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혁 선수의 쾌유를 바라며 응원하던 롯데 자이언츠 야구팬들

임수혁 선수의 쾌유를 바라며 응원하던 롯데 자이언츠 야구팬들 ⓒ 롯데 자이언츠

프로야구 경기 도중 쓰러져 뇌사 판정을 받고 나서 9년 동안 싸워온 롯데 자이언츠의 임수혁 선수가 7일 마흔 하나의 나이로 끝내 숨을 거두었다.

 

아직도 야구팬들의 머릿속에 또렷이 남아있는 2000년 4월 18일. 당시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와 맞붙은 임수혁은 2회 지명타자로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 수비 실책으로 1루에 나간 임수혁은 다음 타자가 안타를 치자 2루를 밟으며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갑자기 호흡 곤란으로 쓰러진 임수혁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목숨은 건졌지만 안타깝게도 뇌사 판정을 받아 의식을 되찾지 못했고, 이때부터 임수혁과 가족들의 기나긴 싸움이 시작됐다.

 

동료 선수들과 야구팬들도 힘을 보탰다. 해마다 자선행사를 열어 치료비를 모으며 임수혁이 다시 야구장으로 돌아오길 손꼽아 기다렸다. 또한 임수혁이 쓰러지면서 당시 야구장의 응급 체계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임수혁은 좀처럼 일어나지 못했다. 오랜 기다림에 임수혁은 물론이고 야구팬들도 지쳐갔고, 가족들 역시 치료비와 생활고에 시달리며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임수혁, 그는 누구인가?

 

 임수혁 선수 돕기 자선행사를 열었던 동료 선수들과 야구팬들

임수혁 선수 돕기 자선행사를 열었던 동료 선수들과 야구팬들 ⓒ 롯데 자이언츠

학창 시절부터 이미 많은 주목을 받으며 전도유망한 포수였던 임수혁은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1994년 신인 2차 지명을 받으며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 3년차가 되던 1996년에 타율 .311과 홈런 11개, 타점 76점을 기록하며 주전 포수 자리를 꿰찬 임수혁은 당시 마해영(은퇴)과 함께 롯데의 중심 타선을 이끌었고, 이듬해 무릎 부상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슬럼프에서 벗어났다.

 

포수로 활약하며 수비에도 큰 힘이 되었고 주로 큰 경기에서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리며 롯데 야구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1999년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7차전에서 롯데가 3-5로 지고 있었으나 9회 마지막 공격에서 대타로 나온 임수혁은 극적인 2점 홈런을 터뜨리며 5-5 동점을 만들었다. 이것을 계기로 롯데는 삼성에 6-5 역전승을 거두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하지만 이듬해 한창 그라운드를 누벼야할 서른 초반의 나이에 임수혁은 불의의 사고로 쓰러지고 말았고, 결국 어린 자녀들을 남겨두고 영원히 떠났다.  

 

프로야구 선수로 활약한 7년 동안 통산 .266의 타율과 홈런 47개, 257타점을 터뜨린 임수혁의 48번째 홈런은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다.

2010.02.07 15:03 ⓒ 2010 OhmyNews
임수혁 프로야구 뇌사 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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