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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TV에서나 방송국에서나 배삼룡 선생님을 뵌 적이 한 번도 없다. 하지만 코미디를 하고 있는 저로서 코미디계의 뿌리였던 큰 별이 졌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을 느꼈다. 그래서 이렇게 뿌리를 찾아 뵈러왔다."

 

개그우먼 김신영은 24일 고 배삼룡의 빈소를 찾은 이유를 이렇게 밝히며 "영정에 절하면서 이제는 저세상에서 남을 위해 웃기지만 마시고 본인도 행복하게 웃으면서 지켜보는 위치로 계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개그맨 윤형빈도 "한 번도 만나 본 적이 없는 대 선배님이시지만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다닐 적에 TV화면에서 배삼룡 선배님의 연기를 보았다. 그 후부터 나도 저렇게 웃기는 개그맨이 되고 싶었다. 저의 인생의 진로를 결정하게 만들어 주신 분이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렇게 온 국민들이 사랑하였던 '바보 배삼룡'을 오래도록 기억하고자 코미디계 동료 및 후배들이 기리는 안타까운 심정들을 일부나마 발인이 끝나고 난 지금 밝혀본다. 또 한때 군부정권에 의해 저질 연기라는 구설수에도 올랐던 배삼룡의 전매특허인 슬랩스틱에 대한 후배 코미디언들의 의견은 어떤지도 듣고자 하였다.

 

우선 개그맨 김준현은 "우리같이 젊은 개그맨들도 여러 차례 슬랩스틱을 시도하여 보았다. 하지만 시대가 호응하지 않았다. 시청자들이 거부하였다. 일부에선 젊은 개그맨들이 슬랩스틱을 저질로 생각하고 있다고 하지만 절대 아니다. 그러한 생각은 전혀 갖고 있지 않다. 오히려 배삼룡 선생님의 슬랩스틱 연기에 대해 자료를 찾고 연구한다"고 하였다.

 

이에 개그맨 윤형빈도 "슬랩스틱이 저질이라고 하는 것은 넘어져야 할 때 다치지 않고 상대방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적절한 타이밍을 맞추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연기인지 몰라서 하는 말이다. 수많은 연습과 노력을 해도 힘든 고도의 연기이다"고 항변하였다.

 

개그맨 윤성호는 "남을 웃기는 힘을 가지신 분이 가셨다. 하지만 많은 업적을 후배들에게 남기고 가셨다. 슬랩스틱 연기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은 시대가 바뀌었을 뿐이지 저질이었기 때문이 아니다"고 하였다.

 

KBS 명랑극장에서 함께 활동을 하였던 '밥풀떼기' 김정식은 남은 일정을 미루고 미국에서 24일 급거 귀국했다. 그는 "처음 방송에서 배삼룡 선생님과 함께 연기를 할 때 너무 좋아서 흥분하는 바람에 제대로 연기를 못했다. 배삼룡 선생님의 바보는 어디까지나 철저히 계산된 짜여진 연기였다. 현실에선 정말 꼼꼼하고 멋진 분이시다. 마지막 가시기 전에 은퇴나 헌정공연을 못해 드린 것이 안타깝다. 슬랩스틱은 대본이 아닌 오랜 현장의 경험에서 나오는 연기이다.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하였다.

 

한편 동료 코미디언 한무는 "선배님은 애드립을 잘 하셨다. 분위기에 맞춰 개다리 춤도 잘 추시고, 특이한 목소리로 다양한 패턴의 연기를 하셨다. 이렇게 가시니 가슴이 아프다. 우리 땐 코미디 소재에 제한이 많았다. 저세상에서 소재에 제한 없이 마음껏 코미디를 하시며 지내시길 바란다. 슬랩스틱에 대한 저질논란은 시대의 변화다.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절대 저질이 아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배삼룡씨의 상중인 지난 24일 KBS극회 회장으로 당선 된 조문식은 "배삼룡 선배님 흉내로 개그맨이 되었다. 그래서 별명이 삼룡이다. 배삼룡 선배님이 '꽃피는 봄이 오면'에서 거지 삼촌 역할을 하셨는데 그때 너무 흥분해서 많은 실수를 했다. 그만큼 저에겐 영웅이었다. 선배님은 후배들에게 정말 잘 대해 주셨다. 절대 커피나 잔심부름 같은 것을 시키지 않았다. 소품이나 의상도 직접 가져오셨다. 그런 분이 가셨다는 말을 방송 녹화 중에 들었다. 순간 정신이 멍했다. 믿어지지 않았다. 꼭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시는 기적이 일어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분의 슬랩스틱은 또 한나 예술이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늘 배삼룡씨의 병실을 들락거리며 안부를 묻던 개그맨 김찬은 "병석에서 말씀은 못하시지만 눈짓과 표정으로 서로 대화를 하고 알아 보았다. 꼭 일어나실 것만 같았다. 어서 무대에 올라 가셔야죠 하면 고개를 끄덕이셨다. 우리들의 바보황제인 큰 별이 졌다. 내 가슴이 뻥 뚫렸다. 많이 울었다. 그런 분의 슬랩스틱 바보 연기도 후배들에게 함께 길이 남았으면 한다"고 말을 마쳤다.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의 분당추모공원 '휴'에서 영원한 안식에 들어간 배삼룡은 '유랑극단에서 전국을 돌며 공연을 하다가 1969년 MBC 코미디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슬랩스틱으로 몸 개그의 원조가 되었다.

 

이어 한국의 찰리 채플린'으로 불리며 바보 삼룡이로 방송 3사가 납치극을 펼칠 정도로 인기가 폭발하였다. 이러한 바보연기는 후에 고 이주일과 심형래 이창훈 등으로 이어졌다.

 

현재 투병 중인 막둥이 구봉서와 고인이 된 갈갈이 서영춘, 땅달이 이기동과 함께 70년대를 대표하는 코미디언이었던 배삼룡은 지난 2003년 제10회 대한민국 연예예술대상 문화훈장, 제1회 대한민국 희극인의 날 '자랑스러운 스승님 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덧붙이는 글 | 아시아일보, 세계일보, 스포츠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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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특집부 편집부장을 비롯하여 지방일간신문사와 주간신문사 그리고 전문신문사(서울일보, 의정부신문, 에서 편집국장을 했었고 기자로도 활동 하였으나 지방지와 전문지라는 한계가 있어 정말 좋은 소식인데도 전국에 있는 구독자분들에게 알리지 못하는 것에 대하여 항상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기회에 전국적으로 이름난 오마이 뉴스의 시민기자가 되어 활발히 활동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