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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오전 서울 노원구청 1층 로비에서 '호랑이 특별 기획전 - 살아있는 새끼 호랑이 체험행사'가 열리는 가운데 생후 8개월된 호랑이 '강호'와 '범호'가 투명아크릴(가로 3.5미터, 세로 2미터)로 제작된 전시관에 전시되고 있다.
 28일 오전 서울 노원구청 1층 로비에서 '호랑이 특별 기획전 - 살아있는 새끼 호랑이 체험행사'가 열리는 가운데 생후 8개월된 호랑이 '강호'와 '범호'가 투명아크릴(가로 3.5미터, 세로 2미터)로 제작된 전시관에 전시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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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체 : 29일 오전 9시 40분]

노원구청이 28일 아기호랑이 전시를 조기 중단함으로써, 산 채로 아크릴상자 속에 전시됐던 강호와 범호는 경북 구미의 집으로 돌아가게 됐다. 그러나 호랑이들이 '앵벌이' 신세를 벗어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호랑이들이 기르던 '쥬쥬동산'이 동물 임대사업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오마이뉴스> 취재에 따르면, 지난 한달 동안 쥬쥬동산은 매일 65만원을 받고 멸종위기종인 벵골호랑이를 노원구청에 대여했다. 쥬쥬동산은 홈페이지에 지방자치단체행사에 동물을 임대한다는 글을 올리고 노골적으로 패키지 임대가격을 적어놓기도 했다. 이번에 전시된 강호와 범호는 '옵션개별동물'에 속하는 것으로 보인다.

호랑이 학대 책임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쥬쥬동산 소속 사육사가 직접 로비에 나와 호랑이를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원구청은 "전시는 업체가 알아서 할 일이고 우리가 관여할 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한달 가까이 갇혀지낸 아기 호랑이들은 이미 건강을 많이 해친 상태다. 이항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동영상에서 확인된 바로는 호랑이들에게 '정형행동(Stereotypical behavior)' 징후가 나타난다"고 진단했다.

'정형행동'은 동물들이 스트레스를 받아 의미 없는 이상행동을 하는 상태를 말한다. 좁은 공간에 갇힌 호랑이의 경우 같은 자리를 왔다갔다 하는 모습이 대표적 사례인데, 강호와 범호가 바로 이 같은 행동을 한다는 것.

이같은 상황에 대해 확인하려고 쥬쥬동산 측과 통화했지만, 관계자는 "당신들과 통화할 이유도 없다"면서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체험이동동물원은 100만 원, 축제·백화점 사양은 200만 원'

이 동물원은 노원구청뿐 아니라 여러 지방자치단체행사 등에 동물을 대여하는 것을 주요 사업으로 펼치고 있다. 홈페이지에서 쥬쥬동산은 "지역축제에 저희 체험동물원 행사를 병행하시면 즐거움과 재미를 한층 더 느낄 수 있다"고 사업 효과를 강조했다.

 쥬쥬동산에 홈페이지에 올라와있는 '체험이동동물원 패키지' 안내.
 쥬쥬동산에 홈페이지에 올라와있는 '체험이동동물원 패키지' 안내.
ⓒ 쥬쥬동산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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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쥬쥬동산에 올라와있는 지방축제행사 홍보,
 쥬쥬동산에 올라와있는 지방축제행사 홍보,
ⓒ 쥬쥬동산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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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홈페이지에 나온 동물 대여 가격표에 따르면, '체험이동동물원'은 36~40종류를 5시간 임대하는 데 100만 원이 든다. 이보다 한 단계 비싼 패키지는 '동물과 함께하는 이벤트 행사'. 지역축제와 백화점을 위한 사양인데, 40~50종류 동물을 5시간 임대하는 데 200만 원이다.

또한 쥬쥬동산은 '옵션개별동물요금'으로 "전시하시고 싶은 동물이 있으시면 옵션개별 요금을 적용하여 대여해 드린다"고 설명했다. 사자, 곰, 대형 뱀, 악어 등 희귀동물들을 옵션의 예로 들었다.

쥬쥬동산 홈페이지에는 호랑이들에 대한 소개도 나와 있다. 지난해 8월 공지에서 "아기 호랑이 삼남매가 이사를 왔다, 작명소에 가서 범호·강호·연호라는 이쁜 이름도 지어왔다"고 소식을 전했다. 당시 호랑이들은 보다 좋은 대접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풀밭에서 누워있는 호랑이들 사진이 3장 올라와 있다.

쥬쥬동산 홈페이지에는 항의글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동물이 말 못한다고 그렇게 마구 돈벌이로 이용하는 것 아니다, 사육사로서의 도리를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다른 누리꾼은 "백번 양보해서 동물로 돈벌이 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학대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갑자기 접속이 늘어나면서 홈페이지는 28일 오후부터 '일일 데이터 전송량 초과'로 문을 닫은 상태다.

주요 동물원 관계자들도 대부분 부정적인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쥬쥬동산'이라는 곳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다른 동물원 일이라서 말하기 어렵지만 우리는 그런 일을 하지 않는다, 이번 전시가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야생동물보호협회에서 유일한 한국인 활동가로 일하면서 중국에서 호랑이복원사업을 맡고 있는 임정은씨는 "러시아 등 외국에서는 치료 목적으로 호랑이를 포획하더라도 장기간 좁은 공간에 두지 않는다"고 전했다.

한국동물원수족관협회에서는 동물복지에 대한 윤리적 기준을 두고 소속 동물원들이 최대한 야생에 맞는 시설을 갖추도록 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 이사회가 회원사에 이같은 내용을 권고할 수도 있다. 실제로 국제적인 동물원들은 이같은 기준을 따르고 있다.

서울대공원의 경우 호랑이 우리 안에 나무를 심고 연못을 만들어둔다. 뒷발로 서서 싸우는 호랑이의 습성을 감안해 나무에 공이나 샌드백을 달고 발톱을 긁을 수 있는 기구도 놓았다. 바닥은 당연히 흙으로 되어있다. 노원구청과는 천지 차이다.

노원구청도 호랑이특별전 준비 과정에서 좀더 넓은 장소를 물색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성환 노원구의회 의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마들공원 스케이트장 부지에 약 30평 규모로 시설을 갖출 생각이었는데 잘 안됐다"고 말했다.

그는 "(구의회에서) '토끼장 같은 곳에 호랑이를 가두면 안 된다'는 얘기가 나왔다"면서 "처음엔 의회에서 사업을 반대하다가 자연사박물관 유치를 위해서 필요하다고 해서 승인했다"고 전했다.

전직 사육사 "쥬쥬동산은 재수가 없어서 걸렸다"

 지난해 8월, 쥬쥬동산에서 뛰놀고 있는 호랑이 3남매 범호, 강호, 연호.
 지난해 8월, 쥬쥬동산에서 뛰놀고 있는 호랑이 3남매 범호, 강호, 연호.
ⓒ 쥬쥬동산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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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처럼 이벤트성 동물 전시가 쥬쥬동산이나 노원구청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주장도 나온다. 야생동물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인식 수준이 드러났다는 것.

한 유명 동물원에서 사육사로 일했던 야생동물 전문가는 "사실 동물원에서는 더 작은 우리에서 키운 적도 있다, 이번에는 재수가 없어서 걸린 것뿐"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그는 "관람객이 최대한 가까이 호랑이를 보고 싶어하기 때문에 전시하는 입장에서는 이를 충족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이항 교수는 "대다수는 노원구청 행사가 동물학대라는 것도 인식하지 못한다, 다른 곳에서 하는 전시나 서커스도 상당히 문제가 많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런 행사들은 사람이 동물을 사랑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그저 갖고 싶게 만든다, 전시된 다음엔 어떻게 처리되는지는 관심도 없지 않냐"고 말했다. 이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희귀 야생동물을 소유하려는 사람이 늘어나고 밀렵·밀수가 활성화된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국제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호랑이를 임대해 돈을 버는 것은 합법적인 사업일까? 현행 야생 동식물보호법은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의 유통·보관을 금지하고 있지만, 관람용·전시용에 따라 사용하는 것은 허가하고 있다.

원창만 생물자원관 연구관은 "애초 법의 취지는 대중적 관람이 멸종위기종 보호에 도움이 된다는 것인데, 사실상 관람은 수익성을 창출하지 않는 것이라서 기준을 잡기 까다롭다"고 말했다. 상업적 관람과 공익적 관람을 명확하게 가를 수가 없다는 것이다.

한편, 그동안 구청 측은 호랑이의 출처를 철저히 함구해왔고, 서울대공원이나 이름이 비슷한 주주동물원 등이 입길에 오르는 등 불똥이 엉뚱하게 튀기도 했다.

특히 이름이 비슷해 오해를 받았던 주주동물원은 27일 홈페이지에 공지를 내고 "동물의 건강에 부적절한 장소로의 반출은 엄격히 금지하고, 부득이한 경우에도 사육기준을 충족시킨 후 허가한다"면서 "어린이 교육과 더불어 종 보전활동을 우선시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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