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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Google)이 '슈퍼폰'이라는 별칭과 함께 미국 등에서 새롭게 선보인 휴대전화 '넥서스원(Nexus One)'. 하지만 출시 후 일주일간 판매량은 세간의 큰 관심과 기대를 따라가지는 못했다.

 

시장조사업체인 플러리(Flurry)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1월 5일 전 세계 휴대전화 관련 업체와 휴대전화 사용자들의 기대 속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구글폰의 첫 주 판매실적이 다른 휴대전화에 비해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이 야심차게 출시한 넥서스원의 첫 주 판매량은 총 2만 대로 지난해 6월 출시된 애플의 아이폰 첫 주 판매량 160만 대의 80분의 1 수준에 그쳤고, 심지어 넥서스원과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는 다른 안드로이드폰의 첫 주 판매량보다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사용하는 모토로라의 드로이드(Droid) 폰은 지난 2009년 11월 출시 첫 주에 25만 대를 판매했고, 티모바일(T-Mobil)이 2009년 8월에 출시한 마이 터치(My Touch)폰은 출시 일주일 만에 6만 대를 판매하는 등 넥서스원보다 월등히 더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넥서스원의 출시 초반 판매실적이 이렇게 저조한 이유에 대해서는 아이폰과 달리 대중적인 인기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구글이 넥서스원에 대해 인터넷을 중심으로 일부 휴대전화 전문가들과 블로거들의 관심을 얻는 데는 성공했지만 일반인들의 관심을 끄는 데는 실패했다는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넥서스원 출시 초기 사용자들에 대한 미흡한 고객 서비스로 인해 사용자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수모까지 겪고 있다. 이는 구글이 소비자들의 불만사항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한 별도의 노력이나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사전점검과 준비 없이 단지 구글의 명성만을 앞세워 휴대전화 시장에 뛰어든 탓에 초래한 결과다. 기대감이 컸던 만큼 실망감이 커 서비스를 시작하자마자 사용자들의 불만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구글폰 넥서스원이 이처럼 고객들로부터 불만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이유는 구글이 그동안 벌여왔던 사업분야와 전혀 다른 분야인 휴대전화 사업을 새로 시작하면서 철저한 사전 준비를 하지 못해 서비스 시작과 동시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한 대응책을 미리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고객 서비스 늦장 대응으로 불만 속출

 

구글에 접수된 넥서스원에 대한 불만 사항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느려터진' 고객지원 서비스와 관련된 부분이다. 구글은 넥서스원 이용과 관련된 소비자 불만사항을 오로지 이메일을 통해서만 접수를 받고 접수된 불만사항에 대한 답변 역시 이메일을 통해서만 전달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소비자가 급하게 요청한 불만에 대한 답변을 얻는 데만도 짧게는 하루, 길게는 이틀이 걸리는 게 다반사다. 소비자들이 넥서스원에 대한 불만사항에 대한 서비스를 제 때 받을 수 없게 되자 시간이 지날수록 사용자들의 불만은 점점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세 분야로 나뉘어 있는 넥서스원 서비스 구조도 구글의 늦장 대응에 한 몫 톡톡히 하고 있다. 이동전화 서비스와 요금징수는 티모바일이, 넥서스원 판매와 소프트웨어는 구글이, 그리고 하드웨어인 단말기의 생산과 수리 및 보증은 대만의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HTC가 맡고 있는 등 3개의 회사가 각각 분야를 분할해 맡고  있다.

 

이런 실정이다 보니 넥서스원 사용과 관련된 소비자들의 불만사항을 종합적으로 처리하기 어려운 구조를 갖추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불만사항에 대한 발 빠른 대응으로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이동전화 서비스와 요금, 전화기 판매 및 수리, 그리고 다양한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 넥서스원과 관련된 소비자 불만사항을 한 군데에서 모두 처리할 수 있는 종합 서비스 센터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불안정한 3G 연결망, 계약해지 위약금 이중 부과

 

고객 불만 사항에 대한 늦장 서비스와 함께 넥서스원에 대한 소비자들의 또 다른 불만 사항은 넥서스원의 3G 네트워크 연결 상태가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넥서스원 이용자들에 따르면 넥서스원의 인터넷 연결이 전송속도가 빠른 3G 네트워크에 연결된 상태에서 갑자기 전송속도가 느린 EDGE 네트워크로 바뀌는 등 인터넷 연결이 3G 네트워크와 EDGE 네트워크를 수시로 왔다갔다 하는 등 네트워크 연결 상태가 불안정해 사용이 불편하다는 문제점이 발견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구글과 티모바일이 넥서스원 사용 계약해지 위약금을 이중으로 부과하고 있어 사용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구글과 티모바일은 넥서스원 이용자들이 이동전화 사용계약을 해지하려 할 때, 계약해지 위약금을 단말기 판매회사인 구글과 이동전화 서비스 회사인 티모바일 양쪽에 이중으로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티모바일을 통해 넥서스원 이동전화 서비스에 가입한 가입자가 중도에 가입을 해지하게 되면 티모바일에 200달러, 구글에 350달러 등 총 550달러를 계약해지 위약금으로 지불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미국에서는 중도에 계약을 해지하는 이동전화 가입자들에게 이동전화 회사에만 약 200달러 정도의 위약금을 지불하도록 하고 있다. 넥서스원처럼 단말기 판매 회사가 가입자들에게 계약해지 위약금을 요구하는 경우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었다.

 

구글의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 휴대전화에서 구현

 

이러한 문제점으로 인해 세계 최대의 인터넷 업체인 구글이 애플을 겨냥하고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 넥서스원은 서비스 초반부터 소비자들의 불만이 폭주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러나 '웹이 전화를 만나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고 출시된 구글의 넥서스원은 구글이라는 막강한 인터넷 서비스를 기반으로 애플의 아이폰과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사용자들에게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구글의 넥서스원은 지메일(Gmail), 구글 캘린더(Google Calender), 온라인 포토 스토리지 소프트웨어(Online Photo Storage Software), 구글 지도(Google Map) 등 구글이 인터넷을 통해 서비스 하고 있는 모든 서비스 기능을 휴대전화를 통해 한 번의 로그온으로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즉, 구글의 넥서스원은 아이폰과 달리 이용자들이 항상 인터넷 서비스와 연결되어 있는 느낌을 가져, 전화 단말기 자체가 인터넷의 일부로 느껴지는 장점이 있다. 결국 구글의 넥서스원은 호주머니에 구글 서비스를 가지고 다니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와 함께 구글은 올해 상반기에 미국의 거대 휴대전화 서비스 회사인 '버라이존(Verizon)'을 통해서도 넥서스원을 판매할 계획이어서 판매량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렇다면 구글의 넥서스원과 애플의 아이폰간의 경쟁은 어떻게 될까? 구글의 넥서스원과 애플의 아이폰은 그 기능면에서 차이가 있다. 아이폰의 경우 MP3 기능을 포함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반면, 넥서스원은 구글의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를 휴대전화 단말기에 그대로 옮겨놔 인터넷상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휴대전화를 통해서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조만간 이용자들은 휴대전화의 주사용 목적에 따라 아이폰과 구글폰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휴대전화를 통해 구글을 기반으로 한 인터넷 사용을 주로 하고자하는 이용자는 넥서스원을, 그리고 휴대전화를 통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고자 하는 이용자는 아이폰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결국에는 넥서스원과 아이폰이 서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 가면서 경쟁체제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시장의 절대강자 자리를 놓고 벌이는 치열한 싸움의 서막이 열리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최진봉 기자는 미국 텍사스 주립대 교수로 재직중 입니다. 이 기사는 "엠톡"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넥서스원, #아이폰, #구글폰, #휴대전화,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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