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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살배기 아들이 자위를 하는 데 어떡하죠?"

유아기(3-5세) 어린이의 자위는 심심치 않게 발견되곤 합니다. 문제는 이걸 발견한 부모님의 반응이지요. 아이는 아무 생각 없어 보이는데, 엄마 또는 아빠가 "안돼"라며 과민반응을 보이곤 한다는 것입니다. 당황하는 것이지요. 아이에게 어떻게 뭘 말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이에 오늘 저는 어제 글에 이어 유아기 어린이의 성교육에 대해 말씀드려 볼까 합니다.

1. 일단 목욕부터 같이해라

어떤 전문가는 만 1세만 되어도 성교육을 시작하라 합니다. 즉, 신체를 인식할 때부터는 조금 이른 감이 있어도 시작하라는 얘기입니다. 저는 이를 '목욕'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다 얘기합니다.

유아기 어린이들은 남녀의 신체차이를 아이 혼자 친구들 사이에서 느끼며 '나는 왜 이러지'라는 의문을 갖게 됩니다. 또 흔히 아이들은 목욕하기를 싫어하지요. 따라서 아빠 또는 엄마와 함께 놀이하듯 목욕을 하며 신체 차이를 설명해주면 보다 자연스레 교육을 시작할 수 있게 됩니다.

가끔 보면 -특히, 아빠의 경우- 딸아이가 아무리 어려도 함께 목욕하는 걸 꺼려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좋은 모습은 아닙니다. 자녀의 성교육에 있어서만큼은 좀 더 적극적이실 필요가 있습니다. 여아가 아빠와 목욕을 한다는 건 성별차이를 가장 자연스럽게 이해하는 통로가 됩니다(남아의 경우도 마찬가지).

2. 아이들의 심리, 성기를 만지며 자위하는 아이

자, 목욕을 같이 하며 생식적 차이를 깨닫기 시작하면 이젠 심리적인 부분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이 시기 아이들은 참 재미난 생각을 합니다. 남아의 경우 여아들이 뭔가 나쁜 짓을 해서 성기를 떼어버린 것이라 여깁니다. 또 자신의 성기 역시 떼어질 수 있다 생각하는 '거세불안'을 느끼기도 합니다.

한편, 여아의 경우는 남아의 성기를 보며 자신도 일어서서 소변을 누는 행위를 합니다. 그리고 '왜 나는 고추가 없어?'라며 질문을 하기도 하지요. 아빠를 두고 엄마에 대해 라이벌 의식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래서 자신은 아빠와 결혼하겠다며 엄마에게 선언을 하기도 합니다(남아도 마찬가지).

그러나 양성의 어린이 모두 아빠나 엄마의 모습을 보며 자신이 더 작다는 압박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자신의 성기를 만지며 위안을 삼기도 합니다. 즉, 성욕에 의한 자위라기보다는 갇힌 감정에 대한 심리적 위안을 찾는 만족행위라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이것은 기타 여러 부분에서도 적용됨).

이럴 때는 '안돼'라고 하며 부정적이고, 놀라는 반응을 보이지 않아야 합니다. 자연스럽게 손을 잡아주며 다른 장난감을 주며 자신의 신체가 소중한 곳임을 설명해주어야 합니다. 또한 아이가 어떤 부분에서 심리적인 부담이나 억압을 느끼고 있는지 잘 헤아려 볼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3. 부모님의 모습과 성역할 교육

제가 항상 강조하는 게 바로 '부모님의 모습'입니다. 요즘은 좋은 책도 많고, 자료도 많습니다. 학원도 참 많지요. 허나 아이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건 여전히 부모님의 모습입니다. 성교육 역시 마찬가지이지요. 부모님이 어떤 감정을 갖고,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가장 중요합니다. 서로를 더욱 존중하고, 사랑하는 모습을 보면 아이들의 성교육은 자연스레 이뤄지게 됩니다.

특히, 성역할에 대한 부분은 더욱 그렇습니다. 유아기 아동들은 성역할에 대한 최초의 배움을 시작합니다. 또한 소꿉놀이를 하며 이를 반복, 확인해갑니다. 문제는 이때 고정화된 성역할이 끝까지 간다는 것이지요.

지금은 양성평등이 세계적 대세이자 인권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중요 이슈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여러 연구를 보면 양성성을 지닌 어린이의 학습성취도와 사회적 능력이 더 높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양성평등을 이뤄가는 사회일수록 그 경쟁력과 삶의 만족도가 높다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즉, 어린 시절부터 너무 정형화된 성역할을 부모님이 보여주실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성역할에 대한 열린 자세를 갖고 설명해주시며, 부모님 역시 서로 함께 하는 살림살이가 되는 게 좋겠습니다.

정리하며

양성에 대한 열린 자세를 갖고 사는 모습은 아이에게 가장 좋은 성역할 교육이 됩니다. 또한 함께 놀이하듯 목욕을 하며 자연스레 생식적 차이를 습득하는 게 좋으며 혹시 아이가 자위를 한다면 어떤 부분에서 심리적인 부담이나 압박을 겪고 있는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오늘은 유아기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교육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유아기 아동은 최초로 성별구분과 역할을 습득하게 됩니다. 또한 이때의 학습이 성인까지 가는 무의식의 기본이 됩니다. 따라서 어떤 교육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진행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바로 이 점을 핵심으로 기억하고, 교육을 '삶'을 통해 진행하신다면 여러 권의 책을 읽히거나 학원에 보내시는 것보다 훨씬 양질의 교육을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필자의 블로그 [라이프]하늘바람몰(http://kkuks81.tistory.com)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태그:#유아기 성교육, #아동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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