽에 잠드는 경우가 많다. 저희 학원에 다니는 학생들의 경우에도 집에서 밤새 게임하고 와서 수업시간에 조는 아이들도 있고 밤늦게까지 소설을 읽다가 오는 아이들도 많이 있다."

- 지금은 학원이 몇 시까지 교습을 하는가?

이병래 : "현재는 학원교습시간이 초등학교는 밤 10시까지, 중·고등학교는 12시까지 제한되어있다. 지금은 학파라치와 교육청 단속이 심해 대부분의 학원들이 교습시간을 잘 지키고 있다. 특히 고등학생들은 학교에서 야간자율학습이 워낙 늦게 끝나서 학교 앞으로 학원차를 보내 직접 데려와서 가르치고 12시에 수업을 마치고 귀가 시킨다."

공교육과 학원은 공존관계이지 결코 대립관계가 아니다

- 학교에서는 공부 안 하면서 학원가서만 공부한다는 이야기들이 있다. 실제로 그러하다고 보는가?

김정식 :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원에 다니는 이유는 학원은 학교보다 소수그룹으로 공부를 시키기 때문에 자기가 부족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학교 교과과정을 따라가지 못해서 공부를 포기하는 학생들을 학원에서 재교육시켜 공교육을 따라갈 수 있도록 만드는 장점도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공교육과 학원은 공존관계이지 결코 대립관계라고 할 수 없다. 경쟁관계로만 보지 않았으면 한다."

학원교습시간 제한이 사교육비 절감의 효과를?
오히려 음성적인 고액과외가 늘어날 것!

- 학원교습시간을 제한해서 사교육비를 줄이려는 목적도 있을 것 같은데 과연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박상준 : "허구라고 생각한다. 사교육 없는 학교와 방과 후 학교가 교습시간 제한과 같이 진행되고 있다. 사교육 없는 학교와 방과 후 학교 정책은 학원의 기능을 학교로 끌어들이려는 정책이다. 이것은 교육철학이 부재라고 생각한다. 과외금지조치를 했을 때에도 다들 몰래 과외를 했었다. 지금 서울에서는 10시로 교습시간이 제한되어있는데 그렇다고 서울의 사교육비가 타시도보다 적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음성적인 고액과외를 양산함으로써 서민가계에 더 부담을 줄 것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예측할 수 있다고 본다.

최관성 : "사교육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다보니 외형적인 통계상의 문제 때문에 더 억압하는 것 같다. 획일적으로 학원교습시간을 밤10시로 제한하는 것은 지역실정을 무시한 것이다. 서울과 16개 시도는 지역실정이 다르다. 서울의 경우 대부분 학교수업이 4~5시에 끝나고 있어서 학생들이 자유롭게 학원교습을 선택할 수 있지만 인천은 대부분의 고등학교가 밤9시에서 11시까지 보충학습과 자율학습이 이루어지고 있어서 밤10시로 학원교습시간이 제한될 경우 학생들의 학원교습이 불가능해지고 학생들의 학습선택권과 학원설립·운영자의 직업수행의 자유도 침해되는 것이다."

학원교습시간 제한이 사교육비 절감보다는 음성적 고액과외를 양산할수 있는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학원교습시간 제한이 사교육비 절감보다는 음성적 고액과외를 양산할수 있는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 생활정치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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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은 왜 4시~ 5시에 수업이 끝나는데 인천은 밤9시~11시에 끝나는 것인가?

최관성 : "학생들의 성적향상을 위해서 학교에서 보충학습과 자율학습을 시킨다고 하지만 반강제적으로 실시하는 경우 학습 분위기도 안 좋고 자발적 동기에서 공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한다. 그래서 서울에서는 대부분 학부모들이 자율학습을 시키지 않는 분위기지만 인천은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워낙 강하게 반강제적으로 참여시키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한운섭 : "학원교습시간제한을 하는 이유가 건강권과 수면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사실은 학교에서 더 오래 아이들을 붙잡고 있는 것이다. 자율학습이니까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반강제적으로 학교에서 학생들을 밤늦게까지 붙잡아놓고 있는 실정이다."

강성환 : "인천 대부분의 학교들이 9시~10시까지 야간자율학습을 시키는데 학력평가 결과를 보면 16개 광역시도중에서도 인천의 학력은 전국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밤9시~10시까지 아이들에게 어떤 교육을 시켰는지 의문이다. 또한 교습시간을 제한하면 사교육비가 줄어들 것이라고 하는데 동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증가할 것이다. 불법, 고액과외 등 음성적인 과외들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린 공공의 적이 아니다" 학원 원장들의 재발견 제⑦-2편은 3월 15일 계속됩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생활정치메타블로그(www.lifepolitics.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생활정치연구소, #생활정치, #학원교습, #사교육, #공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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