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 화면.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 화면.
ⓒ 서울시교육청

관련사진보기


서울교육청을 필두로 한 교육청 비리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주 방과후학교 강사들에게서 돈을 받은 것이 드러나 조사를 받고 있던 경기도 부천의 한 교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리고 한편에서는 서울교육청의 비리가 언론을 장식하고 있다. 급기야 이명박 대통령까지 나서서 교육비리 척결을 23일 국무회의에서 강조하고, 검찰까지 적극적인 수사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비리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최근 밝혀진 것만 해도 상당하다.

하이힐 폭행사건... 서울교육청 전 간부 서랍 속에 든 14억 통장   

급식업체 접대 해외 골프 : 2007년 초등학교 교장들이 학교 급식 업체와 교재 납품업체에서 뇌물을 받은 사실이 밝혀졌고, 2008년에는 중고교 교장들이 학교 급식업체 사장과 일본 등 해외 골프 여행을 다닌 사실이 적발되어 세상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부실칠판 납품 대가 뇌물 수수 : 뒤이어 2009년 9월에는 서울 등 수도권 교장 13명 등 수십명이 칠판 업체로부터 부적격 칠판을 사주는 대가로 뒷돈을 받아 무더기로 경찰 수사에서 적발되어 또 망신을 샀다.

창호 공사 청탁 뇌물 수수 : 2009년 10월에는 창호 업체가 서울시교육청과 학교의 공무원들에게 공사 수주를 청탁하며 뇌물을 준 사실이 발각되어 서울시의원과 교육청 사무관, 북부교육청 시설과장과 시설계장 등 모두 11명이 구속 되었다.

방과후학교 업체 선정 뇌물 수수 : 2010년 2월 초에는 방과후 학교 사업의 영어·컴퓨터 위탁운영 업체로 선정해 준다면서 업자들로부터 수백에서 수천만원씩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교장 5명이 적발되어 불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방과 후 학교를 폐쇄로 강압하거나 수강생 모집 공고문 결재를 미루거나 강사들에게 교육 내용과 상관없는 엉뚱한 트집을 잡아 괴롭히는 등 뇌물을 강요했다고 한다. 이들에게 사례비 명목으로 7000만원의 뇌물을 준 혐의로 업체 대표도 기소됐다.

매관매직..... 술 먹고 싸우다 적발 :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장학사 매관매직 사건은 이번 비리의 압권이다. 서울시교육청 인사담당 장학사가 '장학사 시험을 잘 보게 해주겠다'며 현직 교사들로부터 수백만∼수천만원의 뇌물을 받은 사실이 일명 '장학사 하이힐 폭행' 사건으로 불거졌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돈을 준 여자 장학사가 돈을 받은 서울 교육청 장학사와 술을 먹고 싸우다가 술집에서 나오면서 새벽에 대로에서 하이힐로 때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이 사건으로 경찰서에 끌려갔고, 경찰서에서 화가 덜 풀린 여자 장학사가 돈 준 사실을 공개하면서 수사가 본격화됐다는 것이다.

이 사건으로 서울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이던 강남의 현직 교장들과 그들의 부하 직원이었던 장학사들은 구속되었고, 돈을 건넨 현직 교사 2명은 불구속 입건된 상태이다. 구속된 서울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이었던 강남의 김모 교장의 사무실 서랍 속에서는 지난해 암행감찰 당시 14억여원이 든 통장이 발견된 바 있다. 이 때문에 검찰은 더 윗선의 개입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계속 진행 중이고, 공정택 전 교육감에게까지 수사를 확대한다는 보도가 나온 상태다.

서울교육청의 '꼬리 자르기 쇼쇼쇼'

서울교육청의 비리 문제가 인구에 회자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서울교육청은 2008년까지 3년 연속 전국 모든 국가기관 중에서 청렴도 꼴찌(=부패지수 1등)을 기록하여 망신을 샀다. 2009년 교육청 차원의 강도 높은 자정을 결의했지만 역시 별로 나아진 것이 없었다.

이런 서울교육청이 최근의 비리 사태에 대한 대책이라는 것을 내놓았다. 지난 4일 서울시내 11개 지역교육청 교육장과 본청 교육정책국장·평생교육국장·연구정보원장·연수원장·과학전시관장·학생교육원장 등 17명의 시교육청 교육전문직 간부들이 간부회의를 열고 전원 보직사퇴서를 제출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들 나름대로 결연한 의지를 표명한다고 한 것이었지만 국민의 냉담한 시선은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이미 3월에 정기 인사를 앞둔 상황에서 선언으로 나온 보직 사퇴는 쏟아지는 소나기를 피하고 보자는, 보여주기식 쇼일 뿐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뒤이어 지난 21일 김경회 권한대행은 강도 높은 물갈이 인사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하면서 3월 정기인사에서 특정 보직에 1년~1년 6개월 이상 근무한 장학관과 장학사, 본청과 지역청 과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다른 곳으로 전보 발령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미 보직 사퇴서를 낸 지역교육장 11명, 도서관장과 평생학습관장 등 21명의 고위 공무원과 교육연구정보원장, 과학연수원장 등 직속 기관장 과반수를 교체할 수도 있다고도 발표했다.

이런 발표에도 불구하고 여론의 시선은 싸늘하다. 왜 그럴까? 서울교육청의 수장인 김경회 권한대행과 이전 수장인 공정택 전 교육감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검찰 수사의 칼날이 결국 서울교육청의 최고위층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 되었다. 이들이 지금까지 알려진 서울교육청의 비리와 얼마나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지는 곧 수사를 통하여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지금 이 두 서울교육청의 전현직 수장들은 자신들과 관련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공정택 전 교육감은 연락 두절 상태라고 한다. 김경회 권한대행 역시 남들 이야기는 많이 하지만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단 한마디도 꺼내지 않고 있다.

서울교육청의 엉터리 내부 감사 시스템

가장 깨끗해야 할 교육계에서 이런 비리가 일어나고, 가장 교육적이어야 할 교육기관에서 비교육적 범죄 행위가 벌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 자성과 함께 대대적인 개혁 작업이 필요하다. 특히 주변에서 "이런 상황에서도 '재수가 없어 걸렸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오고, '이미 터질 일이 너무 늦게 터졌다'는 질책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 서울교육청의 석고대죄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데 서울교육청은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을 아직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 서울교육청을 중심으로 한 교육계의 부정부패가 일부 교육 관료나 교장들의 부도덕에서 원인을 찾고 몇 명을 인사조치 하는 것으로 덮으려 한다면 이런 사태는 머지않아 다시 재발할 수밖에 없다.

낯 뜨거운 이번 서울교육청의 비리로 인한 망신은 서울교육청이 자초한 면이 크다. 어느 조직이든 구성원의 비리가 있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 비리를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와 이를 막으려는 운영자들의 의지이다. 서울교육청은 이 두 가지 면에서 모두 수준 미달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서울교육청의 비리를 막기 위한 내부 감시 장치의 부재가 첫 번째 근본 원인일 것이다. 비리를 감시해야 할 감사관 인사를 내부의 일반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발령받는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결코 비리를 사전에 막을 수도 없고, 비리에 대한 강도 높은 사정도 불가능하다. 자신이 언제 감사 담당자가 될 지 모르고, 반대로 자신이 언제 감사 대상이 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 강도 높은 사정을 기대하는 것은 애초에 무리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내부 비리 고발 교사를 파면하여 문제가 되고 있는 양천고 사태이다. 양천고 감사를 한 감사 담당관이 이전에 사립학교를 지원하는 업무를 담당하던 사학지원계 공무원이었다. 즉, 자기가 지원하는 것을 담당하던 공무원이 감사관이 되어 그 학교를 감사하고 있으니 제대로 감사가 될 리 없었다. 그 감사 담당자들이 최근 공사 비리와 관련하여 수사를 받고 있는 대상자라고 하니 웃어야 할 지, 울어야 할 지 모르겠다.

그래서 전교조를 비롯한 교육시민단체들, 그리고 현재 교육위원을 하고 있는 최홍이 위원 등은 외부 감사제 도입을 주장해 왔다. 그러나 늘 검토만 하고 있다고 할 뿐 서울교육청은 이를 외면해 왔다. 이제 와서 검사, 학부모 단체 등을 포함한 외부 감사제 도입을 발표하면서 생색을 내고 있는데 벌써 했어야 하는 것을 이제 와서 뒤늦게 검토하는 것에 대해서 반성부터 해야 할 일이다.

비판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잘못해도 책임지지 않고

서울교육청의 부정부패가 이 지경에 이른 더 중요한 원인은 외부 비판 세력에 대한 무시 또는 탄압이다. 미우나 고우나 교육청의 재정 비리나 인사 비리에 대한 최대의 비판 세력은 전교조이다. 전교조를 비롯한 교육시민단체들은 지금까지 끊임없이 회계의 투명성과 인사의 공정성 등을 요구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럴 때마다 늘 그들은 인사와 재정은 교육감과 학교장의 고유 권한이라고 강조해왔다. 그 결과가 회계에 대한 권한과 인사에 대한 권한을 독점한 교육 관료들과 학교장들에 의해 현재의 비리사태가 벌어졌다.

그런데 서울교육청은 이런 외부 비판 세력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기는커녕 이들을 탄압해 왔다. 양천고 김형태 교사의 파면 사태에 눈감은 것도 그들이고, 이 학교 이사장이 학교 돈으로 학교 급식업체 사장, 직원들과 중국, 제주도 등 국내외 여행을 다녔는데도 형사고발하지 않은 것도 서울교육청이다. 통일교육을 담당하는 도덕 교사들이 북한 관련 자료를 가지고 있었다는 이유로 구속되자 바로 직위해제하고 무죄 판결을 받았는데도 이들을 복직시키지 않고 한참을 길거리에서 헤매게 한 것도 그들이다.

일방적인 일제고사 강행에 최소한의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한 일제고사 반대 교사 8명을 파면 해임한 것도 서울교육청이고, 이들이 법원에서 복직 판결을 받았음에도 복직을 거부하고 수억원의 세금을 낭비하면서 소송을 벌이고 있는 것도 그들이다. 이 당시 징계위원회 위원장이 바로 현 김경회 부교육감이며, 이 징계 의결을 요구하고 최종적으로 승인한 것이 공정택 교육감이다. 그런데 이들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

이 징계위원회의 징계위원이었던 관료 중 많은 이들이 승진을 하여 지역 교육장 또는 도서관장 등으로 승진 발령을 받았다가 이번 비리 사태로 거의 모두 보직 사퇴서를 써야만 했다. 그리고 일제고사 반대 교사들을 징계하는데 실무를 담당하면서 앞장 선 간사 중 한 명은 이번에 장학관 매관매직으로 구속된 바로 그 교장이다. 일제고사 교사들을 파면한 징계위원과 간사 대부분이 승승장구 하다가 중도 하차하거나 감옥에 갔다.

교원노조와의 단체협약을 앞장 서서 해지하고, 시국 선언 교사들을 해임하고 사무실까지 뺏어가겠다고 소송을 내더니, 이제는 교육부의 지침이라면서 교원노조의 전임자도 허가해 주지 않겠다고 하고 있다. 이렇게 서울교육청은 그들에 대한 가장 큰 비판 세력인 전교조와 개혁적 교육시민단체들을 무시하거나 탄압해 왔다. 이렇게 내부 감시 장치도 없고, 외부 비판 세력도 무시하는 안하무인식 태도가 결국 패가망신 일보 직전의 망신을 자초한 것이 아닐까 싶다.

교육청 비리 수사가 주목되는 이유

어쨌든 검찰은 이번 서울교육청 매관매직 사건에 대해 전방위로 수사를 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구속된 서울교육청 김 전 정책국장이 관리하다 지난해 말 국무총리실 암행감찰에 적발된 14억원 통장의 실체를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 당시 김 국장은 통장이 들통나자 아파트 구입을 위해 빌린 돈이라고 해명했지만, 석연치 않다. 그리고 공정택 전 교육감과 현 김경회 교육감 대행 등 윗선의 개입이 있었는지 여부도 명백히 밝혀야 한다. 아울러 아이들 보기에도 민망한 '매관매직하는 장학사와 교장, 교감 선생님들'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감시 시스템 개선과 승진 제도 개선이 요구된다.

검찰과 정부가 단순히 지방선거와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비리척결'을 외치는 것인지 아니면 근본적인 처방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6,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한국 교육에 관심이 많고 한국 사회와 민족 문제 등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글을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가끔씩은 세상 사는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를 세상과 나누고 싶어 글도 써 보려고 합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